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근자 이미 나왔던 작품들을 각색하여 영화로 개봉되는 경우가 두드러지고 있다.작품을 이미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읽지 않은 채 영화 관람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인데 의견은 분분하다.작품이 좋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작품 속의 내용에 못미쳐 만족하지 못한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또한 상업 메커니즘에 따라 각색이 잘 되어 호응도가 좋아 흥행이 성공한다면 작품과 영화의 진가는 오래 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개인적으로는 영화를 즐겨 보는 성격이 아니어서 밀도 높은 책의 내용을 더 즐기고 음미하는 편이지만 향후 좋은 작품에 걸맞은 영화가 개봉된다면 흔쾌히 시네마로 직행하려 한다.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가미된 역사 팩션물을 접하게 되어 무척이나 흥미와 유익함을 더해 주는 시간이었다.화산 폭발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파묻혀 버린 비운의 도시,폼페이의 화산 폭발 전후 4일 간을 그린 로버트 해리스저자는 폼페이와 관련한 방대한 자료와 관계자들의 조언과 도움을 통해 사실성과 개연성,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역할,심리 묘사를 실감나게 풀어내 주고 있다.스토리가 일방향이 아닌 교차식이고 인과관계에 입각하여 서술하고 있는 점이 독자들에겐 단순히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지식습득과 스토리에 내재된 흥미성을 떠나 삶의 교훈마저 안겨 주고도 남는다.

 

 폼페이 도시는 이제 지도상에는 없다.A.D 27년 8월 24일 폼페이시 베수비우수 산에서 검은 연기,폭풍과 같은 용암의 포효와 함께 거의 모든 생물들이 죽어가고 화산재는 폼페이시를 뒤엎으면서 도시 전체를 납작 코로 만들어 버렸다.당시 로마는 공화정 체제였는데 계속된 내전으로 무너졌지만 옥타비아누스 체제에 돌입하면서 영토 확장을 꾀하고 원로원에게 속주를 맡기면서 민간인에겐 행정권까지 부여했던 시기였다.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콤파니아에 속한 폼페이의 베수비우수 산의 화산 폭발 직전의 상황을 비롯하여 당시 로마 사회규율,인습,공공시설,다양한 등장인물을 내세워 당시의 상황을 사실에 가깝게 들려 주고 있어 읽는 흥미를 더 해 주었다.

 

 당시 베수비우스 산 주변에는 갈수(渴水)현상이 심해 유수조,저수조 밑바닥이 바짝 마른 상황에서 수로 기사 아틸리우스가 부임을 하게 된다.그런데 이러한 그간의 수로 관리를 하던 전임자 엑솜니우스가 그만 행방불명이 되고 만다.그런 가운데 졸부가 된 암플리아투스를 만나게 되면서 엑소니우스의 행적의 비밀을 알게 된다.또한 노예출신이고 고리대금업자 빚 회수 일을 하던 암플리아투스는 사위감으로 점찍은 포피디우스의 집을 담보로 사기행각까지 하는 악질적인 존재인데 그의 딸 코렐리아는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꺼내 수도 기사인 아틸리우스에게 보여 준다.그 두루마리 속에는 갈수 현상의 비밀이 담겨져 있는데 엑솜니우스가 암플리아투스에게 거액의 돈을 받고 팔아 넘겼던 것이다.돈과 권력에 어두운 아빠의 못된 성격을 알고 있는 코렐리아는 아버지의 뜻대로 포피디우스와 혼인을 하고 싶지 않아 신경전이 오고 간다.코렐리아가 집을 나와 아틸리우스가 있는 아우구스타 수도교에서 만나고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전하면서 둘은 이성적으로 호감을 갖게 되고 가까워진다.때가 8월이라 폼페이 베수비우스 산 주변도 찌는 듯한 날씨에 말썽 피우고 마음에 들지 않는 노예들을 뱀장어 먹이감으로 삼기도 한다.

 

 베수비우스 산이 폭발하기 전에도 화산 폭발 사고가 있었고 화산 폭발 직전의 조짐.징조라는 것도 수로에서 간간히 발견되었다.수로에서 풍기는 유황 냄새,구조적 결함,석회 퇴적물,막힘 현상 등이 멀게는 화산단층의 균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는데,작가가 시간대별 스토리를 진행하기 전 <화산학>의 짧막한 증상을 보더라도 쉬이 화산 조짐을 감지할 수가 있는데,상부에서는 이를 안일하게 받아 들여 안타깝기만 했다.화산폭발 조짐 현상에 대한 의견 제시를 상부의 누군가는 받아 들여 베수비우스 산 주변의 거주민들을 멀리 소개(疎開)시키는 것이 정상이지만 암플리아투스는 화산 폭발에 의해 부자가 되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베수비우스 산의 폭발 조짐에 대해서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하지 않았나 싶다.매우 비도덕적이고 비인간적인 처사가 아닐 수가 없다.

 

 자신의 직무에 충실로 일관한 아틸리우스,아버지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려한 코렐리아 그리고 수로의 갈수 현상과 화산 폭발 전.후의 상황을 사실대로 기록하려 했던 플리니우스는 현대판 정의와 상식의 화신이다.부정한 돈과 권력으로 힘없는 사람들은 착취하고 기만하려는 암플리아투스와 같은 사람도 사회에는 무수하게 존재할 것이다.베수비우스 산이 폭발하면서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그대로 화산재를 뒤짚어 쓰고 열운(熱雲)에 못이겨 죽어 갔던 사람들의 시체가 나뒹그는 처참하게 폐허가 되어 버린 폼페이의 비극은 인류 고고학자들에게 의해 1600년 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현장조사,유물과 유적 등을 발굴하고 있다고 한다.아틸리우스와 코렐리아가 아름답고 행복하게 생을 살아 갔으리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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