혈류
이립 지음 / 새움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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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과학기술은 어디가 종착역인지 모르겠다.특히 유전과학 및 생명공학이 눈부시게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은 인류의 삶과 행복을 위해 쓰여진다면 그 이상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나처럼 유전과학 및 생명공학분야에 문외한인 사람이 과학과 관련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생경한 과학용어와 이해력이 떨어지는 스토리의 연결성에 한 권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스토리의 전체적인 맥락이 엉킨 실타래와 같을 때도 있다.그런데 과학적 요소와 사회적 문제 그리고 흥미와 몰입을 더해 주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이야기라면 관심과 흥미의 폭을 배가 시켜 주기도 한다.

 

 줄기세포와 관련하여 국내에서도 한창 진위여부를 두고 논란과 사법판결까지 있었던 마당에,이번 《혈류》는 인간복제와 관련한 이야기이고 스토리의 전개가 첩보전을 방불(彷拂)케 하듯 빠른 템포와 이익 상충관계로 얽힌 인물들의 속내가 금방이라도 들어날 듯한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과연 인간 복제가 가능키나 한 걸까.미국 예시바대 로버트 싱어 박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뇌신경세포 간 시냅스 연결의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관한 연구가 있었다고 한다.이것은 기억의 형성에 중요한 메커니즘이어서 이립작가는 이에 작품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직업이 마취과 전문의이다 보니 의학용어 및 인간복제로 연결되는 스토리의 참신성과 놀라운 음모 등이 바닥에 깔려 있었기에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기도 했지만 과연 인간복제가 실현된다면 과연 죽었던 사람이 부활하여 세상에 다시 돌아오는 혼란과 정체성으로 인한 문제로 카오스 현상으로 뒤죽박죽 되리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인간은 기어코 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인가? 최초에는 나도 바로 저런 모습이었을까?' -P62

 

 인간의 시신에서 체세포와 혈액만으로 인간복제가 가능하다는 가설은 섬뜩하기만 하다.이야기는 지방에 출장을 떠나는 주인공 김종훈이 새로 개발된 초고속열차 TF호를 승차한 후 누군가에 의해 장착한 시한폭탄이 폭발하면서 열차에 승차했던 대통령을 비롯하여 수행원,경호원 및 수많은 시민이 모두 희생되고 마는데,김종훈은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된다.대통령 대변인을 비롯하여 최현 윤리부장 등이 당시 상황이 찍힌 블랙박스 및 CCTV 동화상을 통해 용의자를 찾아 나서는데,그 배후에는 희생된 대통령의 비자금에 눈독들인 복제 전문의들이었다.김종훈도 폭발 순간에 정신을 잃고 기억이 사라지게 되지만,하루도 지나지 않아 제2의 김종훈으로 탄생을 하게 되는데,청와대,국정원,중국 마약관련 회사 등이 복잡하게 연결되고,이익 상충과 이해관계를 두면서 김종훈은 청와대,국정원을 본의 아니게 들락달락하게 된다.대통령은 인간복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복제 전문의들은 유일하게 살아 남은 김종훈의 혈액 속에 대통령의 체세포와 혈액을 주입시켜 복제된 김종훈의 머리 속에 대통령의 생각과 기억을 되살려 했던 것이다.

 

 하나의 스토리가 끝나면 관련자들이 해당 이슈에 대해 토크 쇼를 진행하기도 한다.작가가 독자들의 인간복제문제 및 배후 세력의 음모 등과 관련하여 이해도를 높이고 현장감을 더해 주려는데 있다.결국 대통령 비자금에 눈독을 들인 자들은 자업자득으로 흉탄에 맞아 죽고,김종훈은 비자금을 국고로 환원하기로 한다.그는 제2의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고,이로 인해 부부관계에도 윤활작용을 하게 된다.시신에서 채취한 기억 단백질로 인간복제의 가능여부를 떠나 생명공학의 발달과 함께 풍부한 상상력과 스릴 넘치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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