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수민족 신화 기행 - 신화연구가 김선자의
김선자 지음 / 안티쿠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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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약 13억 5천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중국에는 소수민족이 56개가 존재하고 있다.대부분은 한족으로 94%이고 나머지 6%가 소수민족인 셈이다.그래봤자 소수민족의 인구는 8천만 정도에 그친다.적게는 1천여명에서 많게는 1천만이 넘는 소수민족도 있기에 다양한 인구,독특한 문화,인습,신화,역사가 면면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울 뿐이다.

 

 얼마 전에 윈난성과 꾸이저우성 등지에 살고 있는 중국의 소수민족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그들의 면면을 이해하는(소수민족의 눈물) 계기가 되었는데 이번 도서는 중국 전반에 걸쳐 있는 소수민족들의 삶과 방식과 관념 등을 신화와 연관 지어 자세하게 들려 주고 있는 점이 특징이며 삽화가 많이 들어 있어 그들의 생활,문화,역사의 편린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었다.

 

 중국 서남부와 꽝시성,윈난성,꾸이저우성을 비롯하여 티베트,신장 위구르,만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수 민족이 소개가 되는데 주로 동물과 자연,인간이 공동체로 살아 가려는 전통적인 사고 관념이 그대로 배여 있으며(일종의 토테미즘),동물과 자연을 신격화하면서 이를 해치지 않으려는 전래의 인습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점에서 세속적인 물질문명과는 대조적으로 다가온다.자연과 동물을 잔인하게 파괴하고 해치면서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현대 산업화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숙고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들은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 거칠고 척박한 자연 환경을 보호하고 숭배하는 의식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과 호흡하면서 일체가 되고 수분지족을 느끼며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또한 동물을 숭앙하는 풍습도 이색적인데 만주 지방에서 개구리를 숭배하는 점을 들 수가 있다.자연과 동물을 해치면 그 영혼들이 화를 내고 결국에는 인간에게 벌을 내리게 된다는 생각이 깊게 깔려져 있다.나아가 문자가 없던 시절 메밀떡,소가죽,꽃에 그들만이 소통할 수 있는 문자를 만들고 강물의 신도 문자를 탐할 정도였다는 대목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마지막 나무가 잘릴 때

 마지막 강이 비워질 때

 마지막 물고기가 잡힐 때

 그제야 인간은 비로소 돈을 먹을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리라. - 본문 -

 

 위의 문장은 누구든 되새겨 보아야 할 말이다.자연에 대한 인간의 무분별한 포획으로 생태계가 파괴됨은 물론 자연의 대재앙과 인류의 멸망까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모든 것이 사라지고 남는 것이 인간이라면 돌,사막으로 둘러 싸인 환경에서 인간이 과연 생존할 수 있는지를 생각만 해도 끔찍할 뿐이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실의에 빠지지 않는다.실패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그것은 그들의 삶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여신 미뤄퉈가 밀랍에 꿀을 섞어 반죽하여 인간을 빚었다는 대목이 신기하기도 하고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한 편으로 인간의 나약하고 짧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영적인 대상에 의지하여 살아가려는 본성이 숨어 있음도 발견하게 되며,신격화된 주인공들이 거의가 여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어머니의 자궁 속의 양수와 같은 따뜻한 강 속으로 모든 존재를 포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여성들이 갖고 있었다는 것을 상징하는거 같다.

 

 조상을 존중하고,생명과 영혼의 가치를 중시하며 푸른 하늘과 초록빛 나무의 소중함을 아는 소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살아 가는 소수 민족들은 물질문명의 대척점에 있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물질문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면서 과거의 인습과 신화적인 삶을 유지해 나가는 모습도 그리 길지 않으리라는 안타까운 마음도 일어난다.

 

 * 구이저우 : 마오족,통족

 * 윈난 : 나시족,바이족,지눠족,하니족,이족

 * 광시 : 좡족,아오족

 * 티베트 : 티베트족

 * 신장 : 위구르족,타지크족

 * 만주 : 시보 & 만주족,만주족,다구르족,에벤키족,오로첸족을 소개하고 있다.

 

 바람,물,태양과 구름,달,하늘과 땅을 벗삼아 살아가는 중국의 소수 민족 신화 이야기는 토테미즘 사상에 기반을 두되 그들의 믿음은 자연과 동물을 신격화하면서 숭배하고 인간이 갖추고 지켜야 할 순리적인 이치를 그대로 따르면서 생존의 법칙을 이어나가며 이승에서 못 이룬 사랑을 저승에서는 이룰 수가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그 가운데 중요한 점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공동체적인 연결 고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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