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이 찍은 얼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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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이 찍은 얼굴
 

이 얼굴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이 가난한 지게꾼의 표정에서 삶의 의미를 읽을 수 있었다. (부산,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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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이 찍은 얼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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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식이 찍은 얼굴 2
 
어린이 사진의 핵심은 자연스러움에 있다. 비연출로 생생한 순간을 잡아 외양만이 아니라 내면의 표현까지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언제 셔터를 누를 것인지가 중요하다. (부산,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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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을 위하여 20선]<11>붉은 벨벳 앨범 속의 여인들









◇ 붉은 벨벳 앨범 속의 여인들/김애령/원미혜 엮음

《“성매집결지 여성들과의 만남은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선정적이거나 단편적이라는 반성적 질문에서 출발했다. ‘성매매 근절’이라는 당위는 확고해 보이지만, 그것이 대상으로 하는 그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공간’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추상적이며, ‘합법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이 한편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그 공간을 살아가는 여성들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색안경 벗고 본 성매매여성들

이 책은 서울 용산역 주변 성매매집결지에서 삶을 꾸려 온 아홉 명의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성매매로 생계를 이어 가는 ‘아가씨’와 호객행위를 해 손님들을 데려오는 ‘펨푸’, 그들을 관리하는 업주들…. 이곳을 삶의 터전이자 근거지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이 삶의 내력을 털어놓는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연구자와 인터뷰 대상자의 두세 차례에 걸친 만남(인터뷰)을 바탕으로 정리된 글은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성매매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그들이 성매매업소에 오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나름의 삶의 방식을 살펴본다

위법 혹은 타락이라는 색안경을 벗고 살피면 이들 역시 끈끈한 인간애와 정이 넘치는 평범한 인간이자 열악한 환경을 감수하고 억척같이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기 위해 애쓴 주변의 이웃들이기도 하다.

일을 처음 시작하고 난 뒤 아이들을 성매매집결지에서 키워야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는 업주는 데리고 있던 ‘아가씨’들과 마주쳤던 이들을 통해 이곳 역시 어떻게든 삶을 꾸려 가려는 이들이 모인 공간임을 알려준다. 데리고 있던 아가씨에게 ‘다시는 이런 곳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말해 주는 업주, 성매매업소를 소개해 준 친구를 원망하기보다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알려준 것뿐’이라고 담담히 말하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이들이 이곳에서 하루를 꾸리며 살고 있다.

성매매공간은 이들에겐 삶의 터전이자 직장이기도 하다. 어떤 여성들은 그 일을 엄연한 노동의 일종으로 받아들이고 생활을 이어 간다. 성매매 단속이 심해지고 집결지가 폐쇄돼 이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들에게 ‘직장의 파산’과도 같다. 이곳밖에는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는 여성들도 있다. 배우지도 못했고 아는 것도 없기 때문에 한번 발 들인 곳으로 계속 가게 됐던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체념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고민하거나 주어진 일상생활 속에서 활발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통념을 깨기도 한다.






병원비 100세까지
반복보장 상품출시


자동차전문기자의
살아있는 시승기




수용소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혼을 했지만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리다 ‘자유’를 택하기 위해 다시 용산으로 돌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는 이곳을 떠나 사회로 돌아가는 것이 때로 이들의 삶에 더 큰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 주기도 한다.

책에 실린 인터뷰는 최대한 어투까지 살려서 녹취록과 흡사하게 옮겨 놓았다. 인터뷰는 2004년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성 판매 여성들의 전업 문제 등 현안을 위해 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을 이해해 보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특정한 주장이나 대안 제시는 없지만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살린 글들은 이들에 대한 사회의 몰이해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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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말말말] 바지 내리면 믿겠나 … 땅을 사랑한 것일 뿐 … 예스 위 캔 [중앙일보]


 


지난 무자(戊子)년은 곡절 많은 한 해였다. 의욕적으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정치적 갈등과 미숙한 현안 처리로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거친 인터넷 문화가 한 연예인의 목숨을 빼앗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위기의 진원지 미국은 첫 흑인 대통령을 뽑으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세대 스포츠 스타들은 올림픽 등 세계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올 한 해 사람들의 입에 회자한 말들을 추렸다.



MB 1년

◆“비가 올 때는 우산을 뺏지 말아야 한다.”=이명박 대통령, 10월 13일 라디오 연설에서 경제위기 속에서 흑자 도산하는 기업이 없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하는 것일 뿐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 2월 22일 절대농지 보유로 투기 의혹을 사자 이를 해명하면서(박 후보자는 닷새 뒤 자진 사퇴했다).

◆“저는 속았습니다. 국민도 속았습니다.”=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3월 25일 국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4·9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의 공천이 “무원칙의 결정체”라고 주장하며.

 ◆“저한테 숨겨진 키다리 아저씨가 한 분 있다.”=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10월 29일 18대 총선을 앞두고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자꾸 말썽이 생겨 동생에게 미안하다.”=노건평씨, 12월 1일 대검 중수부의 조사를 받은 뒤 귀가 중 기자들에게 혐의를 부인하며.

◆“진실의 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외교통상부 당국자, 12월 11일 중국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제6차 6자회담 3차 수석대표회의가 끝난 뒤 북한의 과거 핵활동을 검증하는 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 부자가 된다.”=이명박 대통령, 11월 25일 미국 LA에서 열린 동포 리셉션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10월 19일 금융위기와 관련해 “ 우리가 이 상황을 버텨내면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며.

금융 위기

◆“지금의 위기는 100년에 한 번 있을 신용 쓰나미다.”=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 10월 23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자신의 저금리 정책이 거품을 불러왔다는 비판에 대해.

◆“망했다.”=샌드라 맨즈크 미국 맥스암 캐피털 매니지먼트 회장, 12월 12일 희대의 금융사기를 친 버나드 메이도프에게 2억8000만 달러를 물렸다며.

◆“미국의 무책임한 금융 시스템이 전 세계 경제위기를 불러왔고, 그런 무책임 때문에 미국은 신뢰를 잃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10월 1일 내각 회의에서.

◆“지금까지 (펀드) 환매를 못한 것은 개인의 탐욕이나 기대심리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한상춘 당시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10월 16일 한 TV 토론에서 주식·펀드가 반토막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세계를 전대미문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대미문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이명박 대통령, 11월 22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16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중에 열린 ‘CEO 서밋’에서 아시아 경제 부상의 시사점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지금 투자하지 않는 건 노년을 위해 성욕을 아끼는 꼴이다.”=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9월 24일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금융위기 와중에 골드먼삭스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미국 대선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버락 오바마, 11월 4일 대통령 선거 승리 연설에서 경제위기와 분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대한 미국인들은 현재의 난국을 극복할 능력이 있다며.

◆“정부는 ‘갓 블레스 아메리카(미국에 축복을)’를 노래하라고 하지만 흑인은 ‘갓 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를 외쳐야 한다.”=오바마의 정신적 스승이던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 미국 역사는 흑인에 대한 박해의 역사라며(3월에 한 이 설교로 일파만파).

◆“나는 여러분과 같은 하키 맘 이다. 하키맘과 싸움 개의 차이는 립스틱을 발랐다는 것뿐.”=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 9월 공화당 부통령 후보 지명 직후 자신도 억척스러운 보통 엄마의 한 사람이라며(이 발언으로 백인 여성층의 인기를 얻었음).

◆“경제가 회복되기 전에 더 나빠질 것이다.”=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 12월 19일 회견에서 경기 부양책을 준비 중이지만 이 조치의 효과가 나려면 시간이 필요 하다며.

◆“내 최대 장점은 겸손함이고, 약점은 지나치게 잘났다는 것이다.”=10월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농담과 풍자를 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명문대와 변호사를 거쳐 40대에 상원의원에 오른 경력을 이야기하며.

◆“미국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는 상황에서도 경제가 문제 없다는 식으로 발언해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며 대선에서 오바마에 역전당해.

올림픽

◆“축구장에 물 채워라. (박)태환이 수영하게.”=네티즌,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축구대표팀이 졸전을 거듭했지만 남자 수영의 박태환이 금메달을 따내자.

◆“두려움을 버려라(No Fear).”=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 1월 10일 선수단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이승엽? 그게 누구냐?”=일본 야구대표팀 호시노 센이치 감독,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일본은 베이징 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이승엽에게 결승 홈런을 맞고 패했다).

◆“은메달 따니까 애국가가 안 나오던데요.”=박태환이 베이징 올림픽 남자 수영 자유형 200m에서 마이클 펠프스에 이어 은메달을 딴 뒤 환하게 웃으면서(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젊은 선수들은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올림픽 자체를 즐기는 신세대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림처럼 완벽했다.”=피겨스케이트 전문 인터넷 사이트 라이프 스케이트, 김연아 선수가 10월 26일 미국 워싱턴주에서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에서 우승하자.

◆“성적은 꼴찌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기에 꼴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남자 역도 이배영, 8월 12일 올림픽 69kg급 경기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사건·사고

◆“(바지를) 내려서 5분간 보여드리겠다. 아니면, 믿으시겠는가.”=1월 25일 가수 나훈아, 자신과 관련된 소문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신체 훼손설을 언급하다가.

◆“화기(火氣)를 막기 위해 세운 숭례문을 불로 잃었다.”=숭례문 화재 직후 풍수지리학자인 김두규 우석대 교수, 숭례문의 유래를 설명하며.

◆“당신들의 고통이 곧 우리의 고통입니다. 한순간이라도 앞당겨 생존자 구조에 나설 것입니다.”=원자바오 중국 총리, 5월 14일 최대 지진 피해지역인 쓰촨성 베이촨(北川)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하며.

◆“나를 살린 건 줄기세포가 아닌 IT 기술이었다.”=교통사고로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서울대 이상묵 교수, IT 기술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일을 하다 과로로 죽었단 얘기는 있어도 학생이 공부하다 피곤해서 죽었단 얘기는 들은 적 없다.”=서울시의회 교육문화상임위원회 정연희 전 위원장, 3월 13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학원 심야 교습 제한시간을 24시간으로 바꾸는 내용의 조례안이 반대 여론에 부닥치자.

◆“대한민국(The Republic of Korea)이라고 하지 말고 서울공화국(The Republic of Seoul)이라고 부르지요. ”=김범일 대구시장, 4월 4일 본지 ‘지방이 국가 경쟁력’ 시리즈 인터뷰 중 수도권에 대한 과도한 집중 현상을 비판하며.




경제인

◆“남과 다른 생각과 방식으로 과감히 도전하라.”=구본무 LG 회장, 7월 대학생 해외 탐방 프로그램인 ‘LG 글로벌 챌린지’ 발대식에서 “젊은 날의 도전과 열정이 나라의 미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인 만큼 LG가 젊은이들의 꿈과 도전을 도울 것”이라며.

◆“어둠이 걷히기만 기다리지 말고 어둠 속에서 길을 떠나 새벽녘 기회의 강을 건너자.”=김승연 한화 회장, 10월 9일 창립 56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현재의 경기 불황이 분명 큰 시련이지만 이를 기회로 이용하자며.

◆“슬리퍼에 서비스 정신을 담아라.”=신격호 롯데 회장, 올여름 롯데호텔에서 서비스 업체는 불황일수록 고객 중심의 정신을 강화해야 한다며(호텔 투숙객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게 객실 슬리퍼”라고 말함).

◆“ 기업가 정신은 아무리 험난해도 기생(寄生)을 거부하고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것이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11월 3일 경제5단체 주최로 열린 ‘기업가 정신 국제 콘퍼런스’ 에서.

◆“기업 경영과 포커 게임은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베팅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구학서 신세계 부회장, 10월 22일 EBS CEO 특강에서.

◆“즐겁게 마시면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고, 마실 수 있으니 건강한 것이다.”=윤종웅 진로 사장, 9월 말 새 소주 ‘J’ 출시 간담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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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지성의 깊이 더해줄 놓치기 아까운 책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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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저 평가된 책’ 17選

2008년 한 해 당신은 얼마나‘눈 밝은 독자’였습니까.



경향신문은 2008년 ‘책과 삶’을 마무리하면서 재작년과 지난해에 이어 ‘저평가된 책’을 선보입니다. 올해 큰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놓치기에는 아까운 책들을 국내 출판사 대표와 도서평론가 등 20명에게 추천받았습니다.

묵직한 책이 많지만 찬찬히 읽으면 지성의 깊이를 더해주는 삶의 양식들입니다.

경향신문은 또 이들 20명에게 ‘올해의 책’도 추천받아 복수 추천된 책 3권을 함께 소개합니다.

올해 ‘저평가된 책’으로 추천된 책들 중에는 현대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을 담은 책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것은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의 딜레마>인데 ‘올해의 책’으로도 추천된 책이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와 중국발 멜라민 파동 등으로 큰 홍역을 치른 올해에 이 책 제목만큼 절실하게 다가오는 게 없었다는 평가다. ‘잡식동물의 딜레마’란 음식은 넘쳐나지만 ‘무엇을 먹을까’라는 문제가 갈수록 스트레스와 불안을 낳고 있는 오늘날의 모순에 다름 아니다. 먹을거리의 산업화 속에서 일련의 음식사슬들을 추적한 책은 음식 문제를 문화적·사회학적·생태학적 맥락 속에서 유려하게 풀어냈다. 황소자리 지평님 대표는 “먹을거리 문제에 대한 성찰이야말로 우리 삶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바꿀 수 있는 혁명의 첫걸음임을 매력적으로 얘기한 책”이라고 했고, 동녘 이희건 전무는 “문장 자체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인문학적 통찰이 현실 문제에 어떤 앵글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라고 평했다.



한국의 대표적 인문학자 김우창의 학문과 사유의 세계를 보여주는 대담집 <세 개의 동그라미>도 놓치기 아까운 책으로 꼽혔다. 도서평론가 이권우씨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 그리고 우리가 성찰해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제도가 사람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 인간다운 사회에 대한 규범을 제시한 <품위 있는 사회>도 추천목록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제도화된 권력으로부터 심한 모욕감을 느끼는 일이 생기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담론에 영향을 미칠 만한 책이었다는 평가다.

<유교적 경세론과 조선의 제도들>과 <정체성 권력>처럼 묵직한 학술서들도 추천됐다. 지난 11월 출간된 <유교적 경세론…>은 해외 한국학의 거장 제임스 B 팔레가 조선시대의 제도 전반을 총체적으로 조명한 역작으로 “조선 사회를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심도깊은 논의들이 펼쳐졌다”(글항아리 강성민 대표)고 평가됐다. <정체성 권력>은 현대 사회의 변화를 조망한 마뉴엘 카스텔의 <정보시대: 경제, 사회, 문화> 3부작 중 2권. 산처럼 윤양미 대표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경제변화와 문화적 격변을 잘 담아내고 있는, 현대 사회 분석서로는 최고로 평가되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자나 출판사의 작업이 높은 평가를 받은 책들도 있었다. 정문길 고려대 명예교수의 <니벨룽의 보물>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남긴 유고의 행방과 그 간행의 역사를 추적한 책으로 “인문학자가 평생 연구해온 분야의 결과물을 온축해낸 책으로 도저한 인문정신의 핵심을 엿보게 한다”(도서출판 길 이승우 실장)는 평. 루쉰의 동반자 쉬광핑을 재발견한 <쉬광핑>도 국내 연구자가 해낸 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책으로 꼽혔다. 20세기의 꿈이자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추진력이었던 대중유토피아의 등장과 쇠퇴를 그린 <꿈의 세계와 파국>은 “문화 연구와 정치사의 탁월한 만남”이라는 평가와 함께 “지방대학 출판부의 고군분투”라는 평가를 함께 받았다.



선정에 참여하신 분들 개마고원 장의덕 대표, 그린비 유재건 대표, 글항아리 강성민 대표, 길 이승우 실장, 동녘 이희건 전무, 마티 정희경 대표, 문학과지성사 김수영 대표, 비즈니스북스 김장환 편집주간, 산처럼 윤양미 대표, 삼천리 송병섭 대표, 에코리브로 박재환 대표, 지호출판사 장인용 대표, 프로네시스 김정민 대표, 플래닛 안성열 대표, 황소자리 지평님 대표, 휴머니스트 선완규 편집주간, 도서평론가 이권우· 최성일·표정훈, 김학순 경향신문 선임기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과 <책은 죽었다> 등 책에 관한 책 2권도 나란히 추천됐다. <읽지 않은…>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대화가 가능하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독서의 목적이자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특이한 책이다. 문학과지성사 김수영 대표는 “독서의 바깥을 이야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독서의 가치를 열렬히 변호한다”고 말했다. <책은 죽었다>는 “지식기반의 핵심산업인 책 출판의 현재와 미래를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통찰한 책을 살리는 책”(그린비 유재건 대표)으로 추천됐다.

생태학자 부부가 7년 동안 야생동물과 자연을 공유하며 생활한 이야기를 담은 <야생 속으로>는 “야생을 잊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으로, <법률사무소 김앤장>은 “우리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성역에 도전한 매우 용감한 책”으로 추천목록에 올랐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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