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사진 읽기 - 사진심리학자 신수진이 이야기하는 사진을 보는 다른 눈
신수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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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유명브랜드의 사진기,스마트 폰 등이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사진은 이제 대중화되어 거의 사진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만큼 요즘 사람들의 경제적 수준,여가를 즐길 만한 여유가 생겼다는 반증이다.사진기를 갖고 있는 부류는 나이,계층을 막론하고 거의 모두가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셀카 형식으로 버튼을 누르기 일쑤이다.이것은 SNS활동이 커지고 블로그 활동,예비사진작가로서 준비하려는 사람들의 수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그러한 광경을 보면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욕구가 자연스레 분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좋은 현상이다.

 

도농간 경제수준의 격차,사람들이 생각하는 인식,선결조건 등을 생각하면 그다지 멀지 않은 과거였던 1960,1970년대에는 호사스러운 사진기는 결혼예식,돌,영정사진,가족사진 등을 위해 찍는 관례적 행사였고 개인적인 취미나 작업,작품으로 찍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다.사진관을 운영한다든지 사진에 취미.조예가 있는 분들에 한하여 사진기는 제대로 작동하고 효과를 볼 수가 있었던 시대였다.피사체를 놓고 사진을 찍는 행위가 예술가의 심미안으로 바뀌면서 감각,정서,사고를 지닌 사진 한 장은 이제는 기존의 사고,관행을 깨뜨리고 현실의 벽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질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는 농사를 짓는 시골에서 태어나 부모님은 가난을 벗어나려 외지로 장사를 나가시고 조부모님의 훈육을 받으면서 자라났다.단순하게 생각하면 그저 먹고 살기 위한 생존법에만 몰두했기에 사진기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던 부자들의 소유물로 생각했기에 내 어린 시절(초등학교)의 사진은 열 장도 안된다.태어나 처음 찍은 사진은 돌이 지나 찍은 빛바랜 흑백 사진 한 장과 예닐곱 살 무렵 이웃 친척집 전통혼례식에 놀러 갔다 내빈들 사진 찍는 곳에서 엉겹결에 멍석에 앉아 내 자신을 뽐내려 했던 사진이 학교 들어가기 전의 사진이고 초등학교 시절도 거의 사진이 없었는데 수학여행(서울로 감)때 찍은 흑백사진 몇 장이 전부이다.다행스럽게도 철없던 시절의 내모습을 가끔 앨범을 꺼내 응시하면 기분이 묘해지고 순수했던 시절로 되돌아 가고 싶은 마음이다.몇 장의 사진에서 나는 내자신을 탈렌트마냥 한껏 뽐내고 싶어 어색하지만 억지춘향이격으로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왜 그랬을까 생각하면 마음 한 켠 현재의 삶이 각박해서인지 부모 슬하에 있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일어난다.

 

어린 시절 약간 잘사는 이웃집에 놀러 가면 큰 방 벽 윗쪽에는 조부모의 영정사진과 가족사진이 큰 액자에 가지런하게 끼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세월의 무게가 녹녹하게 배인 어른들의 영정 속의 모습과 가족 구성원들의 일반적인 사진,증명사진 등이 빼곡하게 놓여져 있었다.우리집에는 그러한 액자 사진,영정사진이 없어 늘 마음 속에는 사진 콤플렉스에 걸리기라도 한듯 불만이 조금씩 쌓여만 갔다.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오니 마침 사진기를 갖은 친한 급우가 있었다.이 친구는 소풍,학교 운동회 등이 있으면 으례 사진기를 갖고 와서 친구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 주고 사진값을 싸게 받는다.사진이 완성되어 내 품에 들어오면 신주 모시기라도 하듯 나는 고이 보관하여 먼훗날 들여다 봐야지 하고 생각하곤 했다.중학교,고등학교에 들어오면서 사진에 대한 관심을 커지고 사진을 찍은 횟수도 많아지면서 앨범에 사진이 늘어만 갔다.그러한 학창시절의 사진을 가끔 앨범을 꺼내어 바라보면 나에게도 시간과 세월이라는 자연의 섭리가 몇 바퀴나 돌았는가를 생각하면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순응적이고 협응해 가야겠다는 마음의 동요가 일어난다.

 

심리학자이면서 사진가로 활약하는 신수진저자는 보기 드물게 저자의 아버지께서 사진을 자주 찍으셨던 어릴 적 가정환경과 사진기를 선물로 물려 받으면서 남다르게 사진과 인연을 일찍 맺게 되었던 것 같다.사진 속에 들어 있는 사람과 사물 등을 응시하면서 보이지 않는 피사체의 내면을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알기 쉽게 잘 들려 주고 있다.자아가 완성되기 전,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사진은 어른이 되어서 찍은 사진보다 한결 마음이 순수해지기에 동심으로 환생되는 묘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다.저자는 사진기와 피사체의 사이를 관계,꿈,떠남,즐거움,감각이라는 차원에서 들여다 보고 해석을 하고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보고 느끼며 셔터를 누르지만 사진에 담긴 대상은 셔터가 닫힘과 동시에 과거 속으로 사라지고,사진만이 그 순간을 입증하게 되는 것이다.사진은 박제된 시간의 빛이다. - 본문 -

 

부지불식간에 누군가에 의해 찍히는 사진(CC TV나 몰카,파파라치 등)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사진을 찍힌다는 예비의식과 준비 행위가 있은 후에 사진을 찍기에 머리 속으로는 입성과 몸가짐,표정 등에 세세하게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박제된 시간의 빛을 멋지고도 의미있는 순간으로 남기려면 사진가와 피사체가 마음으로 일체가 되는 순간이 최고일 것이다.아니면 심미안을 지니고 있는 사진가의 고요히 내려 앉은 심성을 바탕으로 찍힌 사진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과 감흥,공감을 연출해 나갈 것이다.기회는 만드는 것이기에 이왕 사진을 찍으려 한다면 기존 작품을 많이 관찰하고 응시하면서 좋은 사진찍기가 무엇인가를 메모하고 연습하면서 마음으로 남는 사진을 내 품에 담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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