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소리 마마 밀리언셀러 클럽 4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여름을 알 수 있는 징후는 신문에서도 감지된다. 각종 추리소설, 팩션소설 광고들이 마치 시즌은 기다리기라도 한듯이 여기저기 쏟아져 나온다.

이 책은 그러한 광고를 통해서 접한 책이다. 광고 문구들을 보자.

'올 여름은 일본 추리소설의 붐'

'<타임>이 선정한 '놓쳐서는 안 될 책 6권'에 랭크된 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최신작'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에드거 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 일본은 기리노 나쓰오를 기다렸다'

다양한 종류의 책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의 '문화적 가치'의 풍요로움을 증명하는 일일텐데, 그래도 주요 신문의 전면을 장식한 책 한 권에 대한 이러한 광고투자는 출판사 스스로 작품의 대중성을 확신하거나, '읽혀져야 할' 책으로 주장할 만한 내용을 담보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사고 읽었는데...

24쪽, 109쪽 등의 명백한 오자나 비문들, 그리고 전체적인 번역 문체의 미흡함이 아쉬웠다. 그리고 작품 해설인듯한 <괴물 같은 여성상을 통해 세상을 조명한다-기리노 나쓰오의 작품 세계>는 도대체 누가 쓴 글인가? 번역자? 혹은 일본어판에도 작성자가 없으니 그대로 처리함? 이러한 '불친절'은 평소 관심 많던 출판사 이미지를 약간은 훼손시키는 일이었다. 작품해설에서의 표현들, '일본 문학계에 크나큰 충격', '미국에서도 대단한 인기', '너무나 어둡고, 섬뜩하고, 또 우울하다. 폭력을 다룬 어떤 미국 소설도 비할 바가 못된다-USA투데이' 등등의 수사는 선전문구인지 해설인지도 구분이 모호하다. 다음 쇄에라도 밝혀놓아야...

'김정일 같은...', 단순무식하고 섹스만 잘하는 고깃집 '이 씨' 등 한국인에 대한 표현은 작가의 주관적 인식이 드러난 소품일지라도...

굳이 책 내용에 대한 감상을 옮겨적을 생각이 없다. killing된 time이 아깝다는 생각밖에는... 아래 다른 님의 리뷰에서는 '냄비받침' 이야기도 나오는데, 나는 어떻게 쓸까? 분리수거... 애거서 크리스티나 아서 코난 도일 등 본격추리소설에 대한 감상이나 이해 없이, 섣불리 펼쳐들만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출판사로서는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투자도 하겠지만... 아니면 나의 책읽기가 여전히 편협한 사고범주에서 놀고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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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 - 풀빛시선 31
김남주 / 풀빛 / 1989년 11월
평점 :
절판


1989년에 발표된 시인의 네번째 시집이다.

이 책은 1991년에 수유리 헌책방에서 구입한 것이다. 그때의 헌책방 순례는 가벼운 주머니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구하고자 했던 책을 일반서점보다 더 풍부하게 골라볼 수 있었다는 생각...

당시만 해도 '헌책'을 읽는 즐거움에는 그 책에 남겨진 메모나, 선물한 글귀들이었다. 이 책도 나중에 확인해보니 누군가에게 선물했던 책이었다. "정욱아.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너의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수철'(혹 그때 이 책을 선물하거나 선물받은 분이 나타나면 같이 소주라도 한잔 나누고 싶다)

이 책에는 또한 메모지가 한 장 끼여있다. '알려드립니다. 이 시집의 31,32면과 75,76면은 편집상의 부주의로 여백 처리 되었습니다. 시집의 내용은 빠뜨림이 전혀 없사오니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 도서출판 풀빛'... 펴낸 날이 1989년 11월 25일이고, 김남주 시인은 그해 12월 21일에 형집행정지로 출감했으니, 아마도 급히 찍어내느라 그랬을까... 여하튼 이러한 메모장이 어수룩하긴 하지만, 그리 나빠보이지 않았던 시절이었으리라.

이 시집은 그간의 옥중시집과는 다르게 수감중에 쓰여진 시와 출감후에 쓰여진 시가 함께 묶여있다.

접어두었던 몇 구절

어머니 이제 내 책상에서/꽃병일랑 치워주세요 이제 그 자리에/살해된 동지의 얼굴이 새겨진 입상이 놓여질 것입니다/어머니 이제 내 책꽂이에서 꽃을 노래한 시집이 있거들랑 치워주세요/그 자리에 바위산과 투쟁을 노래한 전사의 시가 들어찰 것입니다(詩 40이란 숫자는)

우리 같은 농투산이들이야/하루라도 일 못하면 삭신이 욱신거려서도 못산다야/일 않고 배 부르면 죄 돼야 죄 돼(詩 할머니 세상)

어디 한번 일어나보시오/그러면 나같은 사람도 일어나/그와 함께 일어나 소리를 합쳐/오월의 노래를 부르겠소/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두부처럼 잘려나간 어여쁜 너의 젖가슴/피묻은 오월의 노래 목이 터져라 부르겠소/그러면 나같은 사람도 일어나/그와 함께 일어나 어깨동무하고/금남로를 전진하겠소/압제자에게 죽음을! 외치며/배고픈 다리를 건너/부자들의 배때기에 창끝을 들이대겠소/오월의 영웅들이 남기고 간 무기를 들고/통일의 길로 나서겠소/해방의 길로 나서겠소(詩 솔직히 말하자-표제시)

돌아와 (윤)상원의 무덤 앞에 '왜 맨주먹에 빈손으로 왔느냐고?/그래 그래 내 손에는 꽃다발도 없고/네가 좋아하는 오징어발에 소주병도 없다/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아직'으로 외치는 시인.

'그럴 때가 아니다 아직' 출감하여 작가회의 등에서 활동하고, 출간활동도 활발히 했지만, 감옥에서의 기나긴 고통은 그를 옥죄어 출감한지 5년도 채 안되어 눈감게 했다. 그를 눈감게 한 것이 단지 암세포였을까? 지나간 시인들의 시를 다시금 평가하는 작업은 단지 강단에서 이루어질 일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시인의 말처럼 '그럴 때가 아니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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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는 미국 자작극? ‘루스체인지’ 음모론 의혹 제기
[화제의 동영상] ‘루스체인지’ 한글자막 빠르게 인터넷 통해 확산
하니Only 김미영 기자
» ‘루스 체인지’ 동영상 화면.
[관련기사]
“수천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의 범인은 알-카에다도, 빈 라덴도 아니다. 이제 미국이 그 진실을 밝혀야 할 때다.”

2001년 미국 뉴욕 등지에서 일어난 9.11 테러에 미국 정부가 깊숙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 ‘루스 체인지(loose change)’가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구글을 비롯해 국내외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1시간21분짜리 이 동영상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띠고 있다. 9.11테러 당시 소방관, 세계무역센터(WTC)에 있던 생존자와 기자들의 증언, CNN·NBC·FOX 보도, 미국 정부의 공개 문서 등을 토대로 9.11 테러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개입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9.11 조사위원회’에 공식 조사 결과를 반박해 테러가 영악한 미국 정부에 의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영상 다큐멘터리 ‘루스 체인지’는 딜런 에이버리(22)에 의해 2005년 11월 제작(2판)되어(제작사 ‘Louder than Words’), 폭스뉴스가 특집으로 방영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후 2006년 6월부터 구글 등 무료로 인터넷에 공개돼 급속히 확산됐고, 한국어를 비롯한 각 나라말로 자막이 달려 유통되고 있다. 이 동영상 다큐멘터리에서 대본과 내러이션과 연출을 맡은 딜런 에이버리는 4년간 이 작업을 준비해왔다고 자신의 블로그에서 밝히고 있다. 딜런 에이버리는 뉴욕에 거주하고 있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독립영화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 ‘루스 체인지’ 동영상 화면.
◇ “9.11 테러로 부시 대통령 막대한 권력 행사”

2001년 9월1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20분 사이에 일어난 항공기 납치 동시다발 자살테러로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과 47층짜리 세계무역센터 부속건물 7호가 무너졌다. 이 9.11 테러로 워싱턴디시의 국방부 청사(펜타곤) 일부가 파괴되는 등 미국 본토가 공격받은 사상 최초의 사건이다. 4대의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266명, 포함해 펜타곤 사망·실종 125명, 세계무역센터 사망·실종 등으로 2500~3000명에 이르는 목숨이 희생됐다. 경제적으로도 세계무역센터 건물가치 11억달러, 테러 응징을 위한 긴급지출안 400억달러, 재난극복 연방 원조액 111억달러 등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9.11 테러를 계기로 미국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국토안보부 신설과 애국법(반테러법) 제정,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 빈 라덴과 알카에다, 텔레반에 대한 보복 등 미국의 군사행동이 강화되는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면서 부시 행정부의 입지가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음모론’ 또한 꾸준히 제기돼 왔다.

» 영화 ‘화씨 9.11’ 포스터.
◇ 마이클 무어·띠에리 메이상 ‘음모론’ 대표주자

음모론이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미국의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의 영화 <화씨 9.11>을 통해서다. 무어는 실패한 텍사스 석유재벌에서 2000년 대선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되는 부시의 개인 역사를 통해 대통령 일가와 측근의 가까운 친구들, 사우디 왕가와 빈 라덴 일가 사이의 개인적 우정과 사업적 연관성을 주장한다. 빈 라덴이 미국으로부터 ‘테러 주동자’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가 테러범이라기보다는 부시와 그의 측근의 사업적 파트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9.11 테러 이후 애국법 제정과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침공 등으로 부시와 측근들이 정치·경제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는 점을 들어 소극적이지만 ‘음모론’이 대두된 배경과 실체를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 언론인 티에리 메이상도 ‘음모론’을 강하게 주장한다. 그는 2002년 펴낸 <무시무시한 사기극>이라는 책을 통해 9.11 테러가 미국 정부에 의한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아메리칸 에어라인 11편(세계무역센터 북쪽 빌딩과 충돌),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77편(펜타곤에서 폭발), 펜실베니아 상공에서 폭발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93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175편(세계무역센터 남쪽 빌딩과 충돌) 승객들의 신원이 불완전하거나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 △펜타곤과 펜실베니아 항공에서 폭발한 비행기 잔해나 충돌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 △펜타곤과 세계무역센터 빌딩 붕괴가 미사일과 건물 내 폭발물로 이뤄졌다는 정황 등을 근거로 미국 정부의 ‘자작극’ 논리를 폈다.

◇ “세계무역센터 건물 붕괴는 내부 폭발물 때문”

최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루스 체인지’ 동영상은 <무시무시한 사기극> 내용과 거의 흡사하거나 비슷한 주장을 편다. 이 동영상이 주목받는 것은 미국 정부의 문건과 언론보도, 사건 현장에 있거나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인터뷰를 통해 밝힌 의견을 비교적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어서다.

‘루스 체인지’는 주저앉은 WTC 세 동의 직접적 붕괴 이유가 비행기에 의한 충돌이 아니라 건물 내부 폭탄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동영상은 증거로 ‘WTC의 24시간’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찍던 도중 비행기 충돌 이전 두번의 폭발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았던 에티엔 소레의 화면을 제시했다. 이 동영상 화면을 보면, WTC 북쪽 건물이 비행기 충돌로 붕괴되기 직전 오른쪽에서 무언가 굴러떨어지며 폭발이 먼저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또 테러를 며칠 앞둔 상황에서 일어난 24시간 2교대 근무 변경과 폭발물탐지견 철수, 건물 안 통제 등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현장에 있던 소방수나 경비원, 생존자들도 “건물 안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전문가들도 붕괴되는 모양새가 ‘폭파시공법’과 유사하다고 지적하는 등 ‘사전에 폭발물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동영상의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펜타곤과 펜실베이나에서 충돌·추락한 비행기 잔해 왜 없나?”

‘루스 체인지’는 펜타곤과 백악관으로 비행한 두 비행기의 잔해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한다.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로는 비행기 연료와 화재로 녹아 감쪽같이 증발했다는 것인데,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펜타곤과 충돌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77편(보잉757기)이 강철과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엔진을 달고 있어 녹는점이 1300도가 넘는데 비행기 연료로 사용된 등유에 녹아 사라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한다. 백악관으로 향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비행기도 공중납치돼 펜실베니아에서 추락한 것이 아니라 미항공 우주국 연구소 요원들의 인도에 따라 클리브랜드 홉킨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펜타곤 충돌현장은 주변의 가로수와 가로등, 잔디 등에서 비행기 추락·충돌 흔적을 찾을 수 없고, 날개 등의 잔해가 남아있지 않은 것도 의문이라고 제기한다. 건물과 비행기 날개가 직접적으로 접촉한 흔적도 없어 크루즈미사일이나 소형 군용기가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띠에리 메이상도 <무시무시한 사기극>에서 이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 “9.11테러로 이득을 본 사람은 누구?”

그렇다면, 9.11 테러의 진실은 무엇일까. 미국 정부의 발표에 허점이 있고, 조작된 흔적이 있는데, 과연 누가 어떤 목적으로 ‘진실’을 조작했을까. ‘루스 체인지’ 동영상은 9.11 테러로 직·간적접으로 이득을 본 집단들의 면면에 주목한다. 부시 대통령과 국방부 등의 강경 우파, WTC 건물주 실버스테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아메리카 에어라인·보잉사, 부시 행정부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군수산업체와 석유업체 등이다.

‘루스 체인지’는 WTC 건물주인 래리 실버스테인이 사건 발생 6주 전에 35억달러짜리 테러 보험을 가입한 후 건물을 샀고, 테러 이후 22억달러의 막대한 보험금을 타냈다는 점이나 WTC 지하에 숨겨져 있던 1600억달러의 금괴 중 2억달러 어치만 발견된 점, 테러 발생 6일 전부터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등의 주식이 풋옵션으로 거래되는 등 관련자들이 사전 조치(?)로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는 점을 ‘음모론’의 한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루스 체인지’는 부시 대통령이 “미국이 테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위기론을 앞세워 국토안보부를 신설하고 애국법(대테러법)을 제정해 국민과 외국인의 인권과 재산을 침해할 수 있도록 한 반면 그가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무엇보다 부시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침공으로 막대한 석유 이권을 챙겼으며, 전쟁 개시로 군수산업체를 회생시켰다.

‘루스 체인지’가 “이 동영상은 2001년 9월11일 유명을 달리한 분들께 바친다”며 “수천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의 범인은 알-카에다도, 빈 라덴도 아니다. 이제 미국이 그 진실을 밝혀야 할 때”라고 주장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여러 정황과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음모론’의 실체가 미국이라는 얘기다.

» ‘루스 체인지’ 동영상 화면.
◇ “동영상 단순 짜깁기 아니라 설득력 있다”

‘루스 체인지’에 등장한 인물이나 자료화면 등은 실존 인물이거나 언론보도, 정부 문건 등 공식적으로 남아 있는 자료들이다. 동영상 자체가 단순 ‘짜집기’가 아닌 구체적 증언과 자료를 바탕으로 주장을 펼치는 까닭에 이를 본 누리꾼들의 ‘동조’도 적지 않다. <다음>에는 이 동영상을 본 뒤 “WTC 같은 큰 건물은 폭발물이 단계적으로 터지지 않는 이상 일직선으로 폭삭 무너지지 않는다. 철거할 때 쓰는 폭파공법을 쓴 것 같다”(빠꼼이), “건물이 슬쩍 위로 솟았다가 가운데부터 무너져내리는 모양새가 마치 폭파공법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은하지기)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영상의 주장이 ‘사실’인지, 단순한 ‘의혹 제기’인지 현재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언론이 정부나 ‘9.11 조사위원회’ 발표에 전적인 신뢰를 보내지 않았던 점이나 9.11 테러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이 여전히 공개되고 있지 않은 점 등이 ‘의혹’을 부풀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 위키피디어, 루스체인지 항목에서 의혹과 문제 다뤄
‘루스체인지’ 또한 의혹 주장 위해 ‘선택적 사실 누락’ 일삼아

하지만 ‘루스 체인지’가 제기한 9.11테러의 배경에 대한 의혹이 모두 강하게 지지되는 것은 아니다. 위키피디어가 ‘루스 체인지’를 다룬 항목에서는 이 비디오가 제기한 주장에 대한 의혹 또한 실려 있다. 마크 로버츠는 동영상에 81개의 오류와 345개의 논리적 착오가 있고, 많은 자료가 생략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동영상은 3만2천피트(9750m)의 고도에서 휴대폰 통화가 불가능해 통화기록 자체가 없다고 했지만, 당시 93편 비행기는 2만피트(6100m)에서 6000피트(1830m)로 꾸준히 하강하고 있었고 통화내용은 음성조작이 아니라 살아있는 목소리라는 것이다.

또 비행기 유류로 세계무역센터에 화재가 나 붕괴했다는 것과 관련, 비행기 항공유의 연소온도가 섭씨 825도, 철의 녹는점이 섭씨 1525도라는 것은 맞지만 이 비디오는 철이 섭씨 650도가 되면 강도가 50%로 떨어지고, 화재로 인해 사무실 내 비품들이 함께 연소되면서 실제 온도가 항공유 연소온도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누락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펜타곤 충돌에 대한 의혹 제기에서도 ‘루스 체인지’는 757 항공기를 목격한 증인들의 100페이지 가까운 증언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고, 동영상의 의혹을 뒤받침해줄 한 사람의 증인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반박한다. 펜타곤 인근 가로등이 충격에 잘 견디도록 제작돼 5개가 뽑혔음에도 부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비행기에 강철과 티타늄으로 만든 엔진이 아닌 롤스로이스 엔진이 장착됐을 수도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루스 체인지’가 세계무역센터 건물 안에 1670억달러어치의 금이 보관돼 있었지만 2억달러어치만 발견됐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미국의 금 비축물량인 670억달러를 초과하는 것이며, 이는 세계 금 비축율의 56%에 이르는 양이다. 따라서 실제 저장된 금의 양은 약 2억3천달러 정도였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미국 민간단체인 ‘사법감시(Judicial Watch)’는 펜타곤 충돌에 얽힌 9.11 음모론과 관련, 테러 당시 펜타곤 감시 카메라에 찍힌 아메리칸 유나이티드항공 77편의 충돌 장면을 지난 5월16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금까지 펜타곤 테러는 공격받은 이후 화염에 휩싸인 모습만 방영됐을 뿐 충돌 장면이 공개되지 않아 “펜타곤은 미사일로 타격당했다” 등의 음모론이 제기됐고, ‘사법감시’는 펜타곤 테러 비디오 공개를 지난 5년간 미국 정부에 청원해 왔다.

부시 행정부는 이 청원을 거부해오다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9.11 테러 공모 혐의로 기소됐던 모로코계 프랑스인 자카리아스 무사위에게 종신형이 선고된 것을 계기로 이 비디오를 '사법 감시'에 인도, 이 단체 홈페이지(http://www.judicialwatch.org)를 통해 공개하도록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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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IMF 10개 이상 터지는 것"
[한미FTA의 음모와 위험 ①]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 강연
텍스트만보기   인권실천시민연대(cshr)   
인권연대에서 매월 네번째 수요일에 진행하는 [수요대화모임] 42차 강사로 나선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의 강연 내용을 2회에 걸쳐 지상중계합니다. 지상중계 2회에는 정 전 비서관이 직접 보고 온 NAFTA 이후 12년이 흐른 멕시코의 실상과 한미FTA가 가진 사회민주주의의 위협 요소에 대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편집자 주>
정리 : 허창영 인권연대 간사

▲ 한미FTA와 경제성장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정태인 전 비서관.
ⓒ 인권실천시민연대
한미FTA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상황은 아마도 국민도,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들도, 또 반대하고 있는 나조차도 FTA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점 같다. 심지어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만들었던 미국의 의회조차 NAFTA가 앞으로 어떤 일을 만들지 몰랐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우리는 너무 모르고 있다.

FTA와 경제성장은 무관

정부가 한미FTA를 해야 되는 이유로 전세계 200개의 FTA가 있고, 전체 교역의 반 이상이 FTA를 맺은 나라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이 흐름에 동참하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올라가기는 커녕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하나는 우리는 수출을 해서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이고 큰 시장인 2조7천억달러짜리 미국 시장을 선점해야 살 수 있다는 논리다. 그리고 이 논리는 국민들에게 가장 쉽게 다가가는 논리다.

전세계적으로 200여개의 FTA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내용에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FTA의 이름은 자유무역협정이지만 사실은 그 협정 밖에 있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보호무역이다. 협정을 맺은 국가끼리는 관세를 철폐하지만 그 외의 국가들에는 여전히 관세를 두기 때문에 차별적인 대우를 하는 것이다.

원래 자유무역은 모든 국가에게 똑같이 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GATT(가트)가 만들어지던 1947년에는 FTA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 유럽의 국가들이 EU를 결성하기 위해 예외조항을 요구하면서 생긴 것이 FTA 규정이다.

그런데 WTO에서는 FTA가 많이 생기면 다자간 협정이라든가, 자유무역의 틀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FTA를 신고하고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FTA를 체결한 곳 누구도 GATT나 WTO에 신고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FTA인 NAFTA도 마찬가지다. 이런 WTO가 파악하고 있는 FTA가 200개 정도다.

그런데 현존하는 FTA조차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높은 수준의 FTA’를 맺겠다고 한다. 미국은 심지어 NAFTA보다 강력한 ‘NAFTA 플러스’로 맺겠다는 것이 전략이다.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규정되어 있진 않지만 대체로 전품목을 개방하고 개방의 정도가 90% 이상인 것을 말한다. 그러면 그런 FTA가 있느냐. 없다. NAFTA도 그렇게 안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FTA를 맺겠다고 한다.

대부분의 FTA는 협상을 하다보면 수준이 낮아진다. 결국 무산이 된 한일FTA도 초기에는 김과 자동차부품 시장을 놓고 서로의 요구가 상이했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을 하다보면 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중국과 FTA를 하면 우리의 농업이 망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중국은 제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관세가 높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해 관세를 낮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제조업을 지키고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의 수준이 낮아진다. 이런 이유로 FTA의 대부분은 중간 수준이다. 후진국들의 FTA는 더 낮은 수준이다. 이들은 더 지킬 게 많기 때문에 몇 가지 협정만 가지고 FTA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200개라고 하는 것의 대부분이 그런 낮은 수준 혹은, 중간 수준의 FTA다.

실제로 WTO의 자유무역에 어긋나지 않는, 높은 수준의 FTA는 많아야 18~20개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FTA 갯수만 가지고 우리가 소외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FTA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평균 5~6개, 유럽이 3~4개, 동아시아가 2개다. 중남미 국가는 평균 7개의 FTA를 맺고 있다. 정부 논리대로라면 동아시아가 가장 못 살아야 한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경제성장률이 빠르다. 중남미와 동아시아의 경제성장률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FTA를 가장 많이 맺은 멕시코는 2003년에 모라토리엄 선언을 했다. 즉 FTA 개수와 경제성장률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정부가 호도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의 대외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쇄국론자라는 비판을 많이 한다. 그 근거로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70%이기 때문에 더 개방을 해야 된다는 주장을 한다. 대외의존도 70%는 아일랜드나 네덜란드와 같은 유럽의 작은 나라들을 제외하고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장 개방이 많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천천히 가자는 것인데 무엇이 쇄국인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마타도어일 뿐이다.

요즘 청와대 국정브리핑을 보면 '조중동'과 차이가 없다. 섞어 놓으면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FTA에 대해서는 이미 '대연정'이 이뤄졌다. 실제로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경제학자라면 내수를 늘려서 내수와 외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미국의 대외의존도는 18% 정도다. 수출지향의 일본도 18~25%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대외의존도가 상당히 낮다. 즉 선진국일수록 상당한 내수를 바탕으로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임금이 높고 복지와 삶의 질이 높다는 얘기다.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삶의 질이 낮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왜냐면 임금을 낮춰서 수출경쟁력을 높이면 기업은 좋지만 그 수출을 위해 임금을 낮춘 노동자들은 살기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더욱더 경제학의 상식에 비춰볼 때 한국은 지나치게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내수를 늘려야 하는데, 그러므로 대외의존도를 높이기 위해서 한미FTA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상식에 어긋나는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그걸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가 ‘수출만이 살길이다’는 박정희 시대 때부터의 구호에 세뇌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박정희 시대의 경제를 이미 넘어서 있다.

미국의 FTA 전략과 음모

미국의 FTA 전략에 대해서는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원래 한꺼번에 협상하는 다자간 협상을 선호했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루과이라운드에서 도하라운드까지 이르는 다자간 협상을 주도했다. 그래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목표는 FTAA(전미자유무역협정)를 만드는 것이었다. 즉 NAFTA를 바탕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유럽의 EU처럼 하나로 묶는 것이었다. 그런데 2005년에 FTAA는 중남미 좌파 성향 국가들의 반대로 모두 무산됐다.

또 한축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MAI(다자간 투자협정)도 프랑스 등이 미국에서 투자자 보호를 너무 많이 요구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또 도하라운드 역시 칸쿤에서 좌절됐다. 이를 계기로 지금은 당시 미무역대표부(USTR)의 대표였던 로버트 죌릭이 ‘경쟁적 자유주의’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양자간 FTA를 맺겠다고 선언을 한다.

즉 전 세계를 대상으로 양자간 FTA를 경쟁적으로 맺게 하겠다는 것이며, 그 내용은 ‘NAFTA 플러스 이상’이다. NAFTA에는 ‘우리는 상대국가의 공기업 민영화를 강요하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죌릭은 ‘우리는 상대국 공기업 민영화와 규제완화를 지지한다’고 명확히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바로 죌릭이 선언한 내용이다.

죌릭의 공기업 민영화와 규제완화 지지 선언은 우리가 IMF를 통해 많이 들었던 얘기다. 즉 미국은 IMF와 월스트리트의 합의를 바탕으로 현존하는 FTA 중 가장 강력한 NAFTA보다도 더 강한 FTA를 맺어서 개방, 민영화, 긴축정책이라는 워싱턴 컨센서스를 관철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그리고 이 내용은 신자유주의의 핵심이다. 즉 미국은 한편으로는 IMF를 통해서, 한편으로는 FTA를 통해서 신자유주의를, 워싱턴 컨센서스를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앞으로 FTA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런데 그 첫번째 케이스가 한국이다. 원래 한국이 아니었는데 한국은 네 가지 선결조건까지 주면서 케이스가 되기 위해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FTA는 IMF가 10개쯤 터지는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되고 있다. 처음에는 10개는 아니고 한 8개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10개 이상이다. 100개일 수도 있다고 본다. IMF 조건은 돈을 갚으면 효력을 잃는다. 그리고 돈을 갚으면 조건에 대해 법적인 강요를 계속할 수 없다. 그런데 한미FTA는 한미동맹처럼 협정을 깨지 않는 한 영원히 지속된다. '한미동맹에서 빠져나오면 어떻게 살지'라고 생각하는데 조금 지나면 한미FTA도 마찬가지 상황이 될 것이다.

미국의 일방적 논리만 강요

미국이 FTA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가 지적재산권, 둘째가 투자, 셋째가 서비스다. 여기다 농업을 더하면 미국이 다자간 협상 등 모든 통상협상에서 전력을 기울여서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들이다. 우리는 제조업 관세를 얘기하지만 미국은 제조업 관세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

미국의 평균관세는 나라마다 다른데 대체로 한 2% 정도이고 우리는 18% 정도다. 멕시코는 25% 정도 됐다. 이를 10년 동안 똑같이 낮추자고 하면 우리는 18%를 낮춰야 하고, 미국은 2%만 낮추면 되는 것이다. 어디가 더 충격을 받고, 어디가 더 이익이겠는가. 농업을 제외한 세 가지를 ‘신이슈’라고 부르는데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미국이 이를 대단히 강조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적재산권은 쉽게 얘기하면 특허다. 특허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이론이 있는데 모두 타당성이 있다. 첫째는 특허권을 강하고 길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허권이 없으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발명과 연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뭔가 새로운 기술과 지식이 창출되게 하기 위해서 특허권이 강력하고 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특허권을 강하게 할 경우 기술을 만들어도 너무 비싸서 확산이 안되기 때문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기술이 확산되어야 경제가 발전하기 때문에 특허 기간을 줄이고 강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둘 다 일리가 있다. 하나는 기술의 창출에 관련되어 있고, 하나는 기술의 확산에 관련되어 있다.

다만 특허를 많이 갖고 있고 만들 능력이 있는 사람은 전자를 요구하고, 특허가 없고 이를 사용해야 하는 사람은 후자를 택한다. 특허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미국은 전자다. 전세계 특허의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이를 가장 강력하게 만들자고 주장한다. 한국과 미국이 협상하면 미국 주장대로 간다.

다음은 투자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상품이 아니라 투자다. 상품이 국경을 넘어올 때 관세를 얼마로 하느냐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투자는 상품이 아니다. 처음에는 석유나 지하자원을 통해 이익을 창출한 외국인 기업을 좌파정권이 몰수해버리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투자에 대한 조항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수용으로 바뀌면서 기업의 이윤에 저해하는 행위를 규제해야 된다는 것까지 넓어진다.

NAFTA에 ‘간접적 수용’이라는 말이 나온다. 기업의 이윤을 저해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점점 보호하는 투자의 대상이 커진 것이다. 보호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NAFTA의 혁명적인 변화는 투자자가 바로 정부를 제소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판단도 우리나라 사법부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제3의 민간기구가 판단을 한다.

간접적 수용도 독소조항인데 이것은 최고의 독소조항이다. 이것은 우리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MAI가 무산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한미FTA에는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정부는 투자에 대한 쟁점은 없다고 했는데 이 부분을 우리가 합의해 준 것 같다. 이는 미국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것인데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 정 전 비서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4인방은 반드시 청문회에 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인권실천시민연대
한나라당 정책을 열린우리당이 들고 나왔다

서비스 경쟁력 역시 미국이 가장 좋다. 농업도 미국이 가장 강하다. 땅이 워낙 비옥하기도 하지만 면적당 농업보조금도 가장 많이 준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대해 농업보조금을 줄이라고 하지만 자신들은 최근에 더 늘렸다. 그럼 제조업은 어떤가. 우리가 제조업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1위 상품은 미국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한국이 미국보다 더 강한 것은 자동차 중형 부문, 반도체 D램 부문, 휴대 전화 일부, 백색 가전 정도다. 그 외에는 미국이 모두 강하다. 특히 화학 의료 산업은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 한일FTA를 준비할 때는 기계부품육성방안 같은 걸 만들었는데 한미FTA에서는 그런 것도 없다. 미국과 캐나다가 CUSFTA(캐-미 자유무역협정)를 맺고 다시 멕시코와 NAFTA를 맺는데 3년이 더 걸렸다. 그걸 우리는 10개월만에 해치우려 하고 있다.

정부는 한미FTA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면 아직 협상이 끝난 것도 아니니 나중에 결과를 보고 얘기하자고 한다. 또 협상의 내용이 문제가 되면 나중에 국회에서 비준을 안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의 의회처럼 우리의 국회도 미리미리 보지 않으면 비준을 하지 않을 수 없다. NAFTA는 3000페이지다. 하나하나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봐야 이해할 수 있다. 경제학자나 변호사도 자기 분야만 안다. 국회의원들이 한 달 봐도 모른다.

더구나 원래 이런 것은 한나라당의 정책이었다. 그런데 이를 열린우리당이 들고 나왔다. 이것도 대연정이다. 열린우리당이 들고 나왔는데 한나라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대신 해주고 욕도 대신 먹는 것이다. 이런 엄청난 정책은 언제나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좋은 정책이나 나쁜 정책이나 큰 정책은 마찬가지다. 부작용에 대해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권이 잘못해서 그렇다고 얘기할 것이다. 다음 정권은 누가 잡던지 대통령과 이른바 4인방은 청문회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작용은 나오게 되어 있다. 끝나면 끝이기 때문에 지금 얘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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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미 오래전에 출간된 작품인데, 뒤늦게 읽게 되었다.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전국의 산천으로 끌고 다닌 내 자전거의 이름은 風輪이다... 이 책을 팔아서 자전거값 월부를 갚으려고 한다. 사람들아 책 좀 사가라. 52살의 여름에 김훈은 겨우 쓴다.'(책 머리에-초판 27쇄에 개정판 14쇄이니 자전거값은 몇 백배 충당되고도 남았겠다-인용자)

여수 향일암, 광주, 만경강, 안면도, 감포와 고성, 도마령과 미천골, 섬진강 덕치마을로부터 다시 암사동과 조강에 이르기까지...

무엇보다 왜 '자전거'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년의 몸을 이끌고 험한 고개들을 오르내리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귀감'일 것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속도를 내면 네 다섯 시간이면 어디든 반도의 끝이다. 1년에 걸쳐 진행된 이 여정은 우리에게 속도 속에서 간과하고야 마는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준다. 즉, 이 책은 스스로 고행을 통해 역설하는 '문명비판'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느린 속도' 속에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사유를 통해 그 속에서 간직해야 할 것들을 시공을 초월하여 풀어놓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암사동에서 조강에 이르는 그 느린 강물의 흐름 속에는 이미 서기 5천년 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유장한 시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출퇴근을 위해 한강을 건너며 슬쩍 눈을 들어 바라보는 강물이 예전과 같지는 않을 것 같다. 하물며 '맹인 친구를 데리고 마을 어귀까지 바람을 쏘여주고 술도 먹여주는' 미천골의 아름다운 사람의 삶을 생각하는 것이란...

의상, 원효, 이순신, 다산, 정도전 등에 대한 저자의 식견을 새겨볼 일이다.

(책에서 아쉬운 점) 99쪽, 147쪽, 174쪽, 280쪽, 284쪽, 그리고 명기하고 싶지 않은 두 쪽에 이르기까지 교정을 다시 봐야할 것이다.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이미 개정판 27쇄에 이르기까지 고치지 못했다면 아쉬운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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