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승려는 북벌을 꿈꿨다 1
이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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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유억불'정책을 왕조의 요체로 삼았던 조선에서 승려가 북벌에 대한 강한 의욕과 구체적 계획을 세우며 실천에 옮기려 했던 이 소설을 접하면서 강한 호기심과 지적 자극을 받기에 충분했다.역사학자 이덕일 작가는 주로 왕조와 구체적 사실을 열거하고 조명했던 분으로 각인이 되어 의아스럽기도 했지만 한반도의 산과 물을 따라 걷다 보면 산 모퉁이 한 쪽에는 들어봄직하기도 하고 처음 본듯 하기도 하는 산사가 호젓하고도 중생의 아픔을 달래기라도 하듯 웅장하면서도 자비롭기도 하며 국난을 맞이할 땐 위기를 극복하는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했음을 상기하게 된다.

 작가는 숙종 실록을 통하여 이 글을 써내려 가는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조선은 개국 때부터 도읍지를 한양으로 할것인지 계룡산으로 할것인지 의견과 주장이 분분했었는데 이성계는 결국 정도전의 의견을 수용하여 한양으로 천도 결정을 했는데 풍수지리적으로 한양은 멱목산이 앞을 가리고 경기 하남 남쪽이 탁 트여 있어 외적의 침입이 쉬워 천도후 200년 후엔 커다란 국난의 위기가 있으리라는 무학대사의 예언을 무시했던 것은 태조의 실수였는지 미래에 대한 혜안이 부족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현대 사회는 정당 정치요 여론이 대세를 이끌어 가는 것이 주된 정치의 흐름인데 조선의 인조 이후엔 동인과 서인이 갈라지면서 당쟁이 가속화되고 사색 당파는 가열화 되면서 서로 죽여야 성이 풀리고 그래야만 자신들의 세상(환국)이 돌아오며 온갖 권한과 권력을 앞세워 탐관오리라는 명목을 내세워 힘없는 민중들에게 '이어령 비어령'식의 세목을 내세워 수탈해 가는 등 가렴주구는 심화되고 심지어는 죽은 아이의 몫이라고 황구첨점마저 일삼는등 조선의 국내 상황은 썩을대로 썩어 빠진 형국이었다.

 여기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을 보면 모두가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운부,이영창,장길산,김춘택,한중혁,일여,옥여,묘정,최상중,장희재,이시도가 작가의 재치있고 사실과 가까운 리얼리즘에 입각하여 조선 왕조를 멸하고 농민이 주인이 되어 미륵의 나라를 세우려고 조선 전국의 승려들을 조직하고 이영창을 한양으로 파견하면서 숙종을 제거하여 보란듯이 그들이 꿈꾸는 이상향의 새나라를 세우는데 온 힘을 쏟아 붇는다.

 비록 국체는 억불숭유 정책을 띠고 있었지만 국난에 처했을 때에는 승려와 불교의 힘이 컸음을 알게 되는데 서산대산와 사명대사의 역할이 컸으며 때론 전쟁 휴전을 담판 짓기 위해 도일했던 사명대사의 돋보이는 외교술은 역사가 말해주고 증명하고 있다.숙종도 불교가 국가의 위난을 지켜 주고 든든한 방패막인 것을 알고 도처의 사찰의 구심체적이고 든든한 존재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리라.

 또한 운부를 중심으로 하는 조선을 갈아 엎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려는 데에는 정몽주의 13대 후손 해상 진인과 최영 장군의 후손의 만주 고토 회복을 위한 심산도 그들의 개국과 환국에의 열정은 더욱 컸다고 생각이 든다.특히 운부는 중원 예부상서 왕희의 조카로서 명나라가 멸망하면서 남경을 도망쳐 해상에서 표류하다 뭍으로 올라와 소백산에서 승려가 된 사람이기도 하다.

 1부는 개간을 빌미로 중인들의 돈을 걷어 모아 남인(장희재가)들을 엎어 치우고 서인들의 세상이 되며 환국을 맞이하게 되며 숙종이 왕위에 오른지 4번째 환국을 맞이하게 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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