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보물 상자 (반양장) - 작은동산 1 작은 동산 7
메리 바 지음, 데이비드 커닝엄 그림, 신상호 옮김 / 동산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잊고 있던 사실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평이한 이야기에도 진한 눈물을 부여하는 단어가 있다는 것. 그것은 바로, <가족>.

양질의 종이와, 아름다운 테두리가 둘러쳐 진 예쁜 글과 그림이 참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병명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조금 껄끄러운 부분도 있었다. 미국적인 정서가 압도적으로 느껴져서 자꾸 겉도는 듯 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잠시 후....방금 전까지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책 속에 몰입해서 눈물을 떨어뜨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할아버지를 위해 추억 상자를 만드는 가족들. 그 상자 속의 작은 가족사들은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낯설지가 않았다. 가족 사랑의 마음이 국적을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자극적인 반전이나 흥분  없이도 잔잔한 재미를 주는 좋은 책이다. 호숫가 숲길을 여유 있게 산책한 듯한 느낌이 든다.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을 내용이 좋은 그림에 상당한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꽤 많은 분량인데도, 서너 페이지를 읽어나가는 동안 다섯 살 딸아이는 얌전히 듣고 있다. 다른 일이 생겨 끝까지 읽어 주지는 못했지만, 이해 여부를 떠나서 틈틈이 읽어주고 싶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친구들이라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조용히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부모님과 함께 읽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고.

몇 년 후 읽힐 좋은 책 서가에, 잘 간직해 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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