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발견 : 시베리아의 숲에서
실뱅 테송 지음, 임호경 옮김 / 까치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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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부터 다음 해 2월까지는 호수가 꽝꽝 얼어 붙어 자동차 주행도 가능하다는 바이칼 호수의 겨울 장관은 생각만 해도 몸을 오싹 전율케 한다.자연 오염이 되지 않은 바이칼 호수는 밑바닥이 청량하게 내비칠 정도로 맑고 깨끗하며 자연 환경도 신이 내려 준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북위 54˚ 동경 108。에 위치해 있는 바이칼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되고 깊은 호수이기도 하다.

 

 

 

 

희뿌연 먼지와 각박한 삶을 살아 가는 현대인들에게 바이칼 호수는 지친 몸과 마음을 치료하고 삶의 재충전을 위해 떠나 그 곳의 나그네가 되어 바이칼 호수의 멋진 자연 경관,생태계의 모습 그리고 다양다종의 동.식물과의 만남을 통해 물질문명 속에 폐허가 된 정신을 위무하고 승화시키는 멋진 시간이 되고,삶과 일 속에 잃었던 자신의 본모습을 발견하면서 고요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연과 호흡을 하고 극히 미약하고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숭고한 자연 앞에 겸허한 자세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한다.

 

 

 

 

프랑스 에세이스트인 실뱅 테송작가는 지구상에 그 많은 자연경관 가운데 바이칼 호수를 선택하여 몸과 마음을 그 곳으로 옮겨 놓는다.집과 고국을 떠나 장장 6개월 간을 바이칼 호수 북쪽 언저리에 오두막 한 칸에서 바이칼 호수의 견문기를 들려 준다.입고 먹고 자기 위한 최소한의 장비,부식물과 그가 마음의 벗으로 삼고 있는 몇 십권의 도서들 그리고 철따라 변화해 가는 바이칼 주변의 경관의 변화,그 곳에서 만난 러시아 친구들,동식물들과의 만남 등이 자연스러우며 맑은 영혼을 담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어 신선하면서도 울림이 있다.

 

 

 

 

영하 32도,수정같이 투명한 하늘,시베리아의 겨울은 얼음의 천장,불모(不毛)이며 순수하다.

 

 

 

 

인간의 물질문명이 침투하지 않은 덕분에 그 혜택은 모조리 인간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한다.우거진 산림과 초봄이 되면 나타나는 어슬렁거리는 곰,그리고 호수 위에서 재미삼아 낚아 올리는 물고기들의 파닥거림과 투박하지만 이방인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는 바이칼 주변 이르쿠츠크인과의 만남이 작가의 일지 속에 솔직하고도 섬세하게 써 내려가고 있다.그가 원하는 것은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아나키 그리고 호수라고 한다.

 

 

 

 

작가는 6개월 간 거처했던 오두막을 이렇게 써 내려 간다.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나의 오두막은 알이 되괴도 하고,자궁이 되기도 하고,관(棺)이 되기도 하고,나무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는 타자가 없으면 더 이상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그가 말하는 자유는 현실적인 삶에서 오는 무제한의 구속과 갈등,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닌가 싶다.그러나 그는 부인에게 남편으로서의 신뢰를 얻지 못한 탓인지 시베리아 오두막 생활 가운데 이별의 통보를 받게 된다.

 

 

 

이 글은 에세이 부문 메디치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진정한 방랑자는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기가 버린 것에 대해서는 뒤돌아 보지 않으며 바깥의 부름에 대답할 수 있는 자라고 말한다.가도 가도 끝이 없는 너른 바이칼의 장관과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된 바이칼 주변의 산림과 생태계는 결국 인간에게 마음의 평화와 삶의 희망을 안겨 주는 보고(寶庫)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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