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의 하루 - 오늘, 일본 황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요네쿠보 아케미 지음, 정순분 옮김 / 김영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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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베일에 가려 세인들에게 신비함과 경원감을 느끼게 하는 일본 황궁의 내막을 들려 주는 <천황의 하루>는 일본을 총체적으로 상징하는 천황가의 일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천황,황후,황태자를 비롯하여 그 휘하에서 일하는 신하들의 면면도 자세하게 들려 주고 있기에 일본 황궁의 제도,시스템,당시 사용하던 용어 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천황의 하루는 여관이었던 권전시의 기상을 알리는 오히루부터 시작되었다.그러면 약간 어두침침한 침전에서 취침하던 천황과 황후는 여관들의 시중을 받으면서 기상을 하게 되고 세수,식사,하루의 일정,대외 업무,귀궁,취침 전까지 일어나는 갖가지 일들이 나열되고 있다.현대적인 사고방식에서 보면 천황의 하루는 매우 진부하고 권위적이며 신격화된 존재이기에 일본내에서도 불협화음이 일어날 법한 것들인데 최근 일본에서 황실전법의 개정 논란과 더불어 천황의 위상은 예전같지는 않은 것 같다.

 

이 글은 일본 메이지 천황의 하루가 주가 되고 다이쇼 천황,쇼와 천황의 얘기가 간략하게 서술이 되어 있다.<메이지 천황기 담화기록집성>을 인용하고 일본 근대 궁정 시스템의 의식과 예법에 연구를 해 오고 있는 저자 요네쿠보 아케미는 메이지 천황가가 교토에서 도쿄로 옮겨지는 순간부터 메이지 시대의 일상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당시 조선은 구한말 일본으로부터 강제적인 개항압력과 침략이 있었기에 읽는 도중 불편한 구석도 없지 않았지만 정치적인 상황보다는 천황을 비롯한 황후,황태자,신하들의 얘기가 주가 되어 어느 정도 인간적인 면모나 성격,기질을 이해할 수 있어 의의가 크다.

 

궁궐 내에서 근무하는 신하도 있는가 하면 일정 기간만 궁궐에서 근무하는 형태를 띤 신하도 있다.그들은 업무를 서로 협력하여 처리하기도 한다.정규 업무는 주로 목요일에 행해지며 천황을 알현하는 규칙이 까다로운 점이 인상적이다.시종들만 천황의 출어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대신,장군들도 복도 의자에 진을 치고 천황의 판단이나 재가를 구하고자 알현을 기다리는 경우도 당시의 상황을 짐작케 한다.이러한 궁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나이기(內儀)라고 한다.

 

에도 시대 막부에게 막강한 권력이 있었으나 대정봉환이 이루어지면서 천황의 권위는 막강하고 이는 근대부터 종전(終戰)까지 보여 주었던 일본 천황의 무소불위의 힘과 권력가 현대에 들어서면서 그 힘과 권력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일본을 상징하는 존재로 비춰지고 있다.듣기로는 일본 천황의 시조가 한반도에서 건너 갔다는 설(說)이 있다.메이지 천황의 일상이 잠자리,목욕,옷시중,식사 등을 비롯하여 황후,황태자 등의 일상,예법을 통해 근대 일본 역사를 단편적이나마 이해할 수가 있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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