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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 꿈꾸는 나무 18
홀리 미드 그림, 민퐁 호 글, 윤여림 옮김 / 삼성출판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의 장난감, 특히 인형들은 모두 파란 눈에 금발 머리이죠? 책도 서양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완구류 못지 않습니다. 그나마 우리것에 대해 관심을 갖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전래 동화나 한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창작동화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글쎄요, 이게 다가 아니잖아요? 남아메리카는요? 아프리카는요? 극동지방은요?
'쉿!'은 아이들의 그림책에서는 보기 드물게 '태국'이라는 나라의 정취를 온전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는 이 나라가 어디인지는 관심이 없겠죠. 하지만 그림이 주는 이국적인 정취에는 뭔가 자극을 받지 않을까요? 저는 그 이질적인 풍경 안에서도 엄마와 아이의 모습은 우리나라와 다를 것이 없다는 따뜻한 동질감이 느껴지더군요. 덤으로 애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동물까지요.
전면에 펼쳐지는 동물들과 엄마의 대화에도 귀 기울이면서, 자그맣게 표현된 아이의 행동거지도 관심 있게 살펴요. '아기가 지금 뭐해?'하고 자꾸 물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페이지는 동물들이 모두 잠든 전경입니다. 아직은 조금 엷은 빛을 품고 있는 어둠 속에서 잠든 코끼리, 돼지, 오리, 개구리, 작은 쥐...그 풍경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마지막 장에 까만 눈이 초롱초롱한 아이의 모습에도 저절로 웃음이 터지구요. 일부러 하하하 크게 웃으면 아이도 따라 웃어요. 왜 웃어야하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웃다보면, 시간이 지나면 깨닫게 되겠지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