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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고독
파올로 조르다노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평소 외로움에 대한 생각은 집단이나 사회의 틀에서 제외되어 홀로 남은 가련하고 버림받은거 같은 느낌이 강하고 고독은 스스로의 자존감으로 그것을 승화하여 지금보다는 멋진 미래와 영혼의 맑음을 찾아가는 존재이지 않을까 한다.우주의 주인공으로 태어난 각자는 살아가다보면 마음의 상처와 응어리,씻을 수 없는 회한과 자책감,죄의식으로 오랫동안 박테리아마냥 마음속에 잠복해 있기도 하고 진정 자신의 처지와 입장을 헤아려 주는 사람으로부터 위로와 치유를 거쳐 간다면 고독은 결코 힘든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인간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고 했던가.태어났으니 죽음도 멀리 있듯 가까이 있듯 한 번쯤 치르는 행사이기에 고독으로 마음 아파하고 우울하고 인생을 다 산거마냥 체념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러운 자연인으로 생각과 마음을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넓은 세상으로 고독을 던져 버리는 것은 어떨까 한다.
누구에게 마음 터놓고 비밀을 말하고 진실을 고백하고 들어줄 상대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은 의미와 가치가 있을 것이며 행복과 삶의 만족도도 높아가리라 생각한다.나아가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말처럼 같은 처지와 입장에 놓인 사람끼리 이해와 배려,존중과 돌봄으로 챙겨주고 벗하고 그 고독을 씻겨 줄 수만 있다면 살아가는 재미와 유익함은 더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 글의 알리체와 마티아는 각자가 안고 있는 우울감과 상실감,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이다.알리체는 아버지의 극성스런 강요에 의해 스키를 타면서 한 쪽 다리가 불구가 되고 마티아는 여동생을 공원에서 눈깜박 사이에 유괴 당하는 사건으로 둘은 알게 모르게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면서 가까워진다.
알리체는 한 쪽 다리가 불구가 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혐오 및 대화의 단절이 이어지고 마티아는 어리버리한 성격으로 학교 생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지만 알리체는 어머니가 병으로 입원하면서 담당의사인 파비오의 적극적인 접근으로 화촉을 밝히고 마티아는 수학적인 재능이 빛을 발하면서 외국(스페인)으로 교수직을 수행하기 위해 떠난다.급우들이 마티아에게 냉랭하게 본 척 만척 하지만 알리체는 마티아가 어디가 그리 좋은지 마티아만을 생각하고 그와의 달콤하고 정열적인 섹스와 사랑했던 순간 순간들이 의사 남편인 파비오를 떠나게 되고 마티아 역시 그를 좋아하고 다가섰던 나디아와의 만남과 관계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다.
마음속 어두운 심연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그것은 감수성이 강하고 자아의식이 싹트는 사춘기 시기에 비교호적이고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여겨지는 도덕과 윤리적인 문제가 포함될 때엔 당사자가 겪는 심적 고통과 우울감,상실감의 크기는 정비례할 것이다.자신이 원하지 않은 삶과 생활,순간의 실수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면 그 아프고 쓰라진 기억은 언제 어디서든 새순 돋듯 아물려고 하는 환부를 비집고 나와 또 다른 아픔을 던져 줄 것이다.
알리체와 마티아가 그려가는 순고하고도 고결한 사랑 속에는 그들만이 안고 있는 고독과 상실감을 사랑의 환희 속에서 위로하고 치유해 가고 있기에 한 편으로는 내심 마음이 애처롭기도 하고 동정심도 갔지만 둘만이 갖고 있는 변치않는 우정과 사랑이 그들을 오래도록 하나로 연결시켜 주리라 생각된다.이탈리아에서 주는 최고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트레가 상을 수상한 작가 파올로 조르다노는 회색과 푸르른 색을 섞어 가면서 독자들의 심금에 파란을 안겨 주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