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을 만났다.사람의 조상이 원숭이로부터 진화되었다느니 인류의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왔다느니 하는등 역사인류학에서도 거론되듯이 과연 인간이 물고기로부터 진화되어 왔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아가미'를 만나면서 도서의 두께는 얇지만 빨리 읽기에는 어려움도 있었다.등장 인물,스토리의 배경,스토리의 전개 방향등을 곰곰히 생각하지 않고는 빨리 읽어 가다간 작가의 의도를 간파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할아버지와 외손자가 살고 있는 외내촌 근처 호수에는 물풀이 무성하고 어느날 홍수가 지면서 불어난 물에 익사체가 할아버지 손에 의해 뭍으로 올라 오는데 그가 바로 곤(鯤)이다.뜻은 아가미라는 뜻이다.그 어린애는 부모를 잃고 결국 아가미 달린 몸으로 환생하게 되는데 귀와 목에 숨구멍이 달려 있다고 한다.그는 강하에 의해 내동댕이쳐지며 물을 뒤집어 쓰는등 살고 죽음을 정상인에 의해 시험을 받게 된다.또한 꼬리지느러미를 갖고 있는 곤은 강요된 심부름과 횟집 같은 곳에서 놀림감이 되기도 하는등 수많은 고초를 겪어 나간다.

 게다가 술주정뱅이 이녕이라는 여자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살고 그녀의 행패,부탁,잔심부름,돌보기를 묵묵히 하지만 결국 정신병에 걸린 이녕으로 인하여 곤은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이쯤해서 곤은 왜 인간 세상에 올라오게 되어 무시당하고 종노릇을 해야 하는지 참으로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할아버지와 강하는 소가 닭보듯이 무관심으로 대하는지 안타깝다는 생각과 곤의 운명은 무엇이며 그의 조상은 과연 인간이었는지를 생각해 본다.

 구병모작가는 외내촌과 호수 언저리라는 좁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촘촘하게 엮어가고 있다.사람과 물고기,물고기와 사람은 같은 생물이라는 전제하에 누군가에 버려지고 괄시당하며 온몸이 찢겨지는 고통을 견디어 내야 하는 과정이 사람과 물고기를 적절하게 조화시켰다고 생각하며,곤의 아가미를 통하여 짓밟히고 억눌린 자의 말 못하는 고통과 속으로부터 발산하려는 하소연을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살아서 좋은 일,남에게 해코지 하지 않는 선한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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