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게는 어릴적 부모님께서 객지에 나가 장사를 하셨기에 조부모님의 애정과 잔소리를 들으며 성장했다.부모님보다는 매섭지는 않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길을 건널 때는 신호등을 잘 지켜라,학교에 돌아오면 꼭 손발을 씻고 숙제를 한 다음에 친구들과 놀아라등 귀에 못이 박힌 말씀을 아직도 쟁쟁하다.그래도 손자,손녀를 위해 찬밥을 먹이지 않으려고 따뜻한 솥단지 안에 뚜껑을 덮은 밥을 국과 반찬과 함께 내주실 때에는 그땐 몰랐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왜 이리도 그 때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자애로움이 한없이 그리운지 모르겠다.할아버지는 많이 배우시진 않았아도 늘 속담과 격언을 섞어 교훈과 지혜가 담긴 말씀을 참으로 많이 해주셨다.훗날 사회 생활,아이들 가르치는데에 부지불식간에 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도 든다.

 19세기 후반 미국이 남북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국권을 수호하고 원주민인 인디언을 격리시켜 통치하기 위해 동부 지방에 살던 그들을 오클라호마주로 강제 이주시키며 죄없는 원주민들이 행군과 이주길에서 춥고 배고프고 허약해서 하나 둘 쓰러져 가면서 인디언들은 맥없이 무너지고 그들의 언어,문화,풍습등이 하나 둘 사라지는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또한 현재 미국엔 인디언의 후예(체로키족)들이 멸종 위기에 있음도 간접적으로 알게 되는데 저자 포리스트 카터는 어릴적 할아버지의 얘기를 바탕으로 주인공 '어린 나무'가 들려 주는 얘기는 처연하지만 인동초마냥 꿋꿋하게 삶의 희망을 놓치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비애와 지혜,사랑과 나눔,헌신등을 일깨워 주었던 시간이다.

 나(작은 나무)는 할아버지,할머니 밑에서 강제 이주 당한 산중턱에 오두막을 짓고 낮에는 할아버지와 위스키 제조,여우 잡기를 통해 살아가는 법을 익히고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먹고 성장한다.특히 할머니로부터는 인디언들의 고통을 참는 법을 배우는데 육신과 영혼의 고통법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들려 준다.산과 흙을 벗삼아 할아버지의 수발이 되어 주고 심부름도 하면서 착한 어린이로 성장을 하는 나는 윌로 존(두 명 모두 유대인)를 통하여 교회에도 나가게 되고 귀가 어둡고 건망증이 심했던 와인 씨를 통하여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가 있었던거 같다.

 주관이 뚜렷하고 삶을 자연과 함께 긍정적으로 살아가시던 할아버지,할머니께서도 나이가 드시고 쇠약해져 내 나이 열 살이 되던 초겨울에 돌아가시고 할아버지,할머니는 죽어서도 영혼만은 함께 있고 싶어하셨던 마음을 헤아려 다정하게 한 자리에 모셨다.그리고 기르던 개마저도 죽게 되자 날짐승,들짐승들에게 뜯겨 먹히지 않도록 시체를 단단히 흙으로 묻고 그 위에 돌멩이를 쌓아 놓았던 것을 통하여 어린 나무는 자연과 인간은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육신은 없어지고 진토가 되겠지만 영혼만은 오래도록 살아 숨쉴거란 믿음으로 충만해 있음을 알게 된다.

 쇠락하고 몰락해 가던 인디언의 후예로서 당당히 살아가고저 했던 어린 나무는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조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 속에서 훈육을 받으며 인디언 고유의 풍습과 언어,생활 태도를 올곧게 전수받아 어엿한 청년으로 자랐으리라 여겨지며 바람직한 생활 방식이 무엇인지도 한 수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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