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방목 아이들 - '만들어진 공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아이 키우기
리노어 스커네이지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영국 작가 워릭 케언스는 <위험하게 사는 법>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 아이가 낯선 사람에게 잡혀가기를 원한다면 통계적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아이를 혼자 밖에 두어야 하는가? 약 5700년이라고 한다."

 

작가는 아홉 살 먹은 자기 아들을 혼자 지하철에 태워 보냈다가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고 한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위험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통계적으로 그다지 위험하지도 않은데 너무나 아이들을 과잉보호하고 통제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버스 타고 친적집에 가서 며칠 째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런데 지금 내 딸들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장담을 못하겠다. 왜냐면 통계적으로 우리나라는 저자가 있는 미국보다 위험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 전반에서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점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한다. 아이를 방치하는 게 아니라 방목하라는 말이다, 보호를 핑계로 통제하지 말고. 

 

"우리 증조할머님은 열다섯 살에 혼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할머님을 낳으셨다. '속도위반'이 아니었다. 애가 들어서서 어쩔 수 없이 결혼한 것도 아니고. 그때는 그 나이에 그렇게들 했었다. (생략) 우리 고조할머니들 대부분, 그리고 그 위의 할머니, 할머니들은 대개 호르몬이 기능을 하기 시작하면 바로 아이를 낳기 시작했다. 동물들이 그러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러니까 성숙이 끝나면 후손을 생산했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의 십대 조상들은 아이를 키우고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먹을 것을 구하고 십대의 지혜를 자손에게 전달했을 것이다. 그러지 않았으면 인류는 멸종했을 테니. 도도새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인간 종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은 십대들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입증해 준다. 지금까지 죽 이어갈 수 있게 해줬으니 말이다. 청소년들한테 세계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으니(그리고 애를 낳고 종족을 유지할 수 있으니) 당연히 애 취급하면 뚱해가지고 성질을 부리는 것이다"

 

"덴마크 여성이 휴가 때 뉴욕에 와서 덴마크 사람들이 흔히 하듯이(리투아니아 사람들이 하듯이) 행동했을 때 있었던 일이다. 유모차에서 잠든 아기를 식당 밖에 두고 안에 들어가 뉴욕 사람인 아기 아빠와 같이 식사를 했다. 다음에 일어난 일은 불 보듯 뻔하다. 부부는 아이를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엄마는 아기한테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었을 뿐인데! 상쾌한 봄날의 바깥 공기 말이다. 이 사건은 일주일 동안 타블로이드 신문의 먹잇감이 되었다. 정상인가? 미친 엄마인가? 아기를 위탁가정에 맡겨졌고 부모는 감방에 맡겨졌다. 사흘 뒤 이런 조건 아래에서 석방되었다. 6개월 안에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면 기소하지 않겠다. 덴마크 엄마는 사법제도를 더 이상 시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아이를 데리고 얼른 덴마크로 돌아갔다. 덴마크 언론에서도 분개했다. 잠자는 아이를 밖에 놓아두는 것은 덴마크에서는 흔한 일이다. 상식적인 행동일 뿐 아이를 방치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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