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 - 제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1997년 2월
평점 :
품절


전경린은 국내 여성 작가 중 제일 좋아하는 작가이다. 그녀의 장편 소설 중에는 '내 생애...'와 '난 유리배...'에 이어 세 번째로 접하게된 작품이었다. 내가 전경린을 좋아하는 이유는 세련되고 예리한 표현, 때로 날카롭게 펼쳐지는 감수성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 감수성의 날이 좀 무뎌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나, 서현, 태인, 정수... 현실의 잣대로 재면 제각각의 인물들인데 어찌된일인지 넷의 색깔은 모두 흡사해서 구분해내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작품은 일관성을 잃지 않으며 유유히 흘러가지만 같은 이유로 소설이 주는 재미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내리기가 힘들었다. 작품성을 배재하더라도 단순, 명료, 확고한 결말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많은 가능성을 내포한 흐릿한 마무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운동권 세대의 후일담'이란 소재라면 역시 공지영이 한 수 위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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