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나라나 20세가 되면 성년이 되고 인생의 푸른 꿈을 안고 삶을 설계하며 일과 사랑,야망,풋풋함등으로 가득차 있을 것이다.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피가 끓는 시기가 20대라고 하니 이 이야기의 주인공 다무라히시오씨의 여정을 따라가 봤다.

 우리나라처럼 일본에서도 대학에 떨어지면 재수생활(로-닌)을 하는데,다무라는 어지간히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지 지긋지긋한 나고야 촌뜨기에서 벗어나려 일본의 서울,도쿄를 향하여 시티보이를 꿈꾸게 된다.일류 대학은 아니더라도 승가 대학이라도 들어가는게 꿈이라고 하니,역시 일본도 도쿄와 지방간의 차별 대우가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섯 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다무라의 청춘 이야기 속에는 미숙한 인생경험으로 첫 사랑 나오코를 만나면서도 숫기없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임하고,결혼할 나이가 되자 나고야의 어머니는 도쿄의 친구 딸과의 만남을 주선하게 되는데,역시 맞선자리에 캐쥬얼 차림이라니,개성은 편안함은 좋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고야의 아버지 사업이 위기에 처하자 더 이상 대학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자 다무라는 꿈꾸던 음악 평론가보다는 현실에 맞게 기획사를 차리게 되는데,평소 칠칠치 못하다고 생각했던 모리시타가 먼저 결혼에 골인을 하고 다무라는 모리시타의 결혼을 접하면서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이 글이 1979년부터 1989년까지의 다무라의 청춘 스케치인데 굵직굵직한 해외 뉴스도 함께 접할 수가 있었다.가수 존 레넌의 암살 소식,올림픽 유치확정이 나고야가 아닌 서울로 확정되는 장면,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붉은 이데올로기의 해체등이 다무라의 나이 30이 가까워지면서 꿈과 이상이 와르르 무너지는듯한 허전함을 느꼈을 수도 있었겠다.

 청춘은 이미 갔고 인생만이 남아 있을 뿐이라는 자조 섞인 말투에 현실 인식을 제대로 했을거라는 생각과 다무라가 집을 나와 기획사라는 울타리에서 또 다른 인생을 향하여 전력투구하리라 생각이 든다.

 지나간 20대의 모습은 나름대로 설레이고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은 욕망이 있을게다.하지만 20대의 잔잔한 쓴맛 속에서 인간은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는 20대가 그리워지고 좋았던 시절이라고 회고할거 같다. 

 이 작품이 저자의 이력가 맞물려 자전적인 냄새가 나는걸 보니,읽는 내내 글의 전개가 경쾌하면서도 뭔가 아쉽고 후회스러운 점도 엿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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