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의 강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맨 처음 무라카미 류를 안 것이 '토파즈'. 그리고는 달빛의 강이 두 번째였던가, 세 번째 였던가... 토파즈가 내뿜는 빛과 그 그늘이 너무도 강렬했기에 달빛의 강은 쉽게 잊혀지고 만 작품이다. 둘 다 단편집이지만 '추한 SM Play 창녀'라는 강력한 소재를 공유해서 연작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토파즈에 비해서 정작 연작소설에 가깝다고 광고되었던 달빛의 강은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도 접해본 지금 다시 평가해보자면 달빛의 강은 세련되게 마무리 된 류의 정수가 아닌가 싶다. 적합한 비유는 아니지만 하루키의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를 읽었을 때의 미묘한 감정과 유사한 것이 달빛의 강에서 느껴졌다. 어딜봐도 류다운 소재와 전개이지만, 너무도 매끈하여 허전하고 심심한... 그 외에 남는 또 하나는 쿠바! 구석구석에 꼭꼭 숨겨놓은 이 코드는, 특별한 언급이 없이 그냥 놓여있는데도 강력한 매력을 발산한다.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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