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책 구입 1위 ▶ 대전 [중앙일보]
서울특별시와 광역시 등 16개 시도 중 지난해 일인당 책을 가장 많이 구입한 '문화도시'는 대전광역시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서점 YES24(대표 정상우.www.yes24.com)가 23일 발표한 '2006년 시도별 도서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일인당 책 구입량에서 대전의 0.48권이 으뜸이었다. 이어 서울 0.47권, 광주광역시 0.41권, 울산 광역시 0.40권 순으로 집계됐다. 총 판매 수량에서는 서울이 500만 권으로 최다였으며 경기도가 400만 권으로 뒤를 이었다. YES24의 국내 출판시장 점유율이 9%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한 해 동안 일인당 도서구매 권수는 대전이 5.28권, 서울이 5.17권, 광주 4.5권으로 추정된다고 YES24 관계자가 밝혔다.

한편 서울의 전체 구입도서 중 학습.참고서 비율이 13%인 반면 대전은 24%였으며 광주.울산도 비슷한 비율을 보여 광역시의 높은 교육열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김성희 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가톨릭 일부도 ‘구약폐기론은 배은망덕’
도올 성서논쟁 확산…차동엽 신부 “역사 단절” 비판
주요 신학연구자들 언론통해 백가쟁명식 토론 활발
한겨레 조연현 기자
» ‘성서 논쟁’이 달궈지고 있다. 도올 김용옥, 이용규 한기총 회장,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차동엽 신부(도올부터 왼쪽 원으로)
도올 김용옥 교수가 〈교육방송〉 인터넷 요한복음 강의와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 성서의 문자주의적 해석의 문제점과 구약 폐기론 등을 주장하면서 촉발된 ‘성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등이 ‘교회 매도 음모’라며 반발한 데 이어 이번엔 가톨릭계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무지개원리〉의 저자이자 미래사목연구소장인 차동엽 신부가 도올을 비판하고 나섰다.

차 신부는 28일 〈평화방송〉의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역사는 단순하게 단절할 수가 없고, 연속성과 단절성이 있으면서 역사가 승화되고 발전한다”며 “도약의 발판 역할을 했던 것을 없애 버리는 것은 배은망덕한 행위”라고 도올의 ‘구약 폐기론’을 비판했다. 차 신부는 또 “도올은 영지주의적 신조가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우주관을 확산시키기 위해 기존의 우주관 내지 종교관, 신관 등을 반박하고 나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애초 도올의 주장은 보수 개신교계의 반발을 먼저 불렀지만, 실은 가톨릭계에 민감한 것들이 더 많았다. 정진석 추기경은 최근 대선 주자들을 만날 때마다 저서인 〈민족해방의 영도자 모세〉 상하권을 선물하며 모세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강조했다. 그만큼 가톨릭에서 구약을 비중있게 받아들여온 것이다.

그러나 도올은 “모세 율법을 믿는 것은 성황당을 믿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도올은 또한 “우리나라의 초기 가톨릭교인들은 스스로 가톨릭을 받아들였는데, 제국주의의 선교사들이 들어와 오히려 토착적이고 자생적인 이런 생명력을 짓밟아버렸다”며 안중근 의사의 신자 자격을 박탈하고, 3·1 만세 운동 33인 대표에 가톨릭 지도자가 한 사람도 참여하지 않은 것 등을 비판했다. 가톨릭이 아픈 대목이었다.

이 밖의 주요 신학 연구자들도 자신의 견해를 언론매체에 활발히 밝히고 있다.

연세대 신과대학 기독교문화연구소 이상성 객원연구원은 〈오마이뉴스〉에 쓴 글에서 도올의 ‘구약 폐기론’에 대해 “구약의 내용이 참혹하거나 비윤리적이고 주로 유대인들의 역사와 관련된 것들로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그렇게 평가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그러나 당시 애급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이들은 유대인이라는 혈통이기보다는 억눌린 ‘합비루’였다”며 “하느님의 계약은 유대인들만을 해방시킨다는 뜻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사람, 어떤 창조물이라도 해방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는 다 적용되고 해당되는 계약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서울신대 신약학과 윤철원 교수는 〈국민일보〉에 쓴 글에서 “성경은 ‘사실’보다는 복음(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는 도올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예수 이야기를 집필하기 위해 복음서 저자들은 요세푸스나 필로 같은 저술가들처럼 실제 사건들 중에서 적합한 사건만을 선별해 기록했기에 서술에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은 놀랍지 않고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며 “그러나 기록이 다르다고 (성서가) 창작이라고 주장한다면 난센스”라고 밝혔다.




또 김경재 교수가 〈한겨레〉 인터뷰에서 도올의 구약폐기론엔 반대하면서도 “세속적 영화에 영합하는 정치적 메시아주의에서 벗어나 기독교의 본질인 섬김과 봉사의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도올의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 대목에 대해 누리꾼들 사이에선 공감한다는 반응이 많았으나 전문가들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신대 김이곤 명예교수는 도올이 한국 기독교의 루터와 칼뱅이 될 수 있다고 한 것에 대해 〈한겨레〉에 글을 보내왔다. 이 글에서 그는 “일종의 학문 아류에 김(경재) 교수도 편승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새길사회문화원의 류상태 신학연구원은 다른 이유로 김경재 교수를 비판했다. 그 역시 글을 보내 “성서에는 ‘하늘의 계시’도 담겨 있고, ‘사람의 한계’도 담겼는데, 모든 만행과 모순, 독선까지 ‘하늘의 계시’로 믿는다면 종교는 아편이 되고 만다”며 “김 교수는 성서가 갖는 한계를 보다 분명하고 명쾌하게 지적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도올은 오는 4일 성서 전반에 대한 해석을 담은 〈기독교성서이해〉를 출간할 예정이어서 관련 논쟁은 한층 가열될 것같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삶의 전쟁터 현실주의자들의 무기로
한겨레 고명섭 기자
» 전쟁의 기술
베스트셀러 들여다보기 / 전쟁의 기술

‘권력경영학’이란 게 있다면, 로버트 그린이야말로 그 분야의 대가급이다. 2002년 이마고 출판사의 첫 책의 나온 <유혹의 기술>은 수많은 유혹자들을 등장시켜 유혹이라는 유연한 힘으로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 책은 2만8000원이라는 가격을 가볍게 들어올리는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지금까지 15만부 가량 팔렸다. 5년 만에 나온 신작 <전쟁의 기술>은 유혹이라는 열쇳말만 전쟁으로 바꾸었을 뿐 ‘권력경영학’이라는 주제는 동일하다. 시장 반응은 <유혹의 기술>보다 더 신속하다. 지난 1월 말 출간 이후 한달 만에 4만부가 독자 손에 들어갔다.

로버트 그린의 설법을 요약하면 ‘냉혹한 마키아벨리즘’이다. 허울 좋은 도덕과 명분은 필요 없다. 승리를 쟁취하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라. 출판사는 이 책을 가리켜 ‘21세기판 손자병법’ ‘전략의 바이블’이라고 말한다. 과거의 전쟁이 전장에서 병사를 부려 적군을 물리치는 일이었다면, 오늘날 전쟁은 도처에서 벌어진다. 전방도 없고 후방도 없다. 세상의 모든 곳이 전쟁터다. 비즈니스 세계야말로 전쟁의 세계다. 아니 삶 자체가 전쟁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승리하는 비즈니스와 인생을 위한 33가지 전략’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성과를 목표로 삼는 순간, 당신은 전략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전쟁과 전략은 냉혹한 논리가 지배한다. 뭔가를 원하거나 바란다면, 반드시 그것을 위해 준비하고 싸울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이 황폐해졌다고 인간미가 없어졌다고 한탄할 수 있겠지만 지은이는 단호하다. 진정한 평화와 안정은 전쟁을 준비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현실주의자라면, 억울한 패배를 당하지 않으려면, 전쟁의 기술은 익히지 않으면 안 될 실용지식이라고 그는 확언한다. 지은이가 말하는 전쟁의 기술 가운데 하나는 ‘평정심’이다.

“명심하라. 평정심을 유지할 때 당신은 그 모든 것들로부터 초탈하여 전체 전쟁터를, 전체 그림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다. 위대한 지휘관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이러한 심적 거리를 유지하는 동력은 미리 세부사항까지도 완전히 익혀두는 것, 즉 준비태세다.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의 부처 같은 초연함이 어떤 알지 못할 신비한 원천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믿게 하라.”

출판사는 ‘나의 적이 절대 읽어서는 안 될 책!’라는 카피를 붙였다. 책을 편집한 웅진지식하우스의 윤동희씨는 “네이버 검색을 해서 찾을 수 있는 여러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보면, ‘나는 이 책을 샀는데, 아마 나의 라이벌도 이 책을 샀을 거야’라는 재미있는 푸념을 늘어놓는 독자들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독후감을 올린 독자(아이디 푸른하늘)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의 삶은 일상적인 전쟁이다. 피가 흐르지 않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다. 이젠 그런 세상이 아니라 평화롭고 정의가 흐르는 세상이라고 누군가 말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믿지 않는다. 이기지 못하면 진다. 그것이 오늘날의 삶이다. 난 주로 지는 편이다. 그러나 언젠가 나도 승리할지 모른다. 꿈을 놓지 않으면…. 그래서 난 읽는다, 이 책을.”

윤동희씨는 “독자의 대다수가 20대~40대 사이 남성이며 30% 정도가 여성”이라고 말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린이책 역사 100년 그림책 어떻게 커왔나
입력: 2007년 03월 04일 16:50:55
 
세계최초-5CM 음경확대법 공개!
컴퓨터 진짜 45,000원!!
배가 따뜻하면 살이 빠진다!
<전화영어>외국인앞에서도위풍당당
국제전화 1개월 무료체험 이벤트!
죽어도 영어 못하는 진짜 이유는?
올해는 최남선이 1908년 펴낸 ‘소년’지를 기점으로 우리 어린이책의 역사가 100년 되는 해. 과거 글 중심의 동화와 글을 읽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주류를 이루던 어린이책은 영아부터 청소년까지 대상독자층을 확대하고 다양한 실험을 거치며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린이책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한 옛이야기 그림책. 우리의 옛이야기 그림책은 어떻게 발전해왔을까. 최근 출간된 ‘창비어린이’ 봄호는 옛이야기 그림책의 역사를 살피는 특집을 마련했다.

192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어린이 문학에서 전래동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는 바로 소파 방정환이다. 방정환은 “외국 동화의 수입보다 더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는 우리 동화 무대의 기초가 될 고래(古來) 동화의 발굴이며 그 어느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라고 역설했다. 비록 일제의 지휘로 시작되기는 했으나 구전되는 옛이야기를 모은 최초의 단행본 어린이책은 1924년 발간된 ‘조선동화집’으로 혹부리 영감, 토끼와 거북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래동화 25편이 실려있다. 이후 옛이야기는 70년대까지 동화책 형태로 어린이들에게 소개가 됐다.

북디자이너 정병규씨에 따르면 옛이야기가 그림책의 형태로 본격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유아그림책 시장이 형성되어 가던 80년대 초반 무렵부터다. 옛이야기는 우리 민족 문화의 원형질이 살아있으면서 재미와 교훈을 주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유효한 읽을 거리이면서 출판사 입장에서는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어린이에게 인기가 있는 글텍스트를 확보할 수 있는 보고’이기 때문에 각광받았다. 80년대 초반 발행된 ‘어린이 그림동화 극장’선집과 ‘재미있는 어문각 픽처북스’ 등이 대표적이다.

옛이야기 그림책은 80년대말~90년대초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가 설립되고 인문·사회·문학 출판사들도 어린이책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아동문학작가,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 전업작가가 탄생했다. 90년대에는 30여종의 옛이야기 그림책 전집이 쏟아져 나왔다. 전통에서 소재를 찾은 창작그림책 단행본인 ‘백두산 이야기(류재수, 1988)’가 단행본으로 성공한 이후 전집 중심의 옛이야기 그림책 시장이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44회를 맞는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 어린이도서전도 우리 옛이야기 그림책의 다양화에 한 몫했다.

옛이야기 그림책에서 글과 그림은 서로 보완적이면서도 각각 완결된 구조를 갖춰야 한다. 책을 읽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그림만으로도 옛이야기의 서사를 따라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 어린이책 연구자 이지호 진주교대 교수는 ‘옛이야기 그림책에 관한 몇 가지 생각’에서 “글작가는 다양한 각본이 존재하는 옛이야기의 저본을 밝혀야 하고, 그림작가는 상상의 존재라든가 잔혹한 장면 등을 처리할 때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면서도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윤민용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 공동창고’로 ‘1인 출판’ 길 넓혔다
18개사 지분 균등 10억 출자 갈등 최소화로 중기청 지원도
인건비 부담 축소 등 큰 효과 150개사 출판사 3000만권 유통
한겨레 임주환 기자
» 문화유통북스의 이영복 전무가 4천만여권을 저장·유통시키는 초대형 출판물창고에서 지게차를 이용해 선반에 책을 올리는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네트워크 성공시대] ⑮ 문화유통북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은 출판사와 책 창고의 경우에 딱 들어맞는다. 출판업의 핵심인 기획과 편집에 필요한 공간은 얼마 안되지만, 일단 인쇄에 들어가면 최소한 초판 수천권을 찍는다. 독자들의 기억에 남는 책들이 많아질수록 책을 만드는 출판사는 비좁아진다. 18개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문화유통북스의 공동창고는 중소 출판사들이 뭉쳐 ‘배와 배꼽의 딜레마’를 해결한 사례다.

“원래 출판사들은 서울의 4대문 안쪽이나 마포에 집중 분포돼 있었습니다. 학자, 교수, 전문저술가 그리고 언론과 자주 접촉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출판계에 활황이 찾아온 80년대 중반부터 정작 출판사들은 시 외곽으로 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출판계의 골칫거리를 풀어보자는 생각에 알고 지내던 출판사 대표들과 공동물류창고사업에 나섰습니다.”

실천문학사 사장을 지낸 이석표 문화유통북스 대표는 “공동창고의 성공은 동업자들끼리 십시일반 뭉쳐 갈등을 최소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995년 설립 당시엔 10억여원의 출자금을 회사의 규모에 따라 달리 하려 했다. 이때 동녘출판사의 이건복 사장이 ‘지분은 균등하게, 이용료는 이용량에 따라 받자’고 제안을 했다. 누가 주인인가를 다투는 일이 없어야 오래간다는 그의 논리에 동업자들은 흔쾌히 동의를 표시했다. 문화유통북스는 이런 주주사들의 단합을 밑바탕으로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벌이는 협동화사업 대상에 선정돼 15억여원을 지원 받는 데도 성공했다.

» 이석표 문화유통북스 대표이사가 출판업계 공동창고가 가져온 긍정적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와동리에 1200여평 부지를 확보해 출발한 문화유통북스는 이제 150여개 출판사들이 이용하는 대형 출판물류창고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만 3000만권의 책을 유통시켰고, 매출은 40억원이 이르렀다. 하지만 처음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 회사의 이영복 전무는 “선팅지가 뙤약볕에 녹아내려 버린 탓에 종이로 창문을 막고, 입출고 창구가 가까워 우왕좌왕하기도 하는 등 난관이 수두룩했다”고 말했다. 경험부족에서 온 이런 시행착오를 극복한 힘도 주주사들의 관심에서 나왔다. 돌베개 출판사의 한철희 사장은 “처음 창고에 지게차가 필요하다기에 서울 성수동 일대를 헤매고 다닌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책 창고라는 특성이 십분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부도 꽤 열심히들 했다”고 돌아봤다.

최근 문화유통북스는 2차 협동화사업장을 건립해 파주시 검산동 8000평 터로 이사했다. 주요 창고의 경우 최고 높이가 18m나 돼 대형 전시장을 연상시키고, 동시 수용규모도 4000만권에 이른다. 완전자동화 시스템으로 설계돼 입출고의 시간과 노력도 줄였다. 특히 높은 곳까지 책을 쌓기 위해 책 선반 주변의 바닥을 180cm 이내에서 오차가 0.6mm에 그치는 초평면바닥으로 설계했다. 물류의 ‘물’자도 몰랐다는 ‘출판쟁이’들이 첨단창고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제약회사 등 다른 제조업 분야 관계자들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할 정도다.

출판계의 ‘공동자산’인 문화유통북스는 출판물류 개척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도서출판 동녘의 이희건 주간은 “영업사원이 일일이 서점으로 책배달에 나서던 게 불과 15년 전의 일”이라면서 “이젠 공동창고 덕에 출판사들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줄었고, 덕분에 1인 출판도 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화유통북스의 이석표 대표는 “반품처리를 원활하게 하는 등 출판사들의 애로사항을 줄이려 애쓰고 있다”면서 “앞으로 도매업까지 진출해 본격 물류기업으로 거듭날 장기계획을 갖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