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전작인 가시고기가 병든 아들을 위한 부성애였다면, 이번 등대지기는 병든 노모를 위한 아들의 마음이다. 아니, 어쩌면 마음이 병든 아들을 위한 노모의 모성애일지도 모르겠다. 부성애든 모성애든 둘 다, 기본적인 감동은 확실히 보장되어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작보다 못하다는 느낌이다.

가시고기에서는 백혈병을 앓는 아이의 생생한 느낌, 부자간의 교감이 확실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등대지기는 그런 교감보다는 극적으로 끌어가기 위한 상황이 먼저 다가왔다. 형에게 가려 자라는 주인공의 성장배경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감춰지지가 않았고, 결국 동생에게 치매 노모를 떠넘기고 이민을 가버리는 형의 행태에는 심한 분노가 치밀어 이후의 전개에도 눈을 돌릴 수 없을 지경이었다.

금간 등대 유리, 너무도 확실한 복선으로 예견된 결말... 보고 싶지 않은 결말에 차츰차츰 다가가야하는 후반부는 슬픔과 더불어 얼마간의 짜증도 함께 했다. 다음은 또 어떤 소재일지. 조창인 특유의 최루 소설이라면, 이번엔 다시 다른 감정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눈물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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