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111展 : 히말라야의 꿈 - 달라이 라마, 사진으로 만나다
김경상 외 49명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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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종파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무종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다만,종교가 인간의 나약함과 영성적인 세계를 갈구함에 있어 자신에게 맞고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종교 하나쯤은 갖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해본다.그중에서도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 이끌려 절을 많이 찾았다.사월 초파일에도 연등행사,불공,49제 등으로 절을 많이 찾았다.절은 인적이 드문 산속에 자리잡고 있기에 청량한 자연의 내음과 경건하게 다가오는 불당 스님의 염불,매일이 수도로 이어지는 스님들의 사고팔고(四苦八苦)의 일상이 세속인들과 다르게 다가오고 그들의 믿음이 신실하고 무욕적이다는 관념이 짙다.

 

'바다와 같은 지혜를 가진 스승'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달라이 라마는 평화와 자비의 상징으로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중국의 티베트 통치에 반대하여 인도로 망명,인도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수립한(1959년) 달라이 라마는 삶의 핵심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대승불교와 밀교에 터전을 두고 발전을 거듭해 온 티베트 불교는 신비 그 자체이다.7세기부터 전개되어 온 독특한 형태의 불교로 만주,몽골,네팔 등지에 전파되어 왔는데,티베트 승려들은 불(佛).법(法).승(僧)의 화신으로 존경을 받고 있으며,이들은 종교적 특권뿐만 아니라 세속적 권력까지 갖고 있다.달라이 라마는 현재 전세계를 순회하면서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으며,세계평화와 화해,그리고 자비라는 화두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다.

 

김경상 사진기자는 어렵게 달라이 라마를 카메라 렌즈에 담는 것을 시작으로 인도 다람살라 남갈사원,티베트 난민 정착촌,서장자치지구 포탈라궁,죠캉사원,타쉬룬포사원,백거사,에베레스트 가는 길,중국 사천성 장족 마을,사원 야딩풍경구,차마고도,조장 등을 111편의 사진으로 독자들을 티베트로 안내하고 있다.

 

세속의 때가 묻지 않고 문명의 이기가 아직은 덜 침투되어 있는 티베트의 종교적 색채와 유려한 자연풍광 앞에서는 저절로 탄성과 경이로움이 터져 나온다.또한 티베트의 불교와 풍광,문물,자연의 모습 등을 시세계로 안내해 주는 시 한 편 한 편도 인간의 궁극적 삶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상과 치유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바람의 길

 

억만 겹의 흔적이 바람이 되어 바람으로 흘러가는

차곡차곡 적층되어 묻혀 있는

영혼의 숨소리를 깨우며

숨소리도 줄이고 생명을 털어내는 길이며

대초원의 투명하고 광활한 산하에서

영혼이 뛰놀다

돌바람으로 휙휙 한순간에 흘러가는 길이다. - 바람의 길,시인 조성범 -

 

인상적인 것은 티베트는 나무가 없고 땅파기가 어려운데다 추운 곳이어서,사람이 죽으면 시신이 부패하지 않아 매장을 못하는 상황에서 친환경적인 종말처리법이 필요한데,조장(鳥葬)과 수장(水葬)을 행하고 있다.독수리와 물고기에게 자신의 몸을 주는 생애 최후의 공양이라는 점에서 티베트인들의 정신 세계를 엿볼 수가 있었다.

 

정치적인 문제로 티베트는 아직도 중국 중앙정부의 불씨로 남아 있다.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의 불교정신은 이제 세계가 인식하고 주목하고 있다.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보여 주고 있는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에 대한 정치적 문제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티베트를 비롯한 히말라야,사천 주위의 풍광 또한 조물주가 빚어 놓은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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