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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새는 왜 모래밭에 그림을 그릴까 - 처음으로 읽는 우리 새 이야기
우용태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6월
평점 :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주위는 어느 정도 녹지대가 형성되어 밤이고 낮이고 새들의 지저귐으로 내심 마음이 가라앉기도 하며 때로는 새의 지저귐에 맞춰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기도 한다.아침에는 아래층 주위 숲에서 까치들이 까~악 소리를 내며 아침의 시작을 알려 주고 낮에는 가끔씩 베란다 창틀로 비둘기들이 옹기종기 몰려 들곤 한다.베란다 끝부분에 옹기종기 앉아 있는 비둘기들을 보고 있으면 어릴적 마당에 세워 놓은 빨래줄 및 전봇대줄에 제비들의 모습을 연상케도 한다.새는 자연,사람과 함께 오랜 세월 무언의 친구,동무가 되어 자연의 생태계,기후,날씨,각종 설화,속담 등을 사람들에게 전해 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어린시절 자주 보고 친숙했던 새들이 도회지 생활을 하면서 만나기가 어려워지고 말았다.농약과 비료,살충제 등을 무분별하게 살포하고 기후온난화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어 가고 있다.이와 비례하여 한국인들과 전통적으로 친숙한 새들이 거의 사라져 버려 안타깝기만 하다.어린시절 보아 왔던 제비,종다리,참새,기러기,부엉이,황새,꿩,매 등은 이제는 그림과 추억 속에서나마 만날 수가 있다.다행히도 새 전문가 우용태저자를 통해 새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가 있게 되어 불행중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새와 관련한 에피소드,속담 등도 이 글을 통해 복습하는 계기도 되고 때로는 새롭게 알아가는 계기도 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되어 주었다.이름만 대면 금방 알 수가 있는 까마귀부터 까치,비둘기,갈매기,기러기,원앙이,가마우지,매,독수리,소쩍새와 두견이,부엉이,꾀꼬리,파랑새,으악새,도요새,두루미,황새,뜸부기들이 이 글의 주인공들이다.재미있는 것은 같은 새일지라도 한.중.일 3국이 생각하는 정념이 다르다는 것이다.한국에서는 까마귀가 흉조라고 인식하고 있으나 중.일은 길조라는 인식하에 까마귀를 좋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또한 금슬이 좋은 부부를 원앙이와 같다고 하나 실제 원앙이는 생태를 보니 암수가 사이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새롭게 알았다.
TV에서 얼마 전에 매를 길들여 꿩을 수렵하는 장면을 보았는데 매가 주인과 일체가 되려면 주인의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고 매는 일단 배가 부르면 절대 포식을 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새들이 곤충과 물고기 나아가 육식도 한다.사람과 달리 수컷보다는 암컷이 우월의식,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봄,가을이 되어 한국으로 날아와 여름과 겨울을 보내고 다시 가을과 봄이 될 무렵 자신의 본향으로 돌아가는 철새들과 연중 한국땅에서 태어나 서식하고 있는 토종새들을 우용태저자는 직접 새를 사육하고 관찰하고 경험과 연구에 의해 새들의 다양한 에피소드,특징 등을 전해 주고 있어 이 땅에 사는 새들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애정을 갖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람과 새와의 일체적인 삶이 오래도록 지속되어 온 탓인지 새와 관련한 속담과 관용어가 많다는 것이다.'까마귀 고기 먹었군','꿩 먹고 알 먹고','시치미(전서구 발밑에 붙여 놓은 태그) 떼지 마라,'물찬 제비 같다' 등을 들 수가 있고 새들과 관련한 옛시조를 읽다 보니 학창시절 국어시간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새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가 어떻게 형성되고 전해져 오고 있는지는 명확한 규명은 되어 있지 않지만 인간이 사는 환경과 생태,그리고 새들이 인간에게 주는 역할 등에 따라 오랜세월 설화로 자리매김되고 친숙해지지 않았나 싶다.그 속에 인간의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얻어 갈 수가 있다.문제가 되는 것은 무분별한 새의 포획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있는 조류들이 많기에 정부의 강력한 규제도 시급하고 자연환경,생태계를 교란.파괴하는 토건행위는 특히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오랜만에 어린 시절의 고향의 산천으로 돌아간 듯한 마음 따뜻한 그 시절을 회고하는 시간이 되어 정겹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