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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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모모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마음속에서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왔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모모의 장르가 '어른들을 위한 동화'는 아니지만,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깊은 감동과 교훈을 주는 점...모두가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가져야할 덕목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유년기에 동화책으로 읽고 영화로도 봤던 모모이지만, 어렴풋이 떠오르는 건 진정한 블랙유머(?)를 펼치던 거북이 카시오페이아 정도였다.(그나마도 읽으면서 기억났다) 그렇게 까맣게 잊고 있었기에 모모와의 만남이 더욱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이정도로 정확한 은유는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민화나 신화에서나 가능할 줄 알았는데. 미하엘 엔데라는 한 사람이 창조했다고 보기에는 시간 도둑과 호라 박사, 모모와 친구들은 모두 너무도 완벽한 상징을 담고 있다.

우리가 시간에 대해, 삶에 대해 잊고 있던 사실들-명징하기에 도리어 쉽게 잊혀지는-을 모모와 등장인물들이 나에게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그것은 모모가 시간의 꽃을 본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 일일이 말로 설명하기에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어른이 되어 모모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게 여겨지는지 모른다. 아무래도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세상에는 모모라는 소녀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으니...회색도당들의 손에서 우리 자신을 구해내려면 어른들 모두가 이 책을 읽는 수 밖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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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7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이 읽고 실망한 대표적인 책인데..다들 저보고 정서가 메말라서 그런다더군요.ㅎㅎ 나중에 아이 낳아서 크면 읽혀야지하고 있어요. 님은 좋으셨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