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학의
박제가 지음, 이익성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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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가정이라는 것이 없다.한번 지나간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전철로 삼지 않고 귀감으로 삼아 보다 밝은 사회와 풍요로운 나라 만들기를 제대로 실천적으로 한다면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북학의'로 널리 알려진 박제가의 청국 기행기는 내편,외편,진(進)북학의로 나뉘어져 있고 읽어 가는 도중에 청국의 선진화된 문물과 청국인들의 지혜로운 생활 패턴등이 당시 조선사회의 실상과는 대조적으로 다가왔다.

1778년,1790년,1801년 세 차례에 걸쳐 청국 연경에 다녀오면서 청국의 농업과 상업,군사,사회제도등을 조목조목 세밀하게 나열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옮긴이의 정성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당시 조선의 양반제도등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나라가 살아갈 길이 무엇인지를 콕 짚어 준 선각자다운 면모가 무척이나 인상이 깊었는데 특히 당시 조선은 과거제도를 통해 어떻게든 입신출세를 해야 하는 강박증에 걸린거 같고 백성들은 관리와 백성간의 원활한 소통과 정보의 부족으로 국내 및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 나라를 이끌어가는 왕과 신하,사대부들이 사서오경 타령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정조가 승하하고 세도 정치가 판을 치는 마당에 백성들의 가난과 무지,생활고는 도탄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박제가는 '사농공상'중 상업을 가장 천하게 여기고 있던 조선사회의 실상과 나라의 가난을 상업을 통해 부유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상주의를 제시한 점은 높이 살만하다.조선은 협소하고 백성은 가난한데 백성이 경작에 부지런하고 나라는 인재를 등용하며 상업이 잘 융통되게 하고 장인들에겐 혜택을 내려서 나라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나라의 살길이 무엇인지를 잘 제시하고 있다.또한 먼 지방(중국등)의 물자를 통상시킨 다음이라야 재물을 늘리고 온갖 기구를 생산할 수 있다는 부분도 무역을 통한 국부를 늘릴 수 있다고 설파하고 있는데 그가 신유사옥의 주모자 임시발의 무고로 유배되고 그의 살아있는 뜻은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 채 조선은 세도정치,민란,외세의 개방 압력과 더불어 쇄국정책,일제 강점기등으로 조선후기는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오리무중으로 치닫고 말았던 것이다.

주자학을 신봉하는 당시 국내 사회분위기,사색당파와 왕실간의 권력다툼,수렴청정등으로 백성들은 죽지 못해 살아갈 뿐이었고 위정자는 눈 먼 봉사마냥 나라의 전도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절름발이 치세로 말미암아 외환을 자초한거 같고 박제가와 같은 중상주의의 선각자의 뜻을 제대로만 읽고 실천했더라면 이웃 일본보다도 몇 십년은 앞선 경제대국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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