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아동도서관 사서이자 아동문학평론가인 도로시 화이트 여사의 이야기입니다.

"딸 캐럴이 두 살 때 브라운의 <모두 잠이 들어요>를 참 좋아했습니다. 토끼가 있는 페이지를 펴고 옆에 있는 '홍당무도 졸려'라고 말했습니다. 어느 날 수족관에 데리고 갔는데 물고기를 보고 '물고기도 졸려'라고 말했어요. 책이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경험이 또한 책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지요.

 어린 캐럴이 책과 생활을 교류시키는 모습을 보며 경탄했습니다. 그 때 캐럴은 행복했습니다. 동시에 엄마인 나도 그 순간의 행복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결국 그림책을 스며들 듯 받아들일 때야말로 정당하게 수용되는 것입니다."

<Books before Five> 중에서

 그림책을 지나치게 지식 교육용으로, 혹은 지나치게 정서개발용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림책을 이용해서 가정에서나 유아교육 기관에서 유아에게 무엇인가 알게 하려고 너무 잔재주를 부리고 있지는 않은지요. 한 권의 그림책을 통해 유아가 마음속으로부터 얼마만큼의 만족감과 충족감을 얻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읽고 난 뒤 어린이의 경탄, 눈빛의 반짝임에 가장 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 때의 행복감, 충실감이 유아의 성장에 커다란 에너지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스며들 듯이 받아들일 때야말로 정당하게 수용되는 것이다'라는 화이트 여사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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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1-1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쓰이 다다시님의 책을 읽고 있으면, 오에 겐자부로님의 <나의 나무 아래서>를 읽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듭니다. 조용한 사랑채에서 차 한 잔 받아놓고 인품 좋은 할아버지에게 귀중한 말씀을 들으며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는, 그런 기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