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일약국 갑시다 - 무일푼 약사출신 CEO의 독창적 경영 노하우, 나는 4.5평 가게에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배웠다!
김성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동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이른바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스토리를 읽다보면, 마치 심리치료를 받는 것처럼 새로운 교훈과 용기를 얻게 된다.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면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 현명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자기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들의 역정에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는 것이 당연지사일듯.

그러나 최근의 출판경향을 보면, 독자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식이 너무 지엽적으로 편중되어 있지 않은지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물론 다양한 서적을 두루 살펴보지 못한 과문한 탓도 있겠지만, 자신만의 '길'을 온전히 가려는 사람들, 남들이 하지 못한 선행을 하는 사람들 등 다양한 분야의 '스승'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최혜숙 작가의 노고에도 깊은 감사를...'이라는 저자의 헌사는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고, 또한 아이들도 지적할 만한 띄어쓰기 오류(일관성 없이 쓰여서 아이들도 헛갈리게 하는)는 '좀더 차분히 원고를 만져주었으면' 하는 출판사에 대한 바램 때문에 작은 아쉬움이 있다. 물론 전국의 약국을 순례하며 겸허히 '경영'을 배우는 저자처럼, 책으로부터 얻어야 할 교훈이 그로 인해 쉽게 반감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출판사의 보다 진지한 출간활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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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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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08년 02월 11일에 저장
구판절판
우리의 정보수집력을 반성하라.
문제는 부동산이야, 이 바보들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한 긴급 형제 대화
김태동 외 지음 / 궁리 / 2007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7년 09월 19일에 저장
절판

2003년 이후 대한민국 경제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부동산' 관련 진단서로 제목처럼 명확한 해석과 대안을 제시한 책
88만원 세대-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7년 09월 19일에 저장
품절

머지않아 다가올 다음 세대 희망 또는 절망을 생각하게 하는 책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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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9월 19일에 저장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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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일약국 갑시다 - 무일푼 약사출신 CEO의 독창적 경영 노하우, 나는 4.5평 가게에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배웠다!
김성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7월
구판절판


평생을 직장인 마인드로 살아온 사람은, 웬만해서는 '사업'에 대한 희망을 접는 것이 좋다. '시키는 것만 하겠습니다'라는 일관된 자세가 이미 패배하는 습관으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회사에서 나오는 월급을 받으며 생활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다. <중략> 그러나 소비하고 낭비하는 삶보다는 하나라도 더 자기 것으로 만드는 플러스적인 생활을 하는, 즉 자영업자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현재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매달 급여를 받아가며 경영 수업을 배우고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사회 생활인가?-102쪽

꿈을 이루는 단 하나의 방법은 발로 뛰는 것이다.-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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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세상은 못 구해도 사람과 예술은 구한다 - <88만원 세대> 판매 및 기타 등등 근황

출간 프라이팬 2007/09/10 16:52 posted by 후라이빵
1.

<88만원 세대>는 팔린 것 모르겠고, 3,000부가 깔렸다고 한다.

만부는 넘을 거라고 전망을 하는데, 진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조금씩은 꾸준히 나간다고 한다.

만 부 되면 출판사에서 작은 잔치라도 한 번 하기로 했다.

<한미 FTA 폭주는 멈춰라>의 경우는 왜 아직도 팔리는지, 나도, 출판사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기는 한데, 이것도 만부는 넘어갈 것 같다. 만 부 넘으면 떡이라도 돌리는 잔치를 할 생각이다.

레디앙에서는 한겨레 신문사에라도 광고를 하고 싶어하는데, 음... 난 신문광고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신문광고 할 정도로 잘 팔릴 책은 써본 적이 없어서... 10만부는 넘어가는 책들은 광고를 한다. 난 그런 시장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마이너 시장에 속한, 전형적인 사회과학 시장에 속한 사람이다.

이 말은 천 권 팔기가 버겁고, 2천권이 히말라야처럼 높아보이는 시장이라는 말이다.

물론 장사는... 나는 잰병이다. 이런 책을 쓰고도 이렇게밖에 못 파느냐고 주위에서 어지간히도 쪼아대지만, 지금 책 팔고 있을 여력은 없고, 다음 책 두 권을 연내에 무사히 내느냐 못내느냐, 또 다른 악전고투 중이다.

3권은, 1권만큼 앞부분 잡기가 어렵다.

정말 솔직한 심정은 디워 천만명이라고 하는데, 사회과학 책들이 천권, 2천권을 놓고 죽느니 사느니 한다는 이 상황이 참 안타까운 일일 뿐이다.

다섯 권의 책을 내면서 내가 배운게 한 가지가 있다. 내가 상대하는 한국의 대중들은, 책을 읽지 않을 이유 백 가지로 무장한 사람들이고, 사탕발림이 아닌 책을 읽지 않을 이유 열 가지를 즉각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마케팅 용어로 하면, "까다로운 고객"이다. 핸펀과 비교하면, 책에 대해서만큼은 참으로 까다로운 고객이다.

이건 주어진 조건이다.

하여간 <88만원 세대>는 만권이 팔려서 잔치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2.

'공유된 경험'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게 좋은 말이기도 하고, 나쁜 말이기도 하다.

나쁜 짓을 같이 많이 하다보면 전부 도둑놈이 된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좋은 일을 하고는 싶은데, 같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참 없다. 선행도 훈련이라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요즘 유행하는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선행을 권하는 책이 참으로 드물다는 점을 느꼈다.

너, 원래 나쁜 넘이쟎아, 본성대로 살아...

이런 식으로 쓴 책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홉스의 레비아탄이다. 그래도 이 책들은 중세에서 근대를 열었던, 파이오니아 같은 것으로 해석되고, 앞으로도 몇 백년은 살아남을 책들이다.

우리 시대의 공유된 경험, 그것이 두렵기도 하다. 축구 집단응원가 탄핵철폐를 외쳤던 것 외에는 정말로 공유된 경험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가?

3.

통일을 공유된 경험으로 가졌을 때, 이 시스템에는 어떠한 변화가 올 것인가?

반성된 세계화적인 소국 시장의 형태를 가질까, 촌놈들의 제국주의 형태를 가질까? 평소에도 반성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린간들이 통일된다고 갑자기 반성할까?

안 그럴 것 같다. 이게 3권의 주제인데, 어떻게 이 얘기를 귀에 거슬리지 않고 담아낼 수 있을지, 도통 길이 보이지 않는다.

나쁜 짓 할려고 굳게 마음 먹은 사람들에게, 천당을 생각하시오...

꼭 도에 관심있으십니까라고 말머리를 떼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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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품절


우리나라를 제외한 선진국의 젊은이들은 16세부터 사랑을 시작하고 18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독립을 희망한다. 물론 조금 늦거나 조금 빠를 수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사교육에 묶여서 대학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그 순간에 그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스스로의 문제를 풀어갈 준비를 시작한다. 한국의 청소년들과 적게는 6년에서 많게는 10년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 10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한국 남자들의 경우는 군복무라는 꽤 부담스러운 2년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만약 18세의 어느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가 부모님에게 "저, 사랑하는 여인이 생겼습니다. 독립하겠습니다."라고 선언했다고 가정해보자. 부모님은 뭐라고 말씀하실까? "이 자식아, 군대나 갔다 오고 나서 독립을 하든 말든 니 맘대로 해라!"-39쪽

자국의 10대를 가혹한 노동 환경에 노출시키지 않는 대신 (선진국들의) 많은 기업들은 해외로 나가서 다른 나라의 소년 소녀들을 동원해서 생산 활동을 계속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모로코의 소녀들이 직접 바느질을 하면서 만들어내는 피버노바와 같은 월드컵 공인구다. 미국에서 디자인한, 10만원이 넘는 기능성 운동화나 패션 운동화들이 그렇고, 자판기에서 뽑아 마시는 저가 인스턴트 커피의 상당량도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어린 소녀들이 직접 수확한 커피콩으로 만들어진다.-54쪽

예를 들어, 네슬레는 본국인 스위스에서는 인간의 얼굴을 한 국민기업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3세계에서는 무서운 기업으로 돌변한다. 실제로 가난한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분유를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대선에 당선되었던 칠레의 아옌데 정부를 정복시키려는 국제적인 세력 중에 분유 판매가 줄어들 것을 염려한 네슬레 기업이 관련되어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소문이다. 가난한 아이들에게 분유를 먹이고 싶어했던 아옌데의 경제 프로그램은 결국 작동되지 못했고, 아옌데는 1973년 대통령궁에서 피노체트가 이끄는 군인들에게 포위되어 사살되었다.(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갈라파고스) 참조)-58쪽

지난 5년 간의 1318 마케팅이 우리나라 고유의 10대 마케팅과 결합되면 세대 착취 정도가 아니라 '세대 파괴'가 된다. 사교육 시장을 우리나라처럼 거대하게 발전시키고 운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야말로 특수 상황인데, 우리나라의 10대들은 교육 장치에 의해서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고, 마케팅 장치에 의해 극단적으로 착취 당하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황은 단순히 10대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소비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주어야 하는 부모 세대의 고통과 연결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 자본주의는 정말 무섭다.('인질 경제')-70쪽

이러한 10년간의 변화를 가장 종합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표현하는 말은 '승자 독식(Winner-Takes-All)'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 시스템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정당이 그 지역의 선거인단을 전부 독차지하는 방식을 승자 독식 방식이라고도 부른다. 이 단어는 특히 지난 수년 동안의 대한민국 상황을 가장 잘 정의해주는 단어라 할 수 있다. 승자 독식은 곧 "이기면 그만이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85쪽

지금의 20대에게 주어진 사회의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평균 학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이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 시기가 평균적으로 길어짐을 의미한다. 통계적으로는 그렇다. 정상적인 취업 전에 휴학을 하거나 기타 취업 준비 등의 이유로 졸업이 늦어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으며, 또 해외 어학연수와 같이 정규 공교육 과정 이외에 개인적인 준비를 위해 늦어지는 경우도 흔히 관찰된다. 그렇다면 절대적인 임금 수준은 어떨까? 한국경제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비교하기가 쉽지 않지만, 초봉 혹은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주택 구매시점을 계산하면 현재의 20대는 이전 세대보다 몇 배는 늦게 첫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 이런 삶의 크고 작은 변화들은 혼인 연령을 늦추고, 덩달아 여성들의 출산연령도 늦춰지게 한다. 이 세대의 사회적 성숙은 지체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지체는 각 개인들의 정신적 성숙이나 육체적 성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다만 경제적 조건 혹은 보다 광범위한 사회문화적 여건에 의해서 발생한 것일 뿐이다.-87쪽

어떤 통계나 경제학 교과서 혹은 인류학 자료를 봐도, 지금 우리나라처럼 한 세대의 취업 및 결혼과 같은 사회적 활동이 극단적으로 지체되고 있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88쪽

마케팅 세력이 아닌 어른들은 10대가 독서하고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예산과 제도를 비롯한 많은 지원을 해주겠지만, 마케팅 세력은 10대들에게 주어진 용돈을 독서가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하도록 계속 유도할 것이다. 작기만 이 두 가지 힘의 싸움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나머지 힘들 사이의 균형을 결정할 가장 큰 요소이다. 마케팅 세력과 비마케팅 세력은 10대의 용돈이라는 1318 시장에서 그야말로 건곤일척의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여기에 한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 이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는 간단하다. 10대들이 상대적으로 책을 사는데 더 많은 용돈과 에너지를 지출할지 아니면, 1318 마케팅 세력이 지시하는 화장품과 소비재를 사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셈이다.-142쪽

현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다음 세대'에 관한 문제의 절반 정도는 지금의 386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생겨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적 자본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386세대를 다른 세대와 비교한다면, 해방 이후 가장 많은 독서를 했던 세대이고, 현재도 가장 많은 독서를 하고 있기 때문에 포디즘 이후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대해서도 이전 세대에 비하면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편이고, 독서할 여력이 없는 다음 세대에 비해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사교육에 의한 지적 소화력 상실의 집단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 세대는 포디즘 이후에 새로 생겨날 변화들에 대해 오히려 지금의 20대보다 훨씬 높은 적응능력을 가지고 있다. 개별적 능력과 세대 내 단결이라는 두 가지 장치를 모두 가지고 있는 이 세대가 향후 세대 내 경쟁을 점차 완화시키고, 세대 간 경쟁을 통해서 다음 세대에게 돌아갈 몫을 선점할 것이라는 점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178쪽

남성 정규직 임금을 '100'이라고 했을 때, 남성 비정규직 임금은 '56.3'이고 여성 비정규직 임금은 고작 '36.9'였다. 비정규직 대 비정규직으로 비교를 해도 여성 임금이 남성 임금의 65%에 불과한 셈이다.(이주희, 한국노동연구원, 2004) 특히 한국의 여성들은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이라 불리는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식당 종업원, 은행창구의 텔러, KTX 승무원, 텔레마케터 등 서비스 관련 직업들 상당수가 이런 감정노동에 속한다. 젊은 여성엑 대형할인매장에서 오가는 차를 향해 인사를 시키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일본과 한국뿐이다.-197쪽

정크 푸드라는, 안전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맥도날드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고급 식당인 것은 그 당시에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된 지금 상태에서도 프랜차이징 업체가 자영업 식당에 비해서 비싼 현상은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중략) 자장면을 파는 중국집에서는 왜 프랜차이징이 벌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서민들의 식단이었던 설렁탕에서는 왜 프랜차이징이 약한지는 이걸로 설명할 수 있다. 이미 자장면과 설렁탕은 '서민 음식'이라는 사회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징을 통한 고급화로 사람들을 속이기가 쉽지 않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쉽게 말하면 "싸구려 음식을 비싸게 속여 파는" 일이 너무 쉽게 우리나라에서는 벌어지는 셈이다.-250쪽

과거 한국 자본주의의 '좋았던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승자독식 논리는 거의 생존 본능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자연스러워졌다. 마지막에 혼자 살아남는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는 의 철학은 희망을 절망으로 바꾼다기보다, 희망을 '판매'하게 만든다. 서점에서도 방송에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성공한 20대의 이야기' '1318세대 성공하려면 이렇게 해라' '20대 재테크로 희망 찾기'. 즉 '희망의 과잉상태'다. 역설적으로, 희망을 실현시킬 확률이 줄어들수록 희망이란 단어의 사용 빈도와 유인 효과는 점점 커진다. 이것이 바로 희망이 '고문'으로 변하는 메커니즘이다... "한국사회가 10대와 20대에게 희망을 주고 있을까?"... 고문의 의도가 없다고 해서 고문이 아닌 것은 아니다.-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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