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르부르의 저주 - 귀족 탐정 다아시 경 1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6
랜달 개릿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어라? 이 책....SF 총서의 006번이란다. SF? 추리소설이 아니고 SF?

SF의 개요 - 우주를 무대로 하거나, 미래의 인간생활을 과학적 공상에 의하여 묘사한 것.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의 약칭으로 전에는 <과학소설>, <공상과학소설>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정의〕 S(science)와 F(fiction)의 관련에 관한인식 차이 때문에 공인된 정의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흠....공인된 정의가 확립되지 않았다....라는 말 이전에는 별로 해당사항이 없는 것 같은데....그럼 요건 어떨까.

 SF평론가이기도 한 영국의 작가 K. 에이미스는 < SF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인류의 것과 지구외(地球外) 문화의 것을 불문하고 과학이나 기술 또는 유사과학과 유사기술의 어떠한 혁신을 기초로 하여 가상(假想)된 상황을 다루는 산문(散文) 이야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래, 이건 좀 낫군.^^

귀족 탐정 다아시경이 맹 활약하는 '셰르부르의 저주'는 역사의 어느 분기점에서 살짝 틀어진 후의 세계이다. 현재 우리의 역사에서는 화살을 맞고 죽은 사자왕 리처드가, 다아시 경이 사는 차원에서는 기사회생하여 후~ㄹ륭한 치세를 펼치는 것. 그래서 유럽의 대부분을 포함한 영-불 제국의 왕이 다스리고, 과학화된 마법이 등장하는 세계가 그려진다. 그렇게 과거 같기도 하고, 현재 같기도 하고, 어쩌면 미래 같기도 한 묘한 매력을 주는 배경이 창조된 것. (지금의 내가 사는 세계와 수평을 이룬 다른 차원의 세계...ㅎㅎ 나비효과가 생각나네.^^ 흠....만화로 따지면, 한국왕실이 아직 살아 건재하다는 설정의 '궁'도 떠오르고.)

추리, 환타지, SF가 조화를 이루며 멋지게 어우러진 작품인지라, 모든 것이 친근하면서도 도에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새롭다. 그리고 다아시 경은, 이전의 어떤 탐정들보다 내 마음을 당기는 멋진 캐릭터! '키가 크고 마른 듯한 몸에 핸섬한 얼굴'(기억이 정확하진 않다만.^^) 간략한 묘사이지만 사건을 풀어나가며 언뜻언뜻 보이는 서늘한 품위는, 정말이지 매력적이다.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열쇠인 마술도 신선했다. 추리와 마술의 결합이라...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조합이, 책 속에서는 어찌나 짜릿한지.^^

추리소설에 큰 관심은 없는 편이지만, 다아시 경 시리즈는 나오는대로 모두 읽어보고 싶어진다. 이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이 '셰르부르의 저주' 한 권으로 끝나는 것은 너무 아쉬울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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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12-1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보하지만 혼란스러운 지식의 정황 내에서 우주에서의 인간의 정의와 위상에 대해 탐색하는 것' 이건 어떤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SF의 정의입니다.

셰르부르의 저주는 아마 <대체역사>라고 하는 SF의 한 부류일 것 같고요, 현재 우리 세계의 과학이 아닌 '마법'을 그 세계의 과학으로 일반화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SF에 포함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아시경 참 멋지죠? 작품 전체에서, 또 주인공의 모습에서 고딕풍이 느껴지는 색다른 작품이었어요. 행책에서 다음 권을 기획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언제나 나올지.....

진/우맘 2004-12-18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새벽별님이 그러는데 내년에 좌르륵 나올 예정이래요.^^

날아가기 2004-12-3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기대를 많이 해서인지 실망이 많았던 책이랍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