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배운 것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우출판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교육 에세이>이다. 에세이류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따분하기 그지 없을 거라는 추측이 앞섰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너무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감동적이었다. 재미와 감동이라....이 진부한 표현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책은 참 오래간만인 것 같다.

재생지에 제법 널찍한 편집, 큼지막한 글씨. 평소같았으면 출판사의 상술입네 하고 분개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것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줄간의 여백이 방금 읽은 문장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게 하는 쉼표 같았고, 큰 글씨는 마치 동시를 아이들의 공책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주었다. 그리고 가볍고 가슬가슬한 촉감. ^^

그냥 읽고 있는 것만으로....시원한 감로수를 마신 듯 한 좋은 책이다. 그저 재미있게 읽었을 뿐인데, 손끝 발끝까지 어떤 <영양분>이 전해지는 느낌이 든다. 만약 책이 <교훈>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 교훈은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전해져야 하는 것 아닐까. 이 책 자체가, 하이타니 겐지로가 구현하고자 하는 <교육>의 결정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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