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전상국 지음 / 민음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도서의 이미지가 누군가와 마주 앉아 그윽한 차와 함께 지나온 시절을 회고하고 성찰하며 말못할 사연을 툭 털어놓고 싶은 분위기이다.남이섬은 총5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으로 작가가 성장하고 사회인으로서 활동했던 지난 세기 한국의 어두운 전쟁의 상흔과 독재정권이 낳은 사회 구성원들간의 소통 부재를 직접적이고도 은유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이상과 현실 사이를 유머러스하고도 풍자적으로도 다가오고 있으며 인생의 허망과 허무를 인간의 도덕과 윤리적인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작가가 소년시절(10세정도) 한국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을 통해 깊은 마음의 상처를 살아 있는 자들을 내세워 들려 주고 어둡게 깔린 마음을 실존하지도 않은 여인(나미)를 내세워 환상적이면서도 마음 들뜨게 하게 하며 이데올로기로 인해 스러져간 희생자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마음의 지뢰밭을 경고하고 있으며 원활한 소통의 부재로 인한 사회 구성원간의 간극을 매꾸기 위한 소통의 방법도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꾀꼬리 편지를 통해서는 초원과 우목을 사랑한 한 여인의 일편단심과 같은 정절을 읽을 수가 있었다.살아서 손 한 번 제대로 못잡아 본 짝사랑이 우목의 죽음을 통하여,여인은 한 줌의 뜨거운 재로 변한 연인의 뼈가루를 몸과 마음으로 체휼하게 되고 춘심이 발동하야에선 안병신이라는 주인공의 적절치 못한 처세와 허풍등으로 쓸쓸한 비극의 맛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20세기의 한국은 외세의 침략부터 이데올로기의 희생물인 6.25동란,독재 정권에 의한 소통의 부재,빈부의 격차등으로 사회 구성원간의 위화감 및 사회 불평등 요인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 주기만 했다.훌훌 털어 버리고 싶어도 털어 버릴 수 없었던 암울하고 속절없는 원망을 이제는 비움과 소통의 자세로 마음의 도약을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외부적이든 내부적이든 마음에 자리잡고 똬리를 틀고 있는 상흔과 원망,수치등을 누군가와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진실의 입장에서 털어내고 들려 주고 싶었던 것이 작가의 마음이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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