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하하하...상쾌한 월요일 아침을 매너리스트님의 심리와 함께 엽니다. 이번엔 <분석불가>가 아녀야 할텐데요.^^

CP 18. <비판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가 20점 만점에 18점이시군요. 보통 P(parents) 점수는 부모의 모습이 그대로 학습된 모습이라고 봅니다. 부모님이 엄격하셨을까요? CP가 강하신 분들은 한마디로 <비판적>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지요. 타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해서 비난하거나 편견을 갖기 쉬워 독선적이다, 완고하다 라는 소릴 듣기 십상입니다. 호오...님의 서재를 들락거리면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부분인데요. 타인에 대한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잘 제어하시는 모양이네요.

 NP 8 <양육적 어버이로서의 자아>가 8점이라면 다분히 <방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NP는 양육자로서의 기질 뿐 아니라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고 긍정적인 시선을 갖는지를 보여주는 점수입니다. "넌 참 착해." 소리는 자주 못 들어보셨을 것 같네요.^^; NP 자체만 보면 그다지 우려되는 점수는 아니지만, 님은 CP가 과도하게 높기 때문에 양육적인 어버이의 기질을 좀 더 북돋아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나중에 지나치게 엄격하기만 한 아버지가 될 수 있거든요.  

 A 11 <성인 자아>는 이상적인 점수에 가깝습니다. 다분히 현실적이고 논리적, 객관적이시네요. 여기까지만 보면 매우 차갑고 냉철하여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분...곁에 있으면 언제 혼날까 항상 주눅들게 되는 분으로 보입니다만, 앗, 바로 다음에 이 모든 경향을 뒤집는 놀라운 점수가!!! 

FC 19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는 얼마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가를 말해줍니다. 본능과 직관에 자신을 완전히 내맡기는 타입. 놀기 좋아하고, 행동파이며,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화끈한 개구장이>타입이시군요. 도대체 만점에서 부족한 1점이 어떤 건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혹시...강남 일대의 나이트를 주름 잡는 그 분? ^^

부모로서의 자아(P)와 성인으로서의 자아(A)와 어린이로서의 자아(C)는 각각 독립된 영역이면서도 서로서로 많은 영향을 주면서 엮여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CP나 A가 높은 분들은 FC가 높게 나타나지는 않지요. 극단적으로 일중독증에다가 부하직원 달달 볶아먹던 부장님이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안 놓고 테이블 위에 뛰어 오르는 모습...잘 연상이 안 되시지요? 그런데 님은 현재 그와 비슷한 상황이네요.(물론 위의 예시는 아주 극단적인 겁니다.^^) 이런 경우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님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요. C는 부모의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내적 감정, 즉 감정적인 생활개념이거든요.

전 FC 높은 분들이 좋습니다~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멋진 분들이지요. 하긴 너무 높으면 현실 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지요. 흔히 소질 있는 예술가들이 생활은 잘 못 꾸려나가는 것 처럼요. 하지만 님의 경우 A점수가 이상적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CP-FC입니다. 다른 점수는 다 젖혀두고 두 점수만 비교할 경우요. CP는 <타인 부정적>이라고 요약되고 FC는 <자기 긍정적>이라 요약됩니다. 그런데 CP 18-FC 19라 하면, 다른 사람은 모두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면서 자신에게는 긍정적이기만 하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친구 사귀기가 상당히 힘들겠지요... 

AC 13 이 즈음에 이르러 님의 심리 분석 결과가 왜 <분석 불가. 재검 요>가 되었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군요. AC는 적응된 어린이로서의 자아로 누군가(특히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훈련됨을 나타냅니다. 대표 case는 접니다. AC17점인 저는 자라면서 1등을 하거나 반장이 되었을 경우 제가 얻은 결과를 순수하게 기뻐하기 보다는 엄마에게 칭찬받기 때문에 더 좋았지요. AC가 높은 경우 의존적이고 자기가 없어 지나치게 환경에 순응하기 쉽습니다. <자기 부정, 자기 비하>경향이라고 할 수 있지요. 13점 정도라면 자기 비하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의존적이고 우유부단한 성향을 나타냅니다. FC와 AC가 다 높을 수 있습니다. 저도 15, 17점으로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자신에 대해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자아상이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해서 상당한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까지 열심히 읽고 이해하셨다면 <분석불가>를 조금 용서하게(?) 되지 않으셨을까...싶네요. 님은 차가우면서도 뜨겁고, 적극적이면서도 의존적인 면이 있는 복잡다단한 심리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거든요.^^ 다행스럽게도 성인으로서의 자아가 잘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불균형들이 우선은 잘 매듭지어져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내가 지나치게 독선적이 아닌가... 한 번 빠지면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만 가지 않았나...때때로 자신을 점검해보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그런 불균형을 <이해>하지 않으면 보글보글, 끓어 넘치거나 쨍! 하고 깨져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에구에구...최선을 다했습니다만, 과연 이 장문이 님에게 얼마나 잘 전달될 지 모르겠네요. 너무 장황한 것 같아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annerist 2003-12-29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드립니다. 설득력있는 구석이 참 많네요. 저도 제 마음구석을 제대로 모르는 차에, 님의 분석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더 나은 인간이 될 계기가 마련될 듯 하네요.

큭. 그리고 그 분석이 압권이네요. 일중독자 과장님이 노래방 가서 탁자위에 올라가 열창한다는. 딱 제 모습입니다. 사실 처음 위에 일중독자 테스트 했을때 87점이 나왔거든요. 그리고 마음잡고 놀 땐... 음... 그리 잘 놀지도 못하면서 망가집니다. -_-;;;;

균형. 균형이 중요해요. 조화와 균형이. 제게는. ^_^o-

진/우맘 2003-12-29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균형^^ 장황한 글을 정확히 이해한 후의 화두군요. 다행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엔, 평이한 수준의 중간 점수들이 모여 얻는 균형보다 님 처럼 다양하게 펄펄 뛰는 <나>를 잘 다스려 얻는 균형이 이 백배 쯤 멋지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