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예술 판소리 나의 고전 읽기 13
정출헌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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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렁쩌렁하면서도 깊은 한을 담아 고수(鼓手)와 한마당을 펼쳐가는 소리꾼의 절절한 소리를 들은 지가 오래 되었다.깊은 계곡 청량한 물줄기와 교감하면서 성대 연습을 하는 소리꾼의 갈구하는 모습은 경건하기도 하고 감동스럽기도 하다.이렇게 한국의 전통을 담은 소리인 판소리는 그 옛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판을 깐 마당과 정자에서 행해지곤 했다.

 

판소리를 직접 들어 보지는 못하고 새해나 씨름대회시 TV에서 우리 가락 한 마당에서 자주 보면서 흥겨워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즘에는 현대식 음악에 밀렸는지 판소리를 들려 주는 방송은 많지가 않다.그래도 어쩌다 듣게 되면 그렇게도 신명이 날 수가 없다.고수가 치는 북장단과 예기에 넘치는 소리꾼의 한스러운 소리는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의 삶의 원형이고 수많은 외침(外侵)과 부평초와 같이 살아가던 백성들의 애환이 담겨져 있고 그것을 반영한 것이 판소리가 아닐까 싶어,판소리를 듣고 있으면 신명이 나다가도 몸과 마음이 그 옛날로 돌아가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 글은 청소년들이 우리의 것을 바르게 이해하고 선조들의 삶의 원형과 판소리계 소설을 이루고 있는 작품들을 읽어 가면서 인간의 본성,사랑,효,지혜,기다림 등을 새롭게 배우고 개인의 시각에서 새롭게 조명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널리 알려진 춘향전,흥부전,심청전,토끼전,적벽가 등이 소개되고 있는데,막연하고 애매하게 알았던 판소리계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오며,그 의미도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조선 후기에는 소리꾼을 광대라 불렀고 광대 1세대를 전.후기 및 근대 판소리 명창으로 나뉘고 있다.판소리는 당대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예술성까지 더 해져 다양하게 각색이 되기도 한다.비근한 예로 <서편제>가 있다.소리꾼은 갈고 닦은 기량은 '긴장'과 '이완'을 적절하게 교체하면서 청중들의 몰입과 일탈을 절묘하게 조절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에,그 소리를 들으면 들을 수록 찬탄과 감동이 일지 않을 수가 없다.

 

내용과 창법이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것은 장단이 있어 가능한데,가장 빠른 장단인 휘모리부터 자진모리,중중모리,중모리,진양조가 있다.빠르고 느린 장단으로 속도를 조절하면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흥겹고 신명나는 휘모리나 자진모리로 부르고,슬프고 처량한 대목은 중모리나 진양조로 불렀다.

 

 

판소리를 사랑했던 인물들도 새롭게 다가온다.구한말의 이해조,동백림 사건의 윤이상,박동진 명창 및 그외 수많은 소리꾼들이 등장하며 생애의 전후반을 판소리 연구와 소리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판소리계 소설들이 대부분 인과응보,해피엔딩식으로 끝나는 현대인의 다양한 관점에서 이러한 소설들이 재해석될지는 개인의 시각과 관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

 

 

시원한 정자에 자리를 깔고 고수와 한마당을 펼칠거 같은 판소리는 이제 그 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힘없고 설움받는 백성들의 아픔과 통한을 소리로 달래주던 판소리의 맥이 오래도록 이어져 가기를 기대해 본다.또한 서양문물과 국적도 불분명한 현대 음악에 눈과 귀가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전통의 소리를 재인식시켜 우리의 것을 소중히 생각하고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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