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지 않을 권리 - 교과서에는 없는 세상을 만나다 청소년 벗
한다솜.서수민.김해솔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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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옆에 두고도 읽지 않고 있었다. ‘외면하지 않을 권리’를 ‘외면할 권리’로 잘못 읽었던 모양이다. ㅋㅋ 청소년 여러 명이 함께 쓴 책이라고 해서 혹시나 그간 교사들이 종종 묶어 내었던 학생문집 수준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치 종군기자들의 전쟁 보고서와 같이 생생하고 진지하게 읽힌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외면할 수 없는 책임’을 느끼고 바로 몰입 통독을 하게 될 것이다.

 

밀양송전탑, 쌍용차, 한진중공업, 위안부피해자, 탈핵, 강정, 성미산, 새만금, 대입거부, 청소년참정권, 학생인권조례 등등 수많은 국지전에서 치열하게 또는 즐겁게 싸우고 있는 청소년전사들을 보면서, 그렇지 못한 비청소년의 한 사람으로서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청소년에겐 희망을, 비청소년에겐 성찰을!

 

<외면할 수 없는 구절>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혼자 입시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며 책상에 앉아 무의미한 문제 풀이만 하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본격적인 연대 활동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당당히 맞서고 투쟁 현장에 계속 함께하는 이유는 유관순 열사, 김주열 열사와 같은 선배 청소년활동가들의 싸움이 당시 사회에 냈던 균열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노동차별이다. 핵발전소가 지어지면 방사능 피폭을 무릅쓰고서라도 누군가는 그 안에서 일을 해야 한다. 그들이 바로 핵 노동자들이다. 문제는 이들의 연간 누적 피폭량 기준치가 일반인의 100배에 달하는 100밀리시버트라는 점이다.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양이다. 핵 노동자의 90%가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산업재해 처리 등에 대한 보장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용구조가 한전의 직접 고용이 아닌 여러 단계의 하청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핵발전소 주변의 소외 계층이 핵 노동자로 유입된다.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에 강압과 회유로 건설되는 핵발전소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과 같다. 인근 주민들은 이미 피해자이지만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은 다시 피폭의 위험을 감수하며 핵 노동자가 되고 있다. 고용을 미끼로 가장 위험한 핵 노동에 우리 사회와 핵발전소 주변 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취약 계층이 동원되는 것이다.”

 

“이제 지금까지 붙잡고 있던 불안의 끈을 우리가 스스로 놓아 버리자.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이 사회와 교육에 모두가 한마디씩 하자. 그 말들이 모이면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고, 언젠가는 ‘오늘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흑인 참정권 1870년 여성 참정권 1928년 그리고 이제 청소년에게도 참정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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