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 개항부터 해방 후까지 역사를 응시한 결정적 그림으로, 마침내 우리 근대를 만나다!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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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하기만 했던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해방후 미.소에 의해 작위적으로 갈라진 남북 분단 그리고 폐허가 된 국토의 부흥기에 놓여 있었던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사람과 풍경(86점)을 외국인 및 내국인 화가가 그린 그림들을 보면서 삶의 고단함과 애잔함,한국전쟁의 상흔과 강한 생존력이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림을 통해 느끼는 점은 당대의 사회상과 화가 개인의 내면세계,한 인물이 살아온 온갖 상념 등이 배여져 나온다.특히 이 도서는 벽안의 화가가 당시의 인물과 풍경,일상의 모습을 객관적인 시야로 그려 냈기에 구한말 조선의 사회,풍습,인물이 갖고 있는 정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 의미가 있고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 조선 국내의 모습을 살펴 보면 주인 없는 경복궁의 쓸쓸한 모습,한일합방 후의 백성들의 모습,한강과 대동강을 수놓던 황포돛배의 정겨운 모습,칼 차고 조회하던 국민학교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서당의 모습 등이 스러져 가던 구한말의 풍경과 일제 강점기가 교차적으로 다가온다.

 

나라 잃은 설움과 독립을 위해 해외에서 활약하던 지사들의 모습도 의연하면서도 안타깝다는 마음이 일어난다.파리 만국박람회와 황제의 밀사(민영찬),안중근 의거를 보도한 근대 신문 등이 대표적이다.강제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 헤이그에 밀사를 보냈던 고종의 참담한 심경과 이토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의 기개있는 의연한 모습에서 국가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남북은 미.소의 이해관계에 의해 분단이 된다.우익과 좌익으로 갈라진 한반도의 또 다른 상처는 급기야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면서 수많은 인명살상과 장기간의 이념논쟁이 한국사회에는 병마처럼 찾아든다.피난시절의 천막학교는 배우려는 학생과 가르치려는 선생님이 일심동체가 된듯하고 휴전협정과 함께 포로 송환의 모습은 이념의 갈림길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짙게 다가온다.

 

1898년부터 1958년까지의 한국 근대의 풍경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충분한 그림들이다.왕조의 몰락상과 더불어 경성의 모습도 휑뎅그렁하기만 하다.왕족,지사,백성들 모두가 비분강개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는 느낌이다.1930년대에는 모던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복장과 관념에도 변화가 일어나고,한국전쟁의 와중에는 부모형제가 이산이 되지만 살아가기 위한 힘겨운 생존력이 강렬하기만 하다.특히 시장통의 아줌마들의 악착같은 장사와 구두닦이 소년의 모습은 절박한 삶을 상징해 주고 있다.비록 어둡고 참담했던 시대의 모습이지만 역사적 교훈으로 삼기에 충분한 그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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