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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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역시 교육 왕국이다.아버지와 어머니는 뼈빠지게 일터에서 시름하고 한 달 버는 수입의 몇 십 퍼센트,아니 마이너스가 되어도 자식의 앞 길이고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죽음도 불사한다는 관념은 전세계 한국 밖에 없을 것이다.어느 나라든 부모가 자식이 독립하기 전까지 지원하고 배려를 하는 점에선 대동소이하지만 유난히 일등주의에 쫓기고 앞가림 잘 하기 위해 부모 특히 어머니가 자식에 대한 신경쓰기는 전 세계 1위이고도 남는다.

 부부가 하나가 되어 가정을 지키고 사랑의 보금자리 사랑의 완성을 키워 가야 할텐데 이 글은 자식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 몸을 팔고 사랑했던 남편과의 금슬에는 금이 가면서 머리 속에는 양심이 무너지며 모든게 돈과 연관되며 일종의 비지니스적 관점에서만 세상이 돌아가고 남는 것은 고독과 절망,갈망,상실 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방의 한 소도시에 신시가지가 조성이 되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역시 학군으로 나눠지면서 있는 집안,없는 집안 역시 구획되며 투기꾼들 역시 군침을 흘리면서 신시가지에 부동산 매입에 혈안을 올리게 된다.고교시절 절친하게 지내던 주인공과 주리는 어느 덧 중년 문턱에 이르지만 둘의 현재의 삶은 확연하게 다르다.주리는 꽤 있는 집안에 시집을 가고 주인공은 대학 시절 마음으로 만난 남편과 평범하게 살아가는 상황으로 아들 정우의 특목고 준비를 위해 친구 주리를 만나면서 학원비를 벌충하게 된다.

 친구 주리는 돈이 돈을 낳고 돈으로 모든 것을 환산해 내는 본능이 강렬하다.속칭 비지니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동물 같은 감각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그녀가 신시가지에 분양받은 오피스텔은 스튜디오로 사용예정이었지만 실은 1회용 섹스 공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주인공 나는 주리를 만나 학창 시절의 순수했던 우정과 사랑은 퇴색되고 폰팅과 번팅으로 화대를 받지만 돌아서면 남는 것은 고독과 허탈함 뿐이다.자식이 뭔지,자식을 위해서라면 남는 장사를 해야 하고 늙어서 원망받지 않고 살아가야 하므로 남편 아닌 다른 남자와 몸을 섞어야만 하는 것이다.

 도적질로 시작해서 여자의 뒤꽁무니만 따라 다니는 치한 같은 존재,옐로를 만나 그의 삶을 듣고 죽은 전처에서 난 자폐아 여름이를 보살피고 정을 주면서 어느 덧 나는 남편의 사랑에서 멀어지고 정우에게 쏟는 열정과 희망은 빛이 바랜다.오히려 자신이 계모일까 싶을 정도로 남편과 정우에겐 관심이 식어가고 옐로라는 남자와 여름이에게 마음을 두게 되고 만다.

 어느 시대,어느 나라든 돈이 귀신도 부릴 정도로 돈으로 모든 것을 계획하고 만들어 가며 결정해 버리는 시대이다 보니 돈 버는 재주가 없는 사람,돈이 따라 주지 않는 사람은 평생 시대의 거지처럼 살아야 할 판이라는 생각이 든다.학원비가 아무리 비싸고 주위에서 사회에서 아무리 1등주의가 판을 치고 좋다고 하더라도 몸을 팔아 가면서까지 자식의 학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애처롭기까지 하다.비록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이지만 한국 사회의 교육문제,불안 증폭의 인식 구조는 일개인의 문제로 끝날 것이 아니라 한국을 이끄는 지도자의 교육 개혁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우리 모두는 '재화의 감옥'에 살고 있지만 마음의 중심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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