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 쓴다 남긴다 - 여행 작가의 모든 것
루이스 퍼윈 조벨, 재클린 하먼 버틀러 지음, 김혜영 옮김 / 푸른숲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요근래 출간되는 도서 중에 여행에세이가 참으로 많다.생계형 여행에세이부터 전문여행에세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또한 어떤 작가에 의해 쓰였는지에 따라 여행지에서의 여정과 느낌,전달하려는 주제,여행지의 역사와 문화,풍속까지 함축되어 있어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뿐만 아니라 여행의 묘미를 잘 살려 주고 있어 읽으면서 간접체험도 되고 향후 여행을 떠나기 위한 예비지식 및 여행지에 대한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다만 상업성을 띠고 무분별하게 알맹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내용과 독자가 알지 않아도 될 사항까지 서술하고 있음도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아마와 프로의 차이라고 생각이 든다.

한국 밖으로 많이 다녀보지를 않았지만 늘 마음 속에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적당한 시간과 경비로 모든 것을 잊고 여행지에 몸을 담그고 싶을 때가 많다.여행이라는 것이 신세 편한 짓이라고 빈정거리는 사람도 있을테지만 일의 활력과 자신의 정체성과 창의력을 위해서라면 여행을 떠나기 전에 단단히 여행 준비물,예비지식,무엇을 얻을 것인가,여행지에서의 유의사항,숙박과 교통,날씨,가지고 갈 짐,여정에 따른 여행지 기록하기,여행후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만지고 맛본 모든 것을 글로 남겨오래도록 기억과 추억으로 유지하는 것도 좋으리라.

예비 여행작가를 위해 쓰여진 이 도서는 32년간 여행서 바이블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글의 제목마냥 떠나기 전,여행지에서 견문,쓰고 다듬기의 남기는 일련의 과정을 꼼꼼하고 정교하며 친절하게 예시를 보여 주고 있다.내가 여행 작가는 아니지만 읽어가면서 느낀 점은 여행에세이가 그다지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점이다.수첩,미니 녹음기,디카등 여행지에서의 필수휴대품과 혼자서 모든 여정을 말끔히 소화해 내야 하며 치안이 덜 발달되고 생활수준이 낮은 개도국의 경우에는 심적인 부담을 감수하면서 여행작가로서의 프로정신이 단단히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외국 여행지에선 대부분 외국 여행자에게 호의적이고 친절하게 대해 주지만 일부 내전과 적성국가에선 스파이등으로 몰릴 수가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와 경계가 필요할 듯하다.

여행 작가로 활동하는 부류는 신문과 잡지의 여행 섹션 편집장과 기자들,칼럼니스트,프리랜스 작가들뿐 아니라 광고업계 종사자,라디오와 텔레비젼 작가,예술 비평가,요리책 편집자,여행 소식지 발행인,여행 서적.시청각 자료.여행 관련 영상물 제작자 등이 포함된다.성공하는 여행 작가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편집자의 요구나 독자가 예상하는 수준보다 더 완성도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를 '플러스 밸류'라고 칭한다.즉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보편성,현재 사회적 이슈와의 관련성,경험에 깊이를 더해주는 배경지식,확신에서 오는 탄탄한 논리,신뢰를 무너뜨리지 않는 광범위한 조사,유기적으로 잘 배치된 정보,문장력등을 들 수가 있다.

아무리 철저한 여행준비를 하고 외국에 발을 내딛게 되어도 무엇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여행 초심자들은 당황스럽고 지레 겁을 먹을 수도 있다.여행지에 대한 역사,문화,국민성,풍습,트렌드 등을 숙지한다든지 파일로 보관한 다음 여행후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취재하며 녹음한 내용을 크로스체크하면서 커다란 줄기와 가지를 나뉘어 여행에세이를 자신만의 노하우를 살려 전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또한 독자는 무엇을 원하고 알려고 하는지를 밋밋한 서술형 보다는 톡톡 튀는 변화의 기운과 생동감 넘치는 여행지의 이모 저모를 요리하듯 정교하게 짜맞추어 가는 전략적 기교도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현대는 여가와 창조의 시대라고 한다.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개인의 질적 문화생활이 제고되고 여행은 창조적인 문명의 원천인 만큼 여행 글쓰기로서 발전해 나가려면 여행회수와 비례하여 쓰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독자를 겨냥하여(1명의 독자부터 시작) 쓰는 글이라면 최대한의 자료와 기록물을 서사적이고 서정적이며 생동감 넘치게(사진 편집을 이용) 직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출판을 하기 전에 예비여행 작가로서 여러 군데 출판 편집자에게 자신의 글을 전달하고 평가받는 절차가 남아 있으리라.쉽게 되는 일은 없듯 수없이 편집자 문을 두드려야 할것이다.편집자의 눈에 띄고 자신의 글이 수용이 된다면 더 높고 더 넓은 곳을 향하여 여행 작가로 나래를 펼쳐 가는데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행은 여가의 한 방법으로서 생활의 연장선이다.다만 놀고 먹기 위한 자신만의 만족을 누리는 여행이 아닌 남의 생활에 풍요와 만족을 안겨줄 멋진 여행서는 고단한 인생만큼 절차탁마의 과정이 필요하리라 생각이 든다.한 편의 멋진 여행서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단조롭고 쓸쓸하며 무미건조한 일상을 탈출하여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 가리라 생각을 해본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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