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외삼촌 - 한국전쟁 속 재일교포 가족의 감동과 기적의 이야기
이주인 시즈카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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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와 해방,한국 전쟁은 현대사에 있어 한국인에게 사상과 이념,국력의 실체,개인적인 삶의 굴곡등으로 점철되어 왔다.특히 일제 강점기시에는 대부분의 민간인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 만주로 떠나고 일본으로 몸을 옮기는등 수난의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힘들여 농사지어 놓으면 일본인들이 공출이라는 명목으로 강제로 걷어 가기에 '초근목피'로 연명했다는 말이 실질적으로 들려 온다.지주와 일본세력에 빌붙어 살았던 자들이야 먹고 사는 수난을 모르고 살아겠지만 태반의 민간인들은 하루를 어떻게 먹고 지내고 살아야 하는 문제에 목숨을 걸어야만 했다고 생각한다.

저자 이주인씨는 재일동포 2세로서 그의 혈육이 일제 강점기에 겪었던 어려웠던 시절과 한국 전쟁을 통해 한국으로 건너간 혈육들의 삶과 가족애,조국애등을 서사적이고도 인간미가 넘치는 에피소드, 체제와 이념으로 스러져간 한국 전쟁의 동족상잔을 실감나게 그려 낸 점이 오래도록 남을거 같다.또한 일본과 한국의 지리,산세,지명,(한국전쟁시)이념과 체제의 희생양인 한반도의 실정과 빨치산등으로 알려진 공산당원의 가입으로 체제를 연장하려 했던 이승만정권의 민간인 대량학살,국민보도 연맹등은 지난 역사의 과정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글의 주인공 소지로(윤종래) 집안과 부인 요코의 집안의 얘기를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소지로는 둘째 아들로서 큰 형과 어머니가 주신 뱃삯만 받고 혈혈단신 도일을 하게 된다.그는 남자다운 기질에 과묵하면서도 가족을 세세히 챙기는 전형적인 아버지상이며 요코는 남동생 고로를 끔직히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은 누나이며 고로는 고지식한 성격의 소유자이다.고로의 아버지는 염전 사업을 하면서 가계를 꾸려가는데 해방과 더불어 부모님과 함께 귀국을 하게 되고 '국가의 재건'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갖게 된다.

소지로는 군수공장에서 사장으로 일하는등 자수성가를 하게 되고 아들을 낳으려다 내리 딸만 셋을 낳고 네 번째 원하던 '다다하루'라는 남아를 얻으며 삶의 희망과 일에 대한 신념이 커지면서 내외적으로 좋은 일만 일어날거 같은데 고국에서는 힘없는 조선이 미국과 소련에 의해 양분이 되고 이념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한국 전쟁이 발발하면서 소지로는 본가와 처남의 안부가 걱정이 되면서 그의 회사 부하들과 밀항의 계획을 짜고 초계정과 풍랑도 아랑곳 하지 않고 기적적으로 자기가 살던 고향의 부모님과 처남,장인,장모와 해후하게 된다.

당시엔 젊은이들을 전선에 투입하기 위해 징용 담당자들이 가가호호를 다니며 색출하게 된다.마침 고로가 사는 동네에서 청년들이 군을 피하기 위해 동굴로 숨게 되는데 지나가던 북괴군에 의해 사살이 되지만 고로만 살아남게 되고 동네 이 씨 집안에선 고로를 첩자로 소문을 내고 호시탐탐 그를 죽이려 하는데 고로의 부모는 결혼하지 않은 외아들을 살리기 위해 뒷간에 임시 닭장을 설치하고 웅덩이만하게 흙을 파서 어두컴컴한 곳에서 어머니가 주는 음식을 받아 먹으며 목숨을 유지해 나간다.

소지로는 처남 고로가 이렇게 된 마당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궁리하던중 일본에서 데리고 가는 것보다는 '백동림'사단장을 주지스님으로부터 소개받고 소지로는 고로와 함께 산과 내,개울,아슬아슬한 군사도로,군트럭을 이용하여 백동림 사단장을 만나고 고로를 대한의 건아로서 멋진 군인으로 복무해 주기를 부탁하고 그는 다시 오던 길을 되밟아 고향과 처가에 당도하고 부모님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믿음을 보여 주고 고로가 군대 생활 잘 하고 무사히 만기 제대하여 부모님 모시고 잘 살기를 바라며 소지로가 살던 미타지로 돌아가게 되고 그를 기다리던 가족과 지인의 열렬한 환대 속에 묻히게 된다.

시대적으로 어렵고 먹기 살기 위해 혈혈단신했던 소지로의 인생과 대조적인 고로의 삶을 다다하루라는 주인공은 아마도 저자가 아닐까 한다.그가 듣고 자란 부모님 세대의 고초와 어머니를 통해 들은 외가의 삶을 실감나게 서사적으로 전개했다는 점과 한국 전쟁을 기회로 일본은 군수물자등을 통해 경제적 반사 이익과 성장을 거두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다.또한 어려웠던 시절 매형과 처남이라는 가족사를 통해 끈끈하고도 의리 넘치며 훈훈한 인간 관계의 맥을 잘 살렸다는 점도 이 글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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