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1
김봉석 지음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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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선하냐 악하냐를 두고 도덕과 윤리의 잣대로 재려고 한다.사회 현상 및 의식 구조가 잘 사는 사람 위주로 변해 가고 돈과 물질이 우선인 사회와 시대에서는 강자와 약자가 분명히 존재한다.아무리 노력을해도 나아지지 않은 삶,태어날 때부터 불행하게도 불우하고 사랑받지 못한 채 무관심으로 자라난 사람,부조리하고 부패한 사회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기존 체제를 전복하고 항거하려는 점을 두고 볼 때 이는 선하다고 볼 수도 없고 악하다고 볼 수도 없다.거대한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의 구미를 맞춰 주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의 정의와 상식,윤리라는 차원에서 소외당하고 힘없는 약자에게 응어리와 분노를 사게 할 정치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소수 계층은 귀와 입,눈을 막고 끼리 끼리 어울리며 주변 세력만 부풀려 준다.이러한 사회 부조리와 부패,분노를 살 만한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소설,영화,연극 등으로 세인들에게 들려 주는 하드보일드식 이야기는 듣는 순간 백퍼센트 공감이 간다.

 

대중문화와 영화 평론에 조예가 깊은 저자는 <대부>를 보면서 세상에 대한 시각,어른들의 세계를 느낄 수가 있었다고 한다.어느 시대에서나 이해관계로 똘똘 뭉쳐진 현실의 세계,사회는 약육강식,적자생존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교육 수준,법제도,사회 시스템이 발달되어 여론과 민의가 중요시 되고 있어도 힘과 권력을 쥔 자는 약자를 비웃기라도 하듯 무심하게 자기들 할 일만 하고 이익 챙기기에 혈안이 되고 있을 뿐이다.그러기에 우리 사회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제도권에 진입하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지 묻고 싶다.소설이든 영화든 픽션이면서도 당대의 사회상과 부조리,약자의 억눌림을 바깥으로 표출하는 은유적이고 암시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이러한 영화,소설가 한 번 보고 읽으면서 공감을 하고 좋은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된다면 좋겠지만 현상은 매우 대조적이고 그대로이다.

 

타락한 세상에 침윤당하지 않고,자신만의 도덕률과 가치를 치열하게 고수하는 것이다. - 대실 해밋-

 

하드 보일드의 창시자인 대실 해밋의 말 속에는 부조리와 악에 맞서 저항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자들의 정의이고 가치관이라 생각된다.<와일드 소울>에 나오는 주인공은 핑크빛 미래를 꿈꾸면서 브라질로 이민을 갔건만 그곳이 기다리는 것은 척박한 땅과 풍토병이었다.밀림에서 가족을 모두 잃은 주인공은 일본 영사관에 처참한 상황을 하소연하려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변명과 무관심 그 자체였다.그 얼마나 국가와 사회,관련 브로커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겠는가! 힘없는 민중을 감언이설로 부추겨 낙원의 이민을 종용하지만 결국 이민자들은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는데,국가와 개인의 관계는 그저 종속관계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정치와 경제를 주름지고 있는 계층들이 떵떵 거리며 살아가는 세상이다.겉으로는 공공선을 내세우지만 진짜 각본은 주변 세력들의 배를 채우고 명예를 돈독히 하며 후대에 물려줄 곳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영화와 소설이 그저 재미와 흥미를 주는 차원을 떠나 조직적이고 물리적인 힘을 내세워 절대 다수의 약자를 비정하고 냉혹하게 짓밟는 행태는 어느 나라에서나 상존하고 있다.이상과 현실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사회 지도자가 약자의 아픔을 감싸고 좋은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보여줄 때 그 사회는 하드보일드에서 소프트적인 사회로 탈바꿈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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