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
임철우 지음 / 살림 / 1991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의 유년기를 소설로 넘어다보고 있자면 이상하게도 나의 어린시절을 돌이킬때보다 더 진한 향수가 느껴진다. 자연과 유리되고, 사람들간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예의가 되어버린 시대에 자라난 나의 유년기에는 뭔가가 결핍되어도 한참 결핍되어 있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어느 마을에나 하나씩은 있었다는 바보, 곱추와 빨래터의 질펀한 육담. 신산하면서도 왠지 모를 생동감이 느껴지는 아낙들의 삶. 신명나게 벌어지는 굿판과 떡시루 앞에서 동당거리는 아이들의 조바심. 당연하고 흔했을 그러한 이야기들이 그리운 정경처럼 펼쳐진 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모든 사람은 본시 별이었다는 작가의 주장에 어느새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삭막한 도시에서 자라나 고향의 부재를 느끼고 있는 젊은 사람들과, 정말 그렇게 자라났건만 이제는 먼 기억 속에만 고향을 간직한 지긋하신 어른들 모두에게 건네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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