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 - 조선의 운명을 바꾼 김옥균 암살사건
조재곤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지난 역사를 놓고 볼 때 정치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과 정치를 잡으려고 하는 사람간에는 늘 대립과 반목,갈등과 회유,척결과 희생이 뒤따랐다.정치라는 것은 말그대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힘과 권력,명예,부의 세습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여겼다고 생각한다.그만큼 정치권력을 쥔 자와 아웃사이더 간은 팽팽한 긴장감과 갈등이 도사리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이다.

 

 

그러한 비근한 예가 해방이후에 등장하는데 이승만 정권하에서의 정치 거목 조봉암선생 처형,박정희 시대 장준하선생의 의문사 등은 법과 체제를 떠나 지식인의 일반인의 분노를 사게 만들었으며 아직도 이제 대한 쿨한 사과도 없이 빠져 나갈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역사의 진보를 기대할 수가 없는 점이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은 권력 주위에 포진되어 있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얽힌 부류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과학과 기술 문명은 나날이 발전되어 가지만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의 생각과 이념,파벌은 아직도 구태의연하기만 하다.

 

 

조선 후기 외세의 개화 압력이 거세지고 개화 세력들이 늘어나면서 봉건적이고 수구적인 왕권사상을 벗어나 선진문물을 받아 들여 조선의 개혁개방을 진보적으로 이끌어 가려던 인물이 김옥균이었다.그는 당숙 김병기의 양자로 들어와 어린 시절부터 총명함을 보여 주는데 알성문과에 장원급제하고 홍문관교리로 임명되면서 정치적 결사 및 개화당 형성에 진력을 하게 된다.그리고 이동인을 일본에 파견하여 일본의 근대화 실태를 조사케 한 뒤 그도 일본 근대화 시찰을 통해 이것을 조선에 밴치마킹하려 김옥균을 위시하여 홍영식,서광범,박영효 등과 우정국에서 갑신정변을 일으켜 체제 개혁의 요강을 발표하지만 청군과 민비수국세력에 의해 실패하게 된다.

 

 

김옥균은 정변 주도자들과 일본인의 도움으로 일본으로 은신을 하면서 뜻있는 자들로부터 생활자금 등을 제공받게 되지만 그의 입지는 좁아지기만 한다.도쿄에서 홋카이도,오가사하라 섬 등으로 망명의 설움을 달래다 다시 일본 도쿄로 돌아오면서 그를 죽인 자객 홍종우라는 인물과 접촉하게 된다.자객 홍종우는 민비수구세력이 보낸 이일직의 (댓가성 있는)제의를 받고 김옥균과 동지로 가장하면서 당시 조계지(租界地)였던 일본 소유의 동화양행 호텔에서 외롭고 처절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홍종우는 조선인 중에서 프랑스 유학 1호자로 춘향전을 프랑스어로 번역할 만큼의 능력을 갖은 자였고 김옥균을 살해한 댓가로 그는 홍문관 교리직을 제수받고 사택까지 하사 받은 자이다.청국의 방해로 김옥균은 자신의 개혁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조선을 집어 삼키려는 철저한 계획을 이토히로부미에 의해 착착 진행되고,조선에 대한 일본의 간섭이 심화되면서 홍종우는 제주목사로 좌천된다.그곳에서 탐관오리로 부정부패를 일삼던 홍종우의 말년은 자업자득의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옥균과 홍종우가 만일 살아 있다면 두 분이 국내외 정치 문제를 어떻게 펼쳐 나갈것인지를 가상 대담으로 실어 놓은 점이 매우 인상적이고 독특하다.이것은 어디까지나 역사적 사실과 증거에 의해 조재곤저자의 유연성과 개연성 있는 상상과 추리로 대담을 실은 점은 당대의 상황을 한층 이해하기 쉬워 역사적 학습과 그들의 심리적,이념적 문제까지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주고 있다.

 

 

유교적이고 왕권 중심으로 돌아가던 조선 후기는 풍전등화의 형국이었다.시대의 흐름과 나라의 문명발전을 일찍이 간파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려 했던 김옥균은 비록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현대 위정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그리고 김옥균이 죽지 않았더라면 과연 조선의 운명은 어떻게 진행되어 갔을지도 의문이다.왕권,신권,사색당파,민란,세도정치로 이어지면서 김옥균과 같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선지자들의 뜻이 빛을 발할 수 없었던 점은 역사의 후퇴,국치로 이어지는 불운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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