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성의 분노와 논리적 증오"로 이 글은 시작한다.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 60주년,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실시된지 50년이 되는 이즈음,한국 현대사의 정치,경제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외침은 식을줄 모르고 화롯불의 불씨마냥 늘 온존해 있다.

 소설은 말그대로 작가의 상상과 더불어 있을 법한 일상의 얘기를 씨줄과 날줄로 멋드러지게 엮어 독자들의 감흥과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여론을 형성하는 무서운 힘을 갖고 있다.

 조정래작가의 대기업이 갖고 있는 구조적 모순과 사업주의 비리,정경유착,권언유착등을 그린 ’허수아비 춤’은 존재는 하지만 주인의 힘과 지시에 의해 이리 저리 흔들리는 줏때 없는 실세들의 밥그릇 챙기기를 통하여 기업의 폐부를 적나라하게 보는거 같았다.

 태봉과 일광그룹의 얘기를 통하여 그 나물에 그 밥의 전형적인 한국경제의 비리의 온상을 보여주고 있으며,일광회장의 철옹성같은 막대한 힘과 내리찍는 명령 앞에 윤성훈,박재우,강기준 3인방은 "예 썰"로 예스맨이 되고,그들은 회장의 의도 및 지시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실행에 옮기는 현대판 로봇의 존재가 아닌가 싶다.

 경제개발 50년에 정치와 경제력이 동시에 진입한 국가는 역사상 유례없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 뜻이 있고 깨우친 인사들의 피눈물 나는 민주화의 외침 앞에 군부는 아스팔트 위의 민주화의 절규 앞에 무릎을 꿇게 되지만,GDP만을 앞세운 수치만으론 참다운 행복한 경제라 부를 수가 없다.

 1970년대 전태일열사의 인간답게 살고 싶어 고박정희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을 보면,정말 열악하고도 인간답지 못한 삶이 얼마나 비참했을까? 그리고 그는 내일의 밝고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한몸을 불사르고 함께 행복을 누리는 삶의 밀알을 뿌리고 간다.

 소위 경제사범이라는 사람들은 돈 많겠다,뒤배경 든든하겠다,비록 여론에 못이겨 어설픈 법 앞에 무릎을 꿇는척은 하겠지만 끓어 오르던 여론이 식어 가는 냄비 여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다시 사회로 복귀하여 위풍당당 수많은 직원들을 호령하고 또 다시 그들만의 살길을 도모하고 획책해 나가는 것을 우리는 신물이 나도록 듣고 보아왔다.

 일광의 회장은 한 번 콩밥을 먹었으면 정신을 차려야지,그것도 모자라 장남을 후계자로 내세워 재산권 불법상속,경영권 불법 승계를 암암리에 자행한다.이를 위해 정,관,법,언에 전방위 로비 및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비자금 조성팀을 보노라니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비자금 조성팀은 마치 대입수능시험의 시험출제자마냥 몇날 몇일을 성역으로 만들어 행여 바람이라도 들어올까 돈챙기기에 물샐틈이 없다.

 비자금문제는 회장 직속 정보체계로서 라이벌 그룹의 담담자를 스카우트하기도 하고 그들의 로비망은 행정부,사법부,국정원등이고 구체적인 인사는 검찰총장에서 7급 세무공무원,일선기자에서 언론사사주까지 포섭하는 꼴이 된다. 돈 앞에선 권력도 명예도 한 조각 휴지같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양심 또한 어디에 내팽겨쳤는지도 모르겠다.

 일광의 3인방은 등산,요정,골프,해외 여행(스톡옵션조로)을 기웃거리며 회장의 허수아비 역할을 하게 되고,그나마 양심과 비자발적 복종을 외치는 전인욱,허민등은 ’경제정의실천연합회’의 시민단체의 대표로서 대기업의 행태를 고발하고 인간답게 모두가 행복을 누려 보기를 실천으로 옮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투표로서 정치혁명이 일어났다면 이제 경제혁명은 해당기업의 물품을 사지 않는 ’불매운동’으로 확산되기를 학수고대한다.일본처럼 비리,오직등의 혐의가 레이다망에 포착되면 ’특수수사부’를 설치하여 성역없이 수사하고 응분의 죄값을 치뤄야 할것이다.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한국이지만 피부로 느끼는 행복 경제는 100위권을 벗어났다고 하니,행복 경제지수가 오르려면 한국형 ’포청천’이 하루 빨리 등장해 주었으면 한다.

 작가의 리얼하고도 현장감 있는 문체와 흔들림없는 경제 민주화의 신념이 ’허수아비 춤’은 농밀하게 전해 주고 있다.이젠 돈의 권력 앞에 흔들리는 국민의식보다는 경제정의가 무엇이고 다수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할때라고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