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완전한 사람들 ㅣ NFF (New Face of Fiction)
톰 래크먼 지음, 박찬원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 톰 래크먼의 이력이 대단하다.동유럽계 유대인부터 태어난 곳,성장하며 배움의 장과 편집자,기자로서 다양한 국가를 누비고,글은 파리에서 집필하고 현재 사는 곳은 로마라고 한다.한 곳에 지긋하게 오래도록 정처를 못하는 소위 '역마살'이 끼었는지 모른다.그런 까닭인지 이 글은 11편의 기자,편집자들의 일상이 녹아 있고 지구 여러 곳의 이슈가 될만한 소식과 사건들을 보여주고 있다.기자로서의 타고난 발품과 현장 감각,명쾌한 판단력과 대중 영합적인 측면도 함께 읽어 갈 수가 있었다.
영자 신문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자,편집자,특파원,기자 지망생,열혈 독자,발행인과 신문사의 운명 등이 시대,대중과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 한다.IT산업이 지금보다는 덜했던 시대엔 기자들의 타전에 의존하고 이를 편집장의 구미에 맞게 끼우고 빼고 하는 등 교열작업을 마친뒤 새벽 3시경이면 윤전기에 의해 뜨뜻한 신문이 번들로 변해 각지구,지역으로 배달되기 위해 트럭이 대기하던 시절의 기억이 생생하다.지금도 신문은 기자들의 노고와 편집자의 가필 수정으로 가판대 및 아날로그 세대에 여전히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현재 대세는 웹 및 스마트 폰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기자이고 다국의 현장 경험과 감각이 있기에 치열한 전투,종족간 갈등,제3세계의 모습과 현장 소식을 기대했는데 등장인물들의 소소한 일상 속의 얘기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기자,편집자로서의 일상 역시 평범한 인간과 다를 것이 없듯 그들은 일을 떠나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과 연인들과의 이런 저런 일상사가 주가 되고 있다.11편의 굵직굵직한 이슈들도 볼거리이고 생각해 볼 사항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일상의 모습이기에 잔잔한 반향이 퍼질 뿐이다.
IT산업의 발달로 대중들의 시선과 지적 욕구가 종이로 쓰여진 대중지를 떠나 감각적이고도 쉴새없이 쏟아져 나오는 뉴스와 정보로 인해 신문사의 앞날은 적자생존의 법칙에 의해 도태되고 '로마 영자신문사'는 문을 닫게 된다.그 신문사의 한 솥밥을 먹던 기자를 비롯한 전직원들은 먹고 살아갈 길을 향해 자신이 몸담고 희노애락을 함께 하던 동료들과 직장을 뒤로 한다는 얘기이다.시대는 변화를 요구하고 인간의 두뇌는 편하고 재미있는 쪽으로 흘러가는거 같다.잘 나가는 부류도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대책을 세우지 못하면 시시각각으로 변화해 가는 현세태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