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 1 혜원세계문학 38
펄S.벅 / 혜원출판사 / 1992년 11월
평점 :
절판


대지는 '세계명작'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데도 세 번 이상 읽은 몇 안 되는 책중의 하나이다. 특히 '아들들'과 '분열된 일가'보다도 1편인 '대지'가 재미면에서는 최고. 가난한 농사꾼인 왕룽이 자수성가를 하게되는 일대기인 '대지'를 읽다보면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근대사를 곁에서 보는 듯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남아선호사상, 빈부격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다고 느낀 반면 기근을 피해 떠돌아다니는 왕룽 일가의 생활에서는 대륙의 거대함이 우리 나라와 비할 바가 아니라고 압도되기도 했다.

가난한 그들에게는 감정도 사치라는 듯 왕룽과 그의 아내는 어떤 고생을 하면서도 담담하다. 아이를 낳고 바로 밭에 나와 쟁기질을 하면서도, 기근중에 태어난 딸아이를 목졸라 죽이면서도, 굶다 못해 흙을 물에 개어 먹으면서도 격렬한 감정의 흐름이 읽히지 않는다. 달지도 않을 거면서 품고 있던 진주를 남편에게 빼앗기고, 결국은 호사롭고 편안한 삶을 남겨두고 복통으로 죽어가던 아내의 뱃속에는 종양이 아니라 그동안 쌓인 슬픔과 고통의 감정이 그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명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대지'.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면 꼭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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