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비사 - 은이 지배한 동서양 화폐전쟁의 역사
융이 지음, 류방승 옮김, 박한진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금본위제는 들어 봤어도 은본위제가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이번이 처음이다.금융 위기를 맞이하여 달러화의 하락과 더불어 중국 위안화 절상과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시기에 중국의 경제학자인 융이는 은을 둘러싼 각국의 패권전쟁과 몰락 그리고 다시 서서히 은에 관심이 고조되어 가는 상황을 잘 그려 내고 있다.금과 은이 갖는 희귀성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은이 한 나라의 재정을 대표하고 군사적 무기로도 사용되었으며 현대에는 각종 IT제품의 없어서는 안 될 재료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송나라 시절부터 명나라,청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화폐가 있었지만 은이 부의 상징이었고 은을 둘러싼 관료들의 이권 챙기기는 거의 500여 년간 지속되고 1935년 모택동에 의해 은의 장막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나아가 국제 정세를 보면 콜럼버스에 의해 서인도제도가 발견되면서 특히 라틴 아메리카의 은이 제국주의의 수탈과 침탈의 대상이 되었으며,1840년대 영국과 중국 양국간에 벌어진 아편전쟁은 은을 둘러싼 양대국의 치열한 쟁탈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스페인 등이 은으로 한 몫 챙기면서 이를 군사적으로 이용하면서 스페인은 재정악화를 불러 오는 대신 영국,네덜란드 등은 무역을 통해 커다란 부를 축적하는 계기가 되는데,영국은 네덜란드와의 전쟁에서 이기면서 해상무역의 기틀과 아프리카,아시아로의 제국주의의 길을 열게 되었던 것이다.

 

중국은 명말 대항해 시대를 열어 나가고 청대에 들어와서도 은은 제국주의의 침탈이 두려워 해금정책을 사용하면서 은이 화폐로서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부패한 관료와 실정을 일삼는 왕조 체제로 인하여 은은 제 빛을 발휘하지 못하게 됨을 알게 된다.즉 무능한 군주의 반복이 이어질 뿐이었던 것이다.이렇게 은이 중국을 대표하는 광물자원이었지만 적극 활용하지 못한 점이 두드러진다.

 

금이 평가절하될 때마다 은이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고 부상하게 되는데,중국 학자 일각에서는 은본위제를 주장하고 있다.IT,환경,미래 산업에서 필수적인 은이 금융 위기를 맞고 있는 요즘 각국의 힘의 역할 관계에 따라 어떻게 은의 위치가 정립되어 갈 지가 주목된다.금과 은 중 무엇이 본위화폐 자리를 차지할 지도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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