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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ㅣ 벨 이마주 4
이언 포크너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무대 디자인, 일러스트로 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서일까? 캐릭터와 전체적인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기존의 그림책들과는 확연히 다른 세련되고도 창의적인 느낌. 그 느낌에 확 빠져서 영문판 <올리비아>를 구입하고, <그래도 엄마는...>은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다른 아이들 얘기를 들어보면 영어그림책도 나름대로 좋아한다는데, 딸래미는 같은 책이 두 언어로 나란히 있으면 꼭 국내판 번역본을 선택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영어그림책을 읽을 때면 아직도 어깨와 목에 조금은 힘이 들어가는 나. 그리고, 사실을 고백하자면 이 그림책으로 영어 한 두마디쯤은 깨우쳤으면...하는 흑심을 완전히 버리질 못했다. 예리한 넘...그걸 어찌 눈치챘누.
각설하고, 기발하고 독창적인 그림과 에너지 충만한 캐릭터 올리비아가 주는 재미는 쏠쏠하다. 많은 엄마들이 입을 모으듯이, <여자아이판 데이빗>인 올리비아. 하는 짓을 면면히 들여다보면 정말 딸래미와 똑같다. 딸래미 먼저 쿡쿡 웃으며 말한다. '엄마, 나는 자기 전에 책 열 권 읽어달라고 하지, 응?' 그러면서 올리비아와 엄마의 책 권수 흥정이 재미있어 보이는지 꼭 따라해보려고 한다. 기껏 공들여 세 권으로 깎아 놓으면 홀랑 무시하고 열 권을 들고 오는 매너 빵점의 독재자. -.-
그러나 그런 매력과 더불어 약간 거슬리는 점이 있다. 지나치게 세련되어서 차가운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리고 무슨 의도인지 깔끔치 못하게 길~어진 제목도 내 취향은 아니다. <올리비아>라는 간결한 제목이 훨씬 멋지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