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평] 고이즈미 日총리는 전후 최고의 포퓰리스트
일본형 포퓰리즘/ 오타케 히데오 교토대학 교수 지음/ 中公新書

고이즈미 등장 이후 일본 정치를 ‘포퓰리즘(populism)’이라는 용어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고이즈미의 성공을 ‘포퓰리즘 정치의 승리’로 보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포퓰리즘은 ‘대중영합주의’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번역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일본형 포퓰리즘이고, 무엇이 문제인가. 고이즈미의 등장으로 극적인 변화를 겪은 것처럼 보이는 일본 정치의 위험성을 날카롭게 지적한 책이 오다케 히데오(大嶽秀夫) 교토대학 교수가 저술한 ‘일본형 포퓰리즘’이다. 저자는 최근 일본을 대표하는 정치학자이다.

포퓰리즘에 대한 저자의 정의는 이렇다. “정치를 이해대립의 조정의 장으로서가 아니라 보통사람과 엘리트, 선과 악, 적과 동지라는 이원론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정치과정을 드라마로서 본다는 특징을 갖는다. 따라서 정치쟁점이 단순화되고 도덕화되고 특권과 기득권익을 손에 넣은 ‘악당’에 대해 국민의 도덕을 체현한 지도자가 싸움에 도전한다는 구도이다. 이른바 ‘극장형(劇場型)’ 정치스타일이다. ‘수구파’ ‘저항세력’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도 유효한 수단이 된다.”

그러나 포퓰리즘에 의해 일본의 정치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하고 있다. 1993년 자민당의 일당 독재가 붕괴돼 호소카와 내각이 등장한 이후 지난 10년간 파벌의 쇠퇴와 당 중추 권한의 강화, 총리 주도 등이 논의되고 있다. 그런 변화를 이끌어낸 동력이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 간 나오토 민주당 대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 다나카 마키코 전 외무장관 등 포퓰리스트들의 인기에 의해 유지된 정치다. 고이즈미 효과는 이들 모두를 합친 것보다 크다. 이들 포퓰리스트들의 이상한 인기는 정치불신과 표리일체 관계에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국민 대중들이 혜성처럼 나타난 한 명의 스타 정치인에 대해 환멸을 느끼면 다시 정치불신과 욕구불만을 갖게 되고, 그것이 다음 스타 정치인를 위한 폭발적인 인기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말미에서 포퓰리즘을 만들어낸 국민과 그것을 이용하려는 정치가에게도 책임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포퓰리즘의 해독 장치가 돼야 할 신문과 방송 등 매스미디어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매스미디어에 의해 선악 이원론으로 굳어 버린 유권자의 판단을 성숙한 ‘현실주의’에 의해 극복해야 할 때가 왔다고 오다케는 지적한다.

하지만 포플리즘을 탈피하는 길이 단순히 매스미디어의 자세 변화와 ‘현실주의’를 통해 가능할까. 포퓰리즘은 기존 정치 권력에 대한 불신에 의해 확산된 정치 현상이다. 기존의 정치수법, 이익배분 구조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이런 틀을 파괴하는 데 찬성하는 국민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사실 포퓰리즘 비판의 배경에는 ‘어리석은 국민’에 대한 엘리트의 우월감이 어느 정도 자리잡고 있다. 이 엘리트들이 국민 대중으로부터 신용을 잃었다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현상 파괴를 호소하는 것만으로 지지를 끌어모으는 포퓰리스트들이 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굳이 작금의 한국 정치현실에 꿰맞추지 않더라도 저자의 결론은 지나치게 안이하지 않으냐는 느낌을 준다.

(정권현 도쿄 특파원 khjung@chosun.com )


내 맘대로, 중간 몇 대목은 잘랐다. 포퓰리즘이란 말은, 오늘 처음 알았다. 내가 이 기사를 보며 고민한 것은, 혹여 지금 상황이야말로 <극장형 정치>가 아닌가...하는거였다. 극장이라면, 이거야말로 타이타닉에 필적할 어마어마한 블록버스터이다. 혹여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대통령, 악당역은 국회의원들이 맡은 것 아닌가? 사실, 탄핵 가결을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갖자고 결심했기에, 탄핵 가결 이전의 상황에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래서 난, 요즘의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 과연 옳은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인가 끊임없이 의심스럽다.

그러나, 이 생각은 잠시. 내가 본 저 신문이 조선일보임을 각성하자. 왜 하필 이 시국에, 아무도 별 관심 없는 저딴 책을 선정해서 저 따위 글을 썼을지 의심하자. 요즘 언론, 믿을게 못 된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제일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실 한 가지는 <대통령 보다는 국회의원들이 더 싫다.>이다. 싫은 이유야 대자면 한 두 가지인가.

아아아....아버님! 우리도 한겨레신문 봐요!!! 그게 안 되면 중앙 일보라도도도.....

아...벼락치기 정치공부는 너무 어렵다. 요즘 궁시렁 일기장도 연일 정치글로 도배되고... 마태우스님 말마따나, 정치 말고 딴 얘기하며 놀던 때가 그립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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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3-19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딜가나..정치글...전 우리 국민의 냄비 근성을 믿기 때문에, 라기 보다 우리 언론의 냄비 본질을 염두에 두면...뭐, 이 증상도 한때..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한달만 버텨주면 좋겠다...싶은 생각도 들구...이런 과열이 장기적으로 볼때 괜찮은건가..싶기두 하구.....뭐, 그렇네요. -.-;;

mannerist 2004-03-19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 군대간 사이 집이 이사를 한번 갔더랬습니다. 아버지께서 조선일보를 시키시더군요. 잘사는 집은 다 이 신문 본다면서요. 눈치빠른 어머님 이미 발신자 전화번호 뜨는 전화기까지 받아오셨고. 주말 외출/외박 나올때마다 아버지와 전쟁(?)비스무리한걸 치르고 끊었습니다. 처음에 그냥 얘기하니 사은품 받고 뭔소리냐, 돈 내라 이러더니만 그당시 우리모두에서 읽은 거 몇 줄 읆어주며 '본사'이야기하니 두말 안하고 끊어주더군요. 뭐 아버지께서는 가게 나가셔서 제 흉을 엄청시리 퍼뜨리셨지만 말입니다. '우리집에선 아들 무서워 신문도 맘대로 못본다. XXX...'

진/우맘님 직접 하시긴 무리일테고. 낭군님(?)을 부추겨 아버님과 담판을 지어보시는게 어떨른지요?

진/우맘 2004-03-1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아니어요. 울 아버님 몇 안 되는 낙 중 하나가 신문 보기 이신데.... 한겨레 신문 보다가는 혈압 올라가실지도 몰라요. 사실 전 집에서 신문도 잘 안 보는걸요. 말이 그렇다는거지....효도할랍니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