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조선명탐정 정약용 1 조선명탐정 정약용 1
이수광 지음 / 산호와진주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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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탐정하면 냉철한 관찰력,추리력에 방대한 증거 수집을 할 수 있는 수사관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엄정한 법의 잣대,중립성 또한 요구된다.조선의 실학자이며 수많은 저서를 남기며 조선 후기 정조시대에 수원화성과 거중기등을 발명한 과학자이기도 한 정약용에 대해 또 하나의 별명이 명탐정이다.그는 정조의 신임을 받고 형조 참의라는 재판관이 되어 당대 벌어진 사고 사고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지 않게 하고 때론 관례를 벗어나 파격적인 법 논리를 적용하기도 하는등 명탐정으로 돋보이는 맹활약을 보여 준다.

 연재물로 기재되어 한동안 읽기도 하고 댓글을 달기도 해서인지 직접 읽어 보니 감회도 새롭고 느낌마저 새롭게 다가온다.조선 시대엔 주로 화재 사건으로 인한 처리가 대부분(조선왕조실록)이었으나 그가 저술한 흠흠신서에는 주로 살인 사건에 관련된 수사 과정을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그래서인지 연쇄살인,옥사사건,파직사건,권력 남용사건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저자는 흠흠신서를 토대로 팩트와 그의 상상력을 가미한 픽션이 오고 가면서 명탐정 정약용은 독자들에게 흡인력을 배가시킨다.또한 흠흠신서를 지었던 당시는 정조 임금을 둘러싼 권력의 암투와 서학으로 인한 천주교인 탄압으로 인해 정조의 고민과 정약용 일가의 연루로 어수선한 사회 상황도 감지하고 읽는 것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좋을거 같다.

 일단 살인 사건이 터지면 정약용은 시체의 부패 정도,사건의 전후,증거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과학적이고도 명쾌한 판부(판결)을 내린다.정조 임금이 이렇게 해라,저렇게 해라 해도 정약용은 엄정하면서도 중립적인 자세로 꼿꼿한 명탐정의 자세를 잃지 않는데 그로 인해 그를 시기하고 모략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진실은 결코 죽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이쯤에서 현 한국의 검찰과 수사관들은 과연 어떻게 살인 사건등을 조사하고 판결을 내리고 있는지 자못 궁금해지며 그들이 과연 한국판 포청천으로 올려 놓고 있는 정약용의 흠흠신서를 이해하고 실천적으로 법관으로서 중립과 냉철함을 유지하고 있을지를 생각한다.

 형조 참의로서 살인 사건을 진두지휘하고 옆에는 늘 오작인(검험관)인 여리(남장한 소녀)를 비롯하여 장영달,이정행,이여철등이 등장한다.특히 여리는 정약용의 뒤를 따르며 마음으로 사랑하게 되는데 정약용은 그를 사랑스럽지만 사건 처리에서는 일체의 지체함을 용납하지 않는등 공과 사를 분명하게 한다.특히 이정행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에 등장하게 되는데 정약용 부인의 초상화부터 고관 부인의 초상화를 지니고 있는데 살인 사건의 배후에는 이정행이 관여하지 않았을까 의구심이 많이 갔다.또한 정조를 길러 주신 어머니 정순왕후는 이정행을 의리의 아들로 삼으면서 한 패가 되고 조명근의 옥사 사건과 관련 정순대비의 일가뻘인 김도철이 연루되자 정약용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의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게 되는데 참으로 '오상고절'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또한 정순대비는 강이천을 시켜 서학인을 탄압하게 지시를 내리는데 정약용의 일가 친척이 많은 탄압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고 정약용만큼은 정조의 신의와 신뢰 속에 죽음만은 면하고 형 정약전과 함께 각각 강진과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되며 그곳에서 수많은 저서를 남기게 되는데 특히 목민심서는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정치서적이기도 하다.

 강진의 윤항은 이복 동생이 친부를 죽인 것이 원통하여 동생을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간을 씹고 배를 갈라 창자를 목과 허리에 칭칭 감고 자수를 해오는 모습과 이경휘가 친척이 남편을 잃고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논밭에 널브러진 이삭을 주운 것을 부풀려 최씨를 협박하자 삶의 궁지에 몰린 최씨는 자식들과 함께 저수지에 몸을 던지는 사건등이 가장 인상적이며 형조 참의 정약용은 정조가 내린 법의 관례와 정상 참작을 행함으로써 공정성과 합리적인 판결을 잃지 않는 모습을 초지일관 보여 준다.

 언제 어디서든 살인 사건의 이면에는 치정과 이해 관계가 대부분일 것이다.법의 준엄한 심판을 해야만 하는 수사관 및 재판관,권력을 남용하여 억울하게 막대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당하지 안해야 하는데 한국의 법은 아직도 공정하게 이행되고 있지 않고 짜맞추기식 수사가 횡행하고 있다.과학 수사는 세계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정작 법의 심판을 하는 재판관들의 머리 속에는 돈의 유혹에 못이겨 유전무죄,무전유죄의 법집행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싶다.한국은 아직도 가야야 할 길이 많은데 법의 선진화,검찰의 중립적인 정치 자세가 시급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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