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내가 몸과 마음이 아플 때 내 스스로 이겨내려는 강인한 정신력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누군가로부터 진심과 사랑이 담긴 위로와 격려의 한 마디는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고 오래도록 그 따스한 관계가 유지되리라 생각한다.아플 때엔 만사가 귀찮아지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은게 나약한 존재인 인간이기에 시,분,초를 다투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고달픈 삶은 고달플 때가 좋을지도 모른다.쉬게 되면 그간 없던 병이 몸에 생기고 혼자 있음으로해서 적막감과 고독감도 맛보아야 하는 상황도 생길 것이다.

'캔들 플라워'를 통해 김선우작가를 알게 되었고 사회적 참여 정신이 듬뿍 배어났기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이번 인도 오로빌 '그레이스'주거 지역에서 오로빌리언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인간다운 삶이 무엇이고 '행복의 감각'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되어 무척 다행이다.은하수를 닮은 오로빌이라는 지역은 마트리만디드라라는 명상의 성소를 중심으로 구성된 직경 5키로미터의 원형 되시인데 이곳은 인구가 2,500여명에 인도인이 절반이고 나머지는 외국에서 진정한 삶과 행복의 감각을 체험코저 온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주거지역,문화지역,산업구역,국제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는 오로빌은 산업화와 과학문명과는 동떨어지게 공동체 안에서 서로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된 계획에 따라 역할 분담에 맞게 일상을 꾸려 간다고 한다.오로빌리언들의 활동은 다양한데 인상적인 것은 황무지 개간,숲 만들기,유기농업,희귀종 작물 보존 작업,하우징 서비스,건축,명상,요가,힐링,에술 등 각 방면에 걸친 문화활동 및 워크숍을 주최하여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띤 토론을 통해 오로빌만의 커뮤니티를 구성해 간다고 하니 사회적으로 뜻있는 사람들은 꼭 체험해 보아도 좋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만큼 자연과 보다 일체가 되고 자연을 숭배하며 애정으로 다가서는 생활습관은 산업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반도의 휘어진 강산을 생각하니 한숨만 절로 나온다.자연의 생태계를 살리는 길이 결국은 인간에게 무궁한 혜택과 고결한 행복을 누릴 수가 있을텐데 말이다.집에서 늘 음용하는 수도물에도 음악의 향기를 불어넣어 한 잔의 물이라도 인간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물을 마신다는 대목에서도(지나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말 못하는 무생물에게도 온기와 사랑을 심어줌으로써 인간에게 무언으로 보답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집에서 한 발자국만 나가면 모든게 돈으로 해결해야만 되는 세태와 비교할 때,오로빌리언이 보여 주는 다양한 구성원들과 문화체험,워크숍,공동체 생활이 '언어 없는 현대생활'에 견주어볼 때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피튀기며 해나가야 할 일들을 이곳에서는 너무도 조화와 균형,사랑과 배려,협의와 타협으로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이러한 삶이 많으면 많을수록 배타적이고 이해타산적인 삶에서 점점 멀어져 가게 되고 행복의 감각은 한층 가까운 곳에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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