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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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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은 본능에 지배를 당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눈앞에 바나나가 있으면 무조건 먹으려 한다. ‘먹지 않는다.‘ 라는 선택의 여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즉,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을 갖추면서 본능으로부터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바나나가 눈앞에 있어도 먹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바나나를 정물화의 모티프로 삼기도 한다. 선택의 여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본능이나 욕구에 현혹되지 않고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기울이게 되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즉 무엇이 ‘의무‘인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그런 깨달음을 따르는것이 자유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행위는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자유가 냉엄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런의미에서다. 하지만 자신의 꿈에 다가가려면 자유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니, 반드시 자유로워져야 한다. 나는 경험을 통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어쨌든 기획을 세우려면 자유로워져야 한다. 관리받는 편안함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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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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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라고 말하며 시몽은 전화를 끊었다.
전화박스 밖으로 나오면서 그녀는 화장실의 거울 앞에서 기계적으로 머리에 빗질을 했다. 거울 속에는, 방금 누군가에게
"사랑해." 라는 말을 들은 얼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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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이바노비치의 눈에 그의 막내동생은 심장이 반듯하게 놓인(그는 이 말을 프랑스어로 표현했다.) 매우 훌륭한 청년이었다. 하지만이성적인 면에서 볼 때 그는 꽤 기민하긴 하지만 순간적인 인상에 쉽게 좌우되고 그로 인해 많은 모순을 지닌 청년이었다.
455쪽

그 결핍이란 선하고 정직하고 고결한 열망이나 취향의 결핍이 아닌 생명력의 결핍, 즉 마음이라고 불리는 것의 결핍, 인간으로 하여금 무수하게 놓인 삶의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그 하나만을 바라게 만드는 갈망의 결핍이었다.
4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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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을 기억해야지, 나는 생각했다. 바람의 방향, 나뭇잎의 색깔, 금세 헝클어질 구름의 모양까지, 그래서 우주에게도 언어가 생기면 이 순간에 대해 긴 이야기를 해 주리라. 이제부터 나는 우주의 모든 순간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우주와 세계를 이어 주는 매개이자 그 존재를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게 될 전령이며, 동시에 우주가 자라나는 과정을 증언해야 하는 증인이니까. 나는 그 역할들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단 한순간도 우주에게 암흑 따위를 상상하게 하지 않을 터였다. 그날 산책로의 나무 아래서 오직 그것만이 내 삶의 확실성이 되었다.
11쪽

그러나 죄를 모른다는 건, 그 순진함 때문에 언제라도 더 큰 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49쪽

그날, 나는 리사를 이해하는 이 세상의 마지막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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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책이다. 그런데 나는 술도 잘 못 마시고 별로 안 좋아하니까 공감할 이야기가 별로 없을 것 같아,라며 관심도 안 두었는데.

이런 ㅋㅋㅋㅋㅋ

누워서 읽다가 정말 현웃이 터진 책이었다. 취해서 음주운전을 하는 건가 싶었는데, 노래방 리모컨이라니. 진짜 ㅋㅋㅋㅋㅋ 내가 너무 작가님을 얕봤던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니 술이 나랑 관련이 없긴 무슨. 나도 어지간히 술과 관련된 역사가 있었다. 혹시 이 책이 사람들을 주제 파악 시켜주는 책이라서 입소문을 탄 것이 아닐까?

 

 

 

나의 첫 술. 대학교 입학한 후 엠티였나,

(아무튼 다시 대학을 간다면 나는 철저히 아싸로 내 마음대로 지낼 것 같다. 그때는 중고등학교 내내 학교에서 시키는 것은 그냥 해야 되는 건 줄 알았던 순진무구함이 있던 때라 대학에 입학하고도 학교에서 하는 것은 다 해야 되는 줄 알았던 시절이다.) 주량이 얼만지도 모르고 게임하면서 후배들을 주로 공략했던 선배들의 모략에 필름이 끊기고, 포스트모던해졌던(책을 보세요) 나.ㅠㅠ 나를 마음에 들어 했던(?) 동기가 화장실에서 등을 두드려주었다던데,(이후 발전 관계없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술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되었다. 에휴~

 

 

 

술에 대한 경계심을 대학교 2학년 때까지 가졌는데, 그 말은 2년 내내 술과 함께 지냈다는 이야기이다. 공강 시간에도 마시고(안주는 새우깡만 있어도 오케이) 수업이 끝난 후에도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선배들이 부르면 또 마시고, 거의 해가 떠있을 때 귀가한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엠티를 가면 술 마시는 사람들 틈에 있다가 밖으로 나가서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있다가 추우면 다시 실내로, 지겨우면 다시 실외로 왔다 갔다 했다. 이유는 술 취해서 잠이 든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자유롭게 자는데 편하게 잘 수 있는 공간이 늘 없었다. 여러 사람들과 엉켜서 자는 게 싫어서 꼴딱 밤을 새우기 위함이었다. 어렴풋이 5시(새벽인지 아침인지, 책을 보세요)가 되면 술꾼인 복학생을 중심으로 대여섯 명이 남았는데, 살아남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니 어느새 술 잘 마시는 사람으로 포장이 되어 있었다. 게다가 나는 술을 마셔도 표면적인 변화가 없는 사람이었다. 에휴~

 

 

 

그렇게 소주로 보낸 2년. 3학년 때는 집단적인 문화가 싫어서 친한 소수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유롭게 지냈고, 4학년 때는 정말 열심히 취업 준비를 했다. 그리고 취업을 하고 나서, 맥주를 만나게 되었다. 대학생 때 2학번 위 선배가 맥주 마시고 취하면 애미애비도 못 알아본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는데, 이유는 신규 시절 회식 때 맥주를 마시고 집에 못 올 뻔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X가 나를 아바타처럼 조종해서 버스에 태우고, 버스에서 내리게 하고, 내가 서있을 힘도 없어서 앉아있던 버스 정류장으로 와서 택시를 태우고 집에 데려다주었다. 에휴~

 

 

 

한숨만 나는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점심, 저녁 술을 마실 수 있을 때마다 술을 마셨는데, 맥주나 샹그리아 같은 술을 계속 마시다 보니 술을 좋아하게 되었다. 1~2잔으로는 취하지도 않고, 시원한 목 넘김이 여행지에서 갖게 되는 행복감을 증폭시켜주었다. 그 향수가 남아 한국에 왔을 때도 한동안 맥주와 와인을 마셨다. 그리고 여행을 가면 당연히 저녁때는 술을 마시고,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서 숙소에 와서 또 마시고 또 마시고 그랬다. 그리고 그 버릇이 이어져 한국에 와서 맥주를 잔뜩 냉장고에 사다 놓고 퇴근하면 마시고 마시고 마시고 주말에는 프리미어리그 보면서 마시고 마시고 마시고 그랬다.

 

 

 

그럼 요즘은? 요즘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작년 4월에 직장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거의 한 달 내내 퇴근하고 혼술을 했는데, 그 여파인지 잘 찌지 않던 살이 쪄버린 것이다. 그리고 나보다 더 술꾼인 아빠가 나 때문에 술을 더 마시는 것 같아(무언의 경쟁구도?) 그냥 먹기 싫어졌다. 내가 냉장고에 채워놓은 맥주를 아빠가 가끔 마시는 것부터 못마땅했고, 누가 더 많이 마시나 경쟁하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경쟁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경쟁을 하게 되면 양보하거나 물러서는 편이다. 물론 아빠한테 나랑 술 먹는 거 경쟁하냐고 확인한 적은 없고 그냥 나의 느낌이다. 그렇게 점점 술 마시는 횟수가 줄다 보니, 술맛을 좀 잃은 것 같고, 술이 땡기는 스트레스도 거의 없던 2019년이었기에 어느새 내가 술과 관련 없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아, 술 이야기 하다 보니 술이 땡기는데 집에 술이 없다. ㅠㅠ 이 책은 주제 파악 시켜주는 책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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