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원초적 자문자답을 하게 될때가 있다.과연 먹고 살기 위해서인지 사랑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권력과 명예,부를 쫓기 위해 허덕거리며인지는 각자가 처해 있는 입장과 생각,가치관,실천력에 의해 달라지리라 생각을 한다.이미 물신이 팽배되어 있고 자신의 욕구,욕망이 달성되지 않을 때엔 도덕과 윤리는 안중에도 없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먼저 챙기는 것을 흔히 보고 듣고 있으며 그 만큼 현대라는 사회는 지식과 산업,자본은 발달되어 있지만 정작 인간답게 살아가는 모습은 오히려 산업이 덜 발달된 사회가 그나마 옹기 종기 모여 정답게 살아가며 자급자족으로 욕심을 내지도 않고 평화로운 모습을 견지했고 그 시절이 그리운건 나만의 사치스런 기억은 아닐 것이다.

 또한 인간의 본능은 과연 무엇일까,배고픔을 채우기 위해,무언가가 되기 위해,일탈의 삶이지만 향정신성에 의존하고 굶주린 육욕을 채우기 위한 존재일까라는 생각이 이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끊임없이 뇌리에 남아 있다.인간은 문명의 발달과 발전을 도모한답시고 어딘가로 향하고 무목적론적으로 확대를 해나가고 있다.그러나 정처는 없는듯 하다.부모의 DNA 즉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는 타고난 환경적 요인도 인간의 본성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끼치고 겉으로 드러난다고 본다.

 새장 안에 갇힌 붉고 여린 새 한마리가 목이 말라 물 한모금 마시고 몸을 비척이는 순간 이때다 싶게 새장 안을 기던 구렁이 한 마리에게 먹히고 구렁이는 잡히고 몸둥이를 가르니 가녀린 새는 숨이 멎은채 가녀린 약자의 모습을 상징과 응축으로 보여주는 얘기로 시작되는 나카무라후미노리의 이야기는 인간의 본성과 권력,잃어버리고 사라진 인간의 선과 악,윤리와 도덕성을 사유하게 한다.

 교도관의 일상을 그린 이 작품은 살인을 해야 할 정당한 이유도 없이 지천에 깔려 있는 벌레같은 미물을 아무 생각없이 발로 밟고 죽이듯이 살상을 하고 감옥에 끌려 오며 세인들은 죽어도 마땅하다며 범죄 당사자에게 사형의 목소리를 드높이고 주인공 '나'는 고교시절 알고 지내던 여친들과의 만남,덧없는 섹스,또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자위행위,죄수들과의 대화,연민,그리고 세상은 착하게 변하기를 바라지만 갈수록 사람이 사람을 무섭게 만들어가며 여기에는 권력 또한 가증스러울 정도로(그 사회의 인습,법률 구조에 의해) 인간의 목숨을 파리보다 더 가볍게 여기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사람을 죽이면 응당 그에 따른 댓가를 치르는 것은 인지상정이고 사회가 정한 법에 따르는 것 또한 수긍해야만 할 문제이다.다만 이 글에서처럼 사형수가 사형 처분이 행해지는 날,사형 집행인의 미스와 기계 동작의 오류로 사형수의 목숨이 잠시 부지될때 사형장에 입회한 검사는 유도 실력이 쟁쟁한 교도관을 시켜 둔치로 죽음의 불구덩이로 빠지게 하고 그 사형수는 죄값을 치르게 된다.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죄수의 회한과 정령이 또 다시 악의 정령으로 살아나 사회가 암울하고 비도적이며 비윤리적인 방향으로 치닫지 않을까 한다.

 살인은 정당화 될 수가 없다.아울러 모든 늘어만 가는 사회의 거대 세력을 끌어 안고 가기엔 너무나도 버겁고 생각이 거기까지 미칠지도 미지수이지만 사형이 존재하는 나라인 일본에서의 얘기일테지만 사형수를 죽인다면 검사 역시 사람을 죽이는 행위가 아닐텐가라고 저자는 휴머니즘의 상실과 암울한 사회 구조를 탄식한다.아무런 이유도 없이 신혼부부를 살해한 '야마이'라는 사형수는 교도관인 '나'에게 편지를 보내와 야마이의 생각의 실타래기를 전해 주는데 아마도 '나'는 야마이에게 든든한 교도관의 모습으로 다가왔는지 모른다.자신에게는 형이 존재하지 않지만 자신만의 생각으로 '나'를 형으로 삼고 싶다고 맺는다.

 무언가가 되고 싶고 확대 재생산을 빌미로 산과 강은 파헤쳐지며 황폐화됨과 동시에 인간의 본성 또한 자연의 선함의 모습에서 굶주린 뱀의 악아리마냥 누군가를 죽여야 하고 그 정당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회는 갖은 자,힘있는 자로 이동해 나간다고 본다.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 싶고 그 이상향을 꿈꾸어 가지만 한 번 맛들인 권력과 힘,명예를 놓치고 싶어하는 바보도 없을거라 생각한다.돈,권력,명예와는 무관한 '나'이지만 강자가 약자를 짓밟고 인명을 미물로 생각하고 대하는 비정한 사회에서 벗어날려면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고 보듬어 주고 실천하는 참된 의식인이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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