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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멜 팝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최근 몇 편의 일본소설을 읽고 있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경우 작가의 신분에 대한 관심이었고, 그 밖에 서평단 당첨, 주위에서 빌려 읽는 등등 접하게 되는 우연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역시 최근 국내의 '일본문학' 수용 규모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 등에 기인한 관심이었다.(아래 참조)
http://news.media.daum.net/culture/book/200611/24/segye/v14833598.html
이 책의 리뷰를 쓰는 지금은 수용양상의 변화에 대응하려는 출판사들의 공급과잉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든다. 한 권의 책으로 신문 전면광고를 했던 책을 구입해 읽다가 버려야(^^;) 했던 개인적인 기억 때문에 생긴 자의식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일정한 과잉현상에 대한 생각은 내 혼자만의 것은 아닌 듯하다. 아래 글은 다른 분의 서재에서 인용한 글이다.
'얼마전 기사를 보니 요즘 일본소설의 선인세와 판권료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고 한다. 예전에는 일본책하나 계약하는데 2-3백 정도면 되던것이 최근 1-2년사이에 5배이상올랐다고 한다. 이는 일반적인 경우이고 일본내에서 수상을 한 작품은 무려 5천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결국 이는 고스란히 독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각 출판사에서는 무리한 판권료로 인해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한 마케팅을 전개하거나 책값이 오르는 요인이 되니 말이다. 솔직히 이러한 기사를 보니 일본책 구입하기가 두려워졌다. 그러면서도 할 수 없이 구입하게 되는 이유중 하나는 그 중 일부 작품은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소설의 독특한 재미와 흥미로 인해 구입해 볼 수 밖에 없는 우리의 문학현실이 마음 아프다.'('백년고독'님의 <캐러멜 팝콘> 리뷰에서 인용)
출판사들의 이러한 편중현상(또는 '연동효과'에 의한 과잉공급)은 또한 같은 장르 내에서, 또는 전체시장에서 과당경쟁을 유발하기 마련이어서, 할인 등의 각종 프로모션이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이 책도 역시 다른 일본 저자의 장편소설을 한 권 더 받았으니...) 이 역시도 '진정한 작품'만이 오래 읽히게 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이러저러한 트랜드에 휩쓸려 읽게 된 일본소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감각적 문체, 쉽게 이미지가 그려지는 서사, 이국적인 색채, 그리고 (부정적일 수도 있겠지만) 극히 개인적 주관에 편중됨 등등에 대한 관심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다소 도식적일 수 있을 구조(사계의 각 시점에서 화자의 의식, 그리고 또한 각 시점별로 서로 긴밀한 네 명으로 시점을 연결하는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자연스러운 전개를 이어간다는 점. 그리고 서로 다른 캐릭터의 특징 역시 뚜렷하게 나타낸다는 점이 돋보인다. 여전히 성관념에서는 우리 식의 문화와 차이를 갖고 있지만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친밀감도 작용하겠다.
전혀 예상도 없이 올해 읽었던 몇몇 일본 문학작품 가운데에서 <용의자 X의 헌신>과 더불어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런데 기간중에 읽었던 작품에 대한 감상의 편차가 매우 크다는 점과 '일본문학'이라는 범위 내에서 '비교적 낫다'는 한계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